어쩌라고. :: 2007/10/28 12:14

금토일 3일 내내 미친듯 잠만 자대고 있다
난 본1이 아니고 그 이전에 난 인간이 아니야

일어난지 30분도 되지 않아 침대로 뛰어들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이기려고
맥심아이스커피믹스3개를 물과 혼합해서 마시려는데 엄마가 옆에서 보시고는
"음마 커피에 빠져죽겄네. 그걸 어떻게 다 마시냐" 이러신다

응. 엄마. 나도 이거 집어넣으려니까 토할거 같아.

그리고도 전혀 잠이 깨질 않아서 노트북을 열었다 물론 그렇다고 잠이 깨는건 전혀 아니지만
그렇게 좋아하던 미드도 보기 귀찮고 프리즌도 디노조도 깁스도 전혀 보기 싫은 걸 보면 정말 난 피곤한거다
대체 니가 뭘 했다고 피곤하다는거야? 응? 3일 내내 잠만 잤으면서??

아아 다음주 시험은 어쩌라고.
공부해야 하는데 지금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 무지무지 괴로워하고 있는데
그런데도 계속계속 졸리기만 하고 책 펴놓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엎드려 자다가를 반복하면 그저 좌절할 뿐

2007/10/28 12:14 2007/10/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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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 2007/10/27 17:24

사람 사는 일은 알다가도 모른다지만, 나에겐 공부보다 날 자책하지 않는 일이 스물다섯배 정도 더 어렵다

2007/10/27 17:24 2007/10/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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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랬지. :: 2007/10/26 13:02

속상한 일 하나, 기분 좋은 일 하나.  그리고 호기심은 가끔 날 괴롭혀.

드디어 자학실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일단은. 이제 성적이 좀 더 올라야 하는데.

2007/10/26 13:02 2007/10/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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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 2007/10/25 23:58

시작하기 전까지는 겪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면서 무서워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그 일을 마주치게 되면 피부로 만나게 되면
아무 생각 없어지고 그저 미친 듯 달리기만 한다

으아으아으아 내 머리가 스캐너이면 좋겠어
왕들은 왜그리도 많고, 아니 왕이 많으면 그게 왕이냔 말이지
줄줄이 외워야 할 것들은 나름 말을 만들어내서 외워보려 하지만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나머지 그 이야기들조차도 머리속에서 난잡하다는.

손떨림 증상 현저히 감소. 이런 짓 맘대로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결과는 만족스러움.

다음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매일 시험을 배치해놓은 의학교육학과에 한줄기 감사를.
대체 왜 나머지 하루를 중간에 끼워 주지 않고 자기들 맘대로 방학으로 만들어버린 거지?
오늘밤부터 미친듯 달려야겠지. 이럴 때 제일 괴로운 건 잠 못자는 거보다 배고픈 거보다 씻지 못한다는 거.
사람이 막장에 몰리면 의식주도 잊어버리나보다. 두문불출. 학교에서.
아무래도 이번엔 제중 경진이네로 가서 신세져볼까 생각중이다.

시험까지 8시간 남았다. 또 바르러 가자. 내가 무슨 벽지도 아니고...

2007/10/25 23:58 2007/10/2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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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 :: 2007/10/24 16:43

intension tremor 와 시험의 결합은... 최악이었어. 시험지를 받는 순간까지도 별 생각이 없었다.
어깨 너머 조교의 시선을 즐기면서 모르는 답도 만들어 쓰던 예전의 여유로운 모습은 사라지고
오늘 점심때는 아는 답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마음은 계속 타들어가고.
짜증도 나지만 무엇보다 좌절감이 느껴졌다. 하나가 해결되면 다른 게 문제되는 그런 상황. 지겹고 지쳐.

performance anxiety 와 intension tremor 의 경계가 아직 나에겐 애매모호하지만
컵을 엎질러 물을 쏟고, 사물함 열쇠를 제대로 꽂기 힘들고, 책장을 넘길 때조차 손이 떨린다면
그건 확실히 performance 는 아닌 거 같아. 여튼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모레가 또 시험이잖아.

