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음 :: 2010/03/15 18:49

NICU - 인계장 그대로 학생은 버림받은 존재

회진 내내 모 교수님은 "뭐라고? 그래? 알았어 뭐 이렇게 하지-* 그건 그냥 그렇게 가자고-*"
모모 교수님은 "왜? 너는 아직도 일처리를 그렇게 하니? 얘는 2000g 넘었는데 왜 나한테 왔어?
1980이나 2000 이나 나한테는 똑같아~ 그냥 다시 보내자" 이러신다

공통점은 학생한테는 눈길 한 번 안주시고 말 한마디 없으시다
나는 뭐 그래도 좋고 - 갈굼당하는 거보다 낫다 - 재원이는 많이 속상해하는듯.

회진 끝나고 학담샘이 사라지셔서 한시간 기다리다가 전화 걸었는데 "이따 4시에 오세요" 이러고;
4시까지 하릴없이 기다리다가 가서 환자배정받고 다시 샘 사라지시고
또 기다리다가 소심하게 전화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시 샘 발견 - 시험치고 드디어 일정 끝나고;;

뭐 난 그래도 이번주에 저널 토픽 따위에 내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내일은 시험도 없으니 NICU에서 꼬물거리는 신생아들이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야지

NICU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은 아무래도 면회시간이 아닐까 싶다
다들 감격스러워 하면서 사진찍고 어르고 사랑한다고 수없이 말해주고 눈물흘리고 그런 장면들
그 와중에 애기 하나가 검사 갔다 오다가 갑자기 seizure 나서 멈추질 않았는데
하필 면회시간에 애기 엄마가 와서 그걸 보고 아무말도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옆에서는 다들 우리애기 엄마아빠가 너무너무 사랑해 힘내 얼른 나와 이러고 있었는데.

근데 그렇게 옆에서 눈물흘려줄 엄마도 없는 동방 애기들은 또 어떨까.
저번 텀에 어떤 동방 애기는 BMT 받아야 하는데 가족정보가 전혀 없어서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쁘게 잘 나아서 5분마다 배고프다고 우유달라고 우는 씩씩한 애기들도 있으니까 :)


ps - 병원이랑 연세의료원 담당 대리점이랑 학관 대리점이랑 내 대리점이랑 수없이 전화한 끝에
결국 연세의료원 명의 내 폰 해지하고, 다시 내 명의로 새로 핸드폰 가입.
일단 법인 명의는 마음대로 기기변경이 안된다는데 무턱대고 해준다고 한 내 대리점이 문제였고,
기기변경 못해주겠다면서 해지 절차도 무진장 까다로우신 병원도 웃겼고,
지정해준 딱 한 군데 대리점에서만 해지된다 해서 갔더니 거기도 엄청 불친절했다.
해지하러 왔다고 하니 병원이랑 미리 얘기 끝난거냐, 누구랑 말한거냐,
그것도 모자라서 즉석에서 병원에 전화해서 확인절차까지. 웃기셔 -_+ 내 폰 내가 해지한다는데...
어쨌든 내 명의로 변경 + 내 번호 그대로 유지 두 목적 모두 달성했으니 다행.
내 다시는 병원 이름으로 뭘 거나 봐라 ㅜㅠ

아 핸드폰 머리아파.

2010/03/15 18:49 2010/03/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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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 작렬! :: 2010/03/13 01:35

아까 다들 모여서 다음 텀에 어디 돌지 결정했는데 - 우리조는 네이버 사다리타기를 애용중
내가 무려 1번과 3번이 나와서 NICU, cardio에 당첨! :D
아 정말 이번달 소아과텀은 엄청나게 내공이 뻗어나가고 있다 endo도 어렵사리 피해가고...

쨌든 아무리 힘들지 않은 뉴로라고 해도, 교수님이 일주일 동안 점심을 두 번이나 사주셨다고 해도,
결국 수술방 세번이나 끌려갔지만 그중 두번은 대략 한시간만에 빠져나왔다고 해도,
posttest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일처리는 soso이지만 어쨌든 학생들한테는 잘해주시는) 학생샘이 쉽게 내주셨지만

그래도 항상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기분을 맞춰가면서 어려운 분위기에 있어야 한다는 건
확실히 친구들하고 수다떨고 뒹굴거리며 편하게 공부하는 거보다 열다섯배 쯤 신경 날카롭고 소모적이고 피곤하다

아까 수술방에서 초딩애 muscle biopsy 한다고 induction 하려는데 애가 겁에 질려서 엄청나게 울어댔다
그냥 잠만 자는 거라고, 자고 일어나면 다 끝나 있다고 아무리 달래도 완전 무서워하면서 거의 패닉 직전.
당연한건가. 수술대 위에서 자기 빼고 딴사람들은 다 퍼런옷에 모자쓰고 마스크쓰고 둘러보고 있으니;;
여튼, 그래서 그걸 보면서 뭐 나도 그때그때 비슷한 느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수술방에 별 감흥없이 담담하게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영영 잊지 못할 trauma로 남을 사람들도 있는듯.

다음주는 눈도 못 뜨고 꼬물거리는 애기들이랑 있겠구나 아아 좋아 :)
막상 실질적으로 교수님 펠로우 이하 레지샘들과 부딪힐 시간이 더 많긴 하겠지만;;

2010/03/13 01:35 2010/03/1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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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은 언제나 싫어. :: 2010/03/10 01:25

1. 잘못 걸리면 길다 (대충 내 기준에서 8장 넘어가면 길다고 본다)

2. 기껏 만들어서 발표했는데 교수님이 저널 내용 맘에 안들면 투덜대신다
 (아니 내가 고른 저널도 아니고!! 전 주어진 대로 할 뿐입니다...)