동방에 공부하러 갔다가 속상해서 그냥 집으로 와버렸다. 족보 가지고 왔으니 집에서 책 보지 뭐.
우울하다고 또 먹을 거 찾고 있다. 근데 정말 오늘은 먹을 거 절제하는 의지를 꺾어버릴 정도로 우울해.

2007/10/24 16:43 2007/10/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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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 :: 2007/10/23 16:36

맨날 Everyday Life 폴더에 학교와 시험 이야기로 가득찬 일기 쓰는 거 지겹다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미술전도 보고 그리고 연극이 보고 싶은데.

어제 일기에 그렇게 투덜거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별로 안 좋다
역시 안 좋은 일은 일기에 적지 말고 그냥 잊어버려야 한다
괜히 적어놓으면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 더 우울해져.

요즘 포도동방이 날 살리고 있다
자학실에서 도망쳐 포도동방에 가면
성모님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거 같고 따뜻한 히터도 있고
항상 누군가 돌아가면서 가져와주는 먹을거도 냉장고에 들어있고
마치 우리집 내 방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하다. 조용해서 공부하기도 편하고.

밤에 동방 가는 길에는 어둡고 푸른, 깨끗하고 맑은 밤하늘이 보인다. 달력은 아직 가을인데 겨울 느낌이 나.
눈이 흩날릴 거 같고 의대 로비에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는 거 같고. 설레이는 기분.
내가 지닌 겨울의 추억들은 대부분 즐거운 것들이다
고등학교 때 밤늦게 눈이 마구 쏟아지면 애들이랑 학습실에서 뛰쳐나와 신나게 눈싸움하던 일
아무도 아직 지나가지 않은 폭신거리는 눈 쌓인 골목길을 밤에 걸어가면서
가로등 아래 반짝거리는 육각형의 눈 결정을 눈으로 보면서 감격했던 일;
경시대회 보러 간다는 핑계로 수업 빠지고 누군가와 같이 놀러갔던 날 흩날리던 눈
지난 겨울 신나게 다녔던 여기저기 스키장들 스키도 타고 보드도 타고 눈위에 마구마구 넘어지고

이번 겨울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작년 겨울은 즐거웠지만 행복하진 않았으니.

아. 좀 전에 실험하면서 파이펫팅 하면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는데 그게 좀 심했던지 애들이 알아버렸다
원래 resting tremor 가 생긴다던데 난 이상하게 intention tremor 가 나타난다
그래. 원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람 몸은 알다가도 모른다지만, 가끔은 너무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서 싫을 때도 있다

지금은 하늘이 어둡고 낮은데, 마치 눈이 오기 직전 같다. 난 정말 겨울을 좋아하나봐.

2007/10/23 16:36 2007/10/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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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몰이 :: 2007/10/22 19:40

  • 컨디션이 그닥 좋지 않다
    - 정확히는 개강 이후로 점점 나빠지고 있다
  • 성적은 (예상했던 대로) 엉망진창이다
    - 예상했지만 그래도 실제로 당하자니 기분 참 더럽다;
  • 체중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 한때 이건 나중에 해결할 문제라고, 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정말 사태가 심각하다
      아니 몸이 불어나더라도 약을 먹어서 상태가 좋아지던지, 아니면 안 먹고 나빠지던지 해야지
      약 먹고 막상 몸은 무한정 무거워지면서 게다가 상태가 나빠진다는거, 반칙 아냐??

    두 마리도 아니고, 토끼 세 마리 중 하나도 못 건지고 있다 (건진다고 하니까 뭔가 생선같네;;)
    여기까지 하고, 다른 minor 한 불평들을 해보자면.

  • 오늘 시험 제대로 말았다. 물론 공부 안한 내 잘못이지만 (하지만 잘못인지 아닌지 역시 모르겠다)
    마지막에 주관식과 객관식 중 고민하다 객관식을 발랐는데 시험이 완전 주관식...
    시간도 모자라서 고민할 시간 따위는 없고 그냥 마구마구 써대야 하는, 그런 시험이었다
  • 요즘 복도에서 사람들 얼굴도 잘 못알아보고 강의실 앞에서 셋째줄에 앉는데도 글씨가 잘 안보여서
    오늘 시험 끝나고 혹시 하면서 안경원에 갔는데 결국 시력이 나빠졌다는 말을 들었다
    렌즈 새로 산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얼마 안되는 용돈으로 다시 렌즈를 주문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 알러지비염. 사라질 생각을 안 한다.
    계속 가렵고 아프고... 몇 번 시험 끝난 날에 이비인후과를 갔었는데, 약 먹을 때만 괜찮다
    항히스타민제, nasal spray로 해결이 안 되면 정말 난감하다 -_-
    사실 병원 가도 결국 항히스타민이랑 프레드니솔론이 끝인데. 그거 받으러 병원까지 가야 한다니.
    언제 울 아파트 상가에 있는 가정의학과 가서 프레드니솔론 왕창 처방해 달라 해야겠다

    그리고 이제 불평 그만 해야지.

    이번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다음주 월화수목금 그다음주 월요일까지 시험인 다이나믹한 본1의 생활!

2007/10/22 19:40 2007/10/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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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머릿속엔 :: 2007/10/21 18:02

시험까지 열두시간 이젠 문제족보 시작해야 해 조급한 마음
그런데 이 난감한 상황에서 왜 또 nausea 출현이신지. 저녁을 건너뛰었으니 시간을 벌어준건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또다시 노트북을 열어버린 나
그렇다고, 여기에 이렇게 쏟아낸다고 해결 될 문제는 아니면서도

어떻게든 3분기를 통과하면 4분기는 조금은 더 견딜 만  하겠지

2007/10/21 18:02 2007/10/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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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극단 :: 2007/10/20 14:56

양 극단을 오가는 것도 모자라 이젠 두 극이 맞물린 상태다
남극과 북극이 적도로 이동해와서 서로 손을 맞잡은 상태라고나 할까 ㅜ_ㅠ

이미 난 인간이 아닌 '본1'이라는 존재인데. 이제 내 영혼까지 빼앗아가다니, 돌려줘!!

지금 시간 밤 두시 반. 밤인데도 많이 졸립지 않다. 책 읽으면 뭔가 집중도 된다.
어느 정도 괜찮은 상태에 머무르는 방법을 드디어 알아낸 거 같아.
요즘 계속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곳을 찾아다니느라고
자학실→중도→포도동방→집 순서로 학교를 헤매는 일을 반복했는데
어쩌면 내일부터 이 동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

소현언니가 들려준 한 줄기 희망. 그리고 "난 단수가 아니다".

2007/10/20 14:56 2007/10/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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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짓 :: 2007/10/20 12:36

어제 졸려서 저녁 다섯시부터 자서 아침 다섯시에 일어났는데
중간에 깨서 약을 먹다가... 너무 졸린 나머지 졸리는 약 빼는 걸 잊어버리고 낼름 같이 먹어버렸다. 이런 바보;;
고로 오늘도 또 졸고 있다... again and again!!! 오후가 아닌 아침에 일어난 게 그저 신기할 뿐;

아아 여휴는 나의 수면실. 이번엔 중도 여휴에서 자다가 이제 막 깼다.
의대 여휴보다 훨씬 아늑하더군. 깨끗하고 소파도 푹신하고 등등
옆에 위당관 여휴에 가면 깨끗한 이불도 있어서 거길 갈까 하다가 귀찮아서 중도에 머물렀다
나 이러다가 학교의 온 여휴를 정복하는 거 아닌가 몰라 -_____-ㆀ

그나마 그냥 외우기만 하는 부분은 멍하니 쳐다보다가.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부분이 나타나면 진도가 딱 멈춰지면서 난 한숨을 쉰 다음 책상에 엎드려버린다
Ig gene rearrangement 는 작년에도 모르겠더니 올해도 모르겠다
그리고 족보는 누가 썼는지 만연체로 갈겨놔서 한 문단이 거의 한 페이지에 도달한다
이봐요. 족보는 스크립트가 아니라 문제집이라니까!

2007/10/20 12:36 2007/10/2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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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답안 :: 2007/10/17 16:02

아우. 계속 자느라고 하루 일과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할 일도 계속 밀리고 해야 할 공부는 더 밀려서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다음주에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시험이고 그 다음 월요일부터는 일주일동안 분기말 시험인데
계속 이런 식이면 어떻게 그 시험들을 다 통과해나가갈지 그저 막막하고 아득하고 무섭다;
그나마 중간 평가들이라도 잘 봤으면... 그때 공부 안해놓으니 성적도 안나오고 분기말에도 고생 더하고.

어제 아침에 학교 왔는데 교실 앞에 약리실습레포트 성적매긴게 있어서. 그거 보고 기분 상했다
그리고 수업 끝나고 쉬는시간에 나와보니 약리 1차 객관식 성적이 나왔는데, 더 우울해졌다
물론 내가 했던 공부량에 비하면 엄청 잘 나온거고, 분명히 성적은 오르고는 있지만,
예전에, 내가 이렇게 되기 전을 비교하면서 마음 한구석이 아프긴 했다
뭔가. 상실감과 분노가 뒤섞인 이상한 느낌.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건가. 버릴 건 버려야 하는데.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하지만 쉽게 답하기 힘든 질문들에 대해서는 미리 답을 준비해두고 있다
적당한 표정과, 적절한 제스쳐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 모두가 당황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답변. 물론 그게 정직하고 진실된 답변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때론 적당히 숨길 건 숨기고 별거 아닌 걸 그럴듯 강조하기도 하고 멀쩡한 척 연기도 하고...
예전엔 그런 대답들. 예를 들어 연예인들이 연기대상 탄 뒤에 눈물 흘리면서 감사해요 등등의 반응들이
다 짜고 치는 거짓말이지 그냥 자연스럽게 솔직하게 대답하면 좋을텐데 왜 저럴까 이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현실적으로는 그런 게 서로서로 다 좋을 때도 있더라고.

"힘들지 않아요?"
"... 당연히 힘들죠 :-)"
"뭐가 제일 힘들어요?"
"아 그런 open question은 대답하기 너무 힘들어요~ 다른 걸로 질문해주세요!"

갑자기 면담 분위기로 변해버린 외래 시간. 처음엔 어 분위기 왜이래 그랬는데 곧 이유를 알게 되긴 했지만.
여튼 그 질문에 답하기 힘들었던 건 대답이 생각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떠오르는 대답이 너무 많아서였다
하지만 저런 질문들에 대해서도, 난 '적절한' 대답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당황하지 않고, 상처주고 상처받지도 않고, 웃으면서 대화를 끝낼 수 있는, 그런 답변.

그나저나 계속 자느라고. 결국 걱정했던 대로 오늘 오전에 자느라 아예 학교를 못갔다
겨우겨우 점심때 일어나서 오후수업은 들어갔는데 막상 출석 안부르더군 -_-
아. 내가 게을러서 늦게 일어난 거면 내 자신을 탓하며 스스로에게 짜증부리기라도 할 텐데.
정말 이럴 땐 누구에게, 아니면 그 어떤 대상에게 분노를 표해야 할 지 막막하다. 속으로 그저 쌓아두기만 할 뿐.

2007/10/17 16:02 2007/10/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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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기본소양 :: 2007/10/15 14:21

사다리타기. 가위바위보. 어떤 상황에서도 타지 않는 대범함. 엄청난 단기기억력. 이 정도?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 점심까지 시간 다 날렸는데 이젠 뭐 그러려니 하고;
도저히 다 바르고 갈 시간은 없고 모 아니면 도 그래 문족만 왕창 바르고 가자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또 봤다..면 좋겠지만 그럴 시간도 없어서 간신히 두 번 보고 들어갔다

히히 대박났다! 역시 약리학교실은 전통적으로 문족을 타는거다
탈족했다 하지만 사실 뒤져보면 문족 저 뒤쪽 어디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문제다
다만 저건 우리 수업하고 한참 거리가 멀잖아 하고 그냥 넘어가면 그런게 꼭 시험에 나와서 난감하지만.
아. 오늘 깨달았는데, 평소에 다양한 약물을 섭취해 온 나같은 사람한테 약리학은 아주 약간 유리하다
덕분에 질병-약물이름 매치가 좀 더 쉬워졌다. 다만 '기전'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게 문제지만...

그나저나 약리학 조교 중 하나가 날 괴롭히고 있다
작년에 약리실험할때 우리조 실험 담당했던 주경돈샘인데.
토끼 IV 하는데 regurge할때 피 딸려나오면; 안된다고 막 우겨서;;;
난 제대로 잡은 IV를 세 번이나 포기해야 했다 으으 구박만 듣고
내가 한 번 소심하게 혈액 나와야 맞지 않냐고 했더니 열라 무서운 표정으로 아니라 하고...
딴 애가 리거지때 혈액 안 나온 상태에서 조교 말 따라서 약물 놓으면서 토끼 괴롭히고;;
결국 우리조 토끼가 스트레스 받았는지 죽어버렸고, 그 상황에서 우연히 딴 조 조교가 와서 진실을 말해주고
그래서 어쩌다가 주경돈샘은 조 애들 앞에서 개망신을 -_+ 당한거다
(난 그분이 절대 MD가 아닐거라 확신한다. 설마 국시를 통과한 울 과 선배는 아닐테지?)

어쩌다가 올해 또 그 조교샘이 우리조를 맡았다
근데 내 얼굴을 기억하는지 어쩌는지;; 계속 날 감시하고 있다 ㅠ_ㅠ
뭐 그래도 올해는 IV 놓는 법은 제대로 알고 있더라만. 애들한테 이렇게 해라 잔소리만 하고.
애들 계속 실패하고. 직접 해주기 싫으면 시범이나 한 번 보여주지...
결국 올해도 토끼 세 마리 죽이고 네 마리째에 성공했다. 다른 조 다 끝내고 놀 동안 계속 실험.
나는 아예 관심끄고 딴 조 가서 토끼 안고 어르고 귀엽다고 이뻐해주고 놀다가 왔다

오늘 시험 보는데 내 뒤에서 감독하는척 하면서 뭔가 종이를 부시럭거리면서 넘기면서 떠나질 않는다
주관식 답 쓰는 동안 계속 쳐다보고 있다. 뭐야 -_-ㆀ
뭐 그러던지 말던지 난 족보탔다 으아 좋아 이러면서 신나게 답 쓰고 있었고.
하지만 뒤에서 자꾸 왔다갔다하니까 사실 집중이 잘 안되긴 했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이지현샘이랑 잠깐 같이 있길래 부시시 웃으면서 지현샘한테 선생님~ 이랬더니
울 이지현샘 웃으면서 그래 알았어 미안해 하고 떠나주니 주경돈샘 어쩔 수 없이 같이 떠난다
슬쩍 봤더니 시험지에 빨간 펜으로 답 써놓은 거 보고 있더군-*

더 웃긴 건 그 다음이었다 에휴
마지막에 오엠알카드에 객관식 마킹하는데 갑자기 나한테 다가오더니
천천히 하라면서 헷갈릴지도 모르니까 자기가 내 시험지 답 번호를 불러주겠다는거다!
그러면서 막 불러줘서; 첨엔 황당하고; 이건 또 뭔데 이런게 다 있어;;;
여튼 내가 답 뭐 썼는지 맞춰보는 그런 느낌이어서 짜증나서... 그러나 역시 웃으면서...
샘 그러니까 더 헷갈려요~ 그냥 제가 알아서 할게요 하면서 쫓아버렸다

아. 약리 분기말도 남았는데 설마 그때도 이러는건 아니어야 할 텐데. 대체 이 황당한 상황은 뭔지.
설마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설마... 나한테 집적거리는 건 아니겠지? 그건 더 싫어!!!! ㅠㅠㅠㅠㅠ
정말 올해는 남자복(?)이 지지리도 없지; 저번에 가정의학과 레지도 그렇고;;

아우. 이제 약리실험레폿써야한다. 요즘 월요일은 완전 루틴이다.
밤새고 아침에 시험보고 수업듣고 (PBL하고) 밀린일하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실험레포트쓰고 늦게 자면 그담날 아침에 또 졸고;;
나랑 같은조인 ABC가 내가 영 못 미더운지 레폿 쓰고 꼭 자기한테 메일 보내달랜다
검토하고 알아서 고쳐준다는데 뭐 나야 좋지 후후

고딩 2학년때 일주일에 네번씩 실험보고서 쓰면서 대학 가면 이 짓 안할 줄 알았다
대학 들어와서 전공필수에 화학실험 생물실험 있는 거 보고 설마 본과 가면 이런거 안하겠지 싶었다
본과 들어와서 실험 레폿도 모자라 색연필 그림그리기도 있는 거 알고 경악했다;
(3년째 그걸 그리고 있으니 이젠 도가 터서 애들이 내 그림 보고 잘 그렸다 하고 간다...)
실습 돌면 이런거 안하겠지 싶은데 대신 케이스 발표에 논문 리딩에 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듯.

여튼 모범적인 OCD type에, 소문에 의하면 테러낸 족보로 익게에 올랐다는,
내 파트너 ABC를 위해 그럴듯한 레포트를 얼른 맹글어내고 오늘은 좀 놀아야겠다
사실 볼 만한 미드가 별로 없다. 그레이는 정말 지루해졌고 NCIS는 아직 다음 편 안나왔고.
아 Crimanal 떴던데 그거나 봐야지. 일기 써 놓고 보니 엄청 길군. 이런 날도 있는거지 뭐.

제발 내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나도 계획 좀 세우고 예측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절이 어서 돌아오길.

2007/10/15 14:21 2007/10/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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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 2007/10/14 13:37

어제 낮 1시부터 오늘 낮 1시까지 24시간동안 잤다
건초더미에 빽빽하게 꽂혀있는 바늘들 중 어떤 거부터 빼내야 할지 막막.

2007/10/14 13:37 2007/10/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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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 2007/10/12 13:25

점점 날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싫다
혹시...라고 물어본 뒤 미안해하는 표정도 싫다
도와준다는 착각 속에서 정확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날리며 상처주는 사람들도 싫다
설사 그 말이 옳은 것이고 사실일지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못해서.
스스로 말하며 깨닫는 것과 타인에 의해 느끼는 건 별개의 문제다
무엇보다, 결정을 내린 뒤에도 결정했던 내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내 모습이 싫다

2007/10/12 13:25 2007/10/12 13:25
  • 비밀방문자 | 2007/10/12 21: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선영 | 2007/10/13 05: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것도 결국 맹목적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 패닉패닉. 교과서 버리고 필족도 버렸고 문족만 350p. 서술형이 절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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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버티기 :: 2007/10/11 13:42

아. 숙제하려고 어쩔 수 없이 USB를 노트북에 꽂았더니 바이러스 걸렸다
여튼 자학실 컴에 한 번 꽂고 나면 바로 바이러스가 열 개쯤 들어온다니까.
그래 걸린 건 좋은데 역시나 USB가 인식이 안 된다. 결국 또 Kaspersky 돌리고 있다
대체 자학실 컴들은 그 바이러스를 안고서도 어떻게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거지??
둘 다 XP고 보안패치도 비슷하게 깔았을테고 Norton이 구리다는 건 유명한데 말야.


내 상황이 점점 나아지더라도, 그 전에 망쳐놨던 상황의 결과들이 점점 다가와서 힘겹다
지나갔던 일들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지나간 건 그저 '역사'일 뿐이라고,
그렇게 미련을 버릴 수는 있겠지만. 그 때의 문제들을 지금 처리하는 건 별개의 문제...
내 기억에서 지운다고 내가 맞서야 할 현실이 사라지지는 않으니까.

누군가가 도와주지만, 공감해주지만, 결국 '내가 아닌 이상' 공감을 떠나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는 격려 한가운데에서도, 왠지 힘겨운 몸짓 하나하나에 외롭다는 느낌이 배어있다
요즘은 곁에 있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원하지 않는 건
그게 진정한 해결의 실마리는 아니라는,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생각 때문이다

(아. 아무래도 갱 니가 옆에 없어서 그런가보다. 이녀석.
 하긴 언제 우리가 가까이서 살았냐마는 그래도 요즘은 새록새록 더 그립다.)

2007/10/11 13:42 2007/10/11 13:42
  • 갱으로 불리우는 뇨자 | 2007/10/18 11: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교과시간이라 시간이 남았다.
    교과실은 유일하게 시내전화 외의 통화가 되는 전화기가 되는 곳이지.. 히히
    수업중인가 보구료~
    보고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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