3. 선천적으로 언어에 재능이 없는 나는 도무지 PPT를 짧게 만들 수 없다
(물론 내용을 잘라먹어가며 줄일 수 있지만-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하지만 -_+
 - 문장을 단어로는 못 바꾸겠다. broken english 같은 이상한 느낌;;;)

4. 교수님은 자세하고 성의있는 발표를 원하시고
   레지 이하 사람들은 되도록 짧게 만들어서 엄청 빠르게 대충 끝내버리길 바란다
   나는 이 사이에서 어느 정도 선을 취할 건가요...

5. 저널이 있는 날은 하루종일 다른 걸 할 수 없다
  오늘같이 오후 4시에 9장짜리 저널 던져주고 내일까지 컨펌받으라고 하는 이런 마인드의 소유자라니.
  그리고 나는 오늘 결국 수술방에 들어갔다 왔단 말이다! 전혀 감명받지 않은 neurosurgery.
  분명 내 손으로 뇌를 조물럭거렸는데 정말 아무 느낌이 없었다.
  내 머리엔 그저 "대체 자르라는 3mm가 얼마나 긴 거야?!" 하는 고민뿐.

6. 네. 내일은 OSN 준비도 있어요. 며칠 EMR 안 열어봤는데. 제발 그동안 Dx가 나왔기를.

2010/03/10 01:25 2010/03/1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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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Neuro :: 2010/03/08 19:38

명성대로 널럴함 "ㅡ"!!!
그래서 windows mobile이 깔린 완전 빌빌거리는 내 폰을 내동댕이치고
아이폰 3GS 32GB로 바꿔볼 생각을 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여유를 누렸는데
막상... 아직도 나에겐 너무 비싼 물건. 내 아이팟 나노 팔고 사도 돈 모자라겠지?! ㅠㅠ
웃긴 건 아까 114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지금 내 폰이 2년 동안 전혀 약정이 안 걸려 있었다는 것.
처음에 분명 살 때 약정이라고 들었는데. 그때 같이 산 애들 전부 대대적으로 발린건가;;;;

내일 수술방만 안 들어가면 살아남는다! 제발!!

2010/03/08 19:38 2010/03/0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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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xic :: 2010/03/04 20:51

medical term 이겠지만, 어느 순간 사람의 특징을 묘사하는 단어로 바뀌어버린.
toxic인데 까칠하고 일처리 안되고 로딩까지 늘린다면 정말 울고싶을 거라는;
그러나 그게 내가 앞으로 돌게 될 파트의 특징이라는.

오전회진이 끝나고 내일 발표할 저널파일을 만들다가 지쳐서 점심먹고 나서
다시 파일만들러 걸어가던 길에 너무 피곤해서 아 좀 자다가 할까 생각하다가
내일까지 osn도 같이 만들어서 제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커피마시고 그냥 해야겠다 결심하던 순간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더니 지금 빨리 새병원 5층 회의실로 와요! 라고 해서 왜? 라고 물었더니
소아과 전체 staff lecture&journal 발표 일정이 있었는데 연락이 안 닿아서 다들 안 와서 난리라고;;

막상 갔는데 애들은 마구 오고 있고 좁은 회의실은 꽉 차 있고 그렇다고 서있기도 엄하고 도망갈수도 없는 그런...
교수님은 이미 슬라이드 110장짜리 EEG 강의를 시작하고 계셨고 결국 맨 앞줄 의자에 어찌 앉았는데
5분 뒤에 나랑 같이 텀을 돌고 있는 소아과 1년차 선생님이 막 들어오셨다 원래 내가 연락드려야 하는건데 -_-
그러다가 교수님 강의 끝내고 가시고 다음에 학생이 저널 발표하려 하니 뉴로 레지가 빨리 끝내라고 마구 독촉 'ㅡ'

인계장에 내일 저널 발표는 짧고 간단할수록 좋다고 적혀있는데
막상 펠로우샘과 교수님은 저널 뭐 하냐고 무슨 내용이냐고 계속 질문하신다
그러다 갑자기 전화와서 다음주 뉴로에서 주제 뭐 할거냐고 오늘까지 정하란다
무슨; 뉴로에 뭐가 있는지 지금 어떤 환자들 있는지 전조에서 뭘 했는지
아무것도 아는게 없는데 난데없이 몇 시간만에 뭘 정하라는 거야

그나마 osn 환자가 #HOD3이라는 사실에 무한감사할뿐.

2010/03/04 20:51 2010/03/0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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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made 인계장!!! :: 2010/03/03 18:50

소아과 GI 실습을 혼자 돌고 있는데 (사실 정확히는 왠 이대에서 날아온 4학년생들 세명과 함께이지만)
전주에 만들어진 인계장이 초간단 요약본 내용은 절반도 안들어맞음에 짜증 왕창 난다 ㅠㅠ
맨날 뭐 스케쥴 의논할때마다 나랑 학담 레지샘이랑 생각이 안드로메다로 따로 놀고 있고...
대체 무슨 일정을 했으면 언제 어떻게 했다, 안했으면 왜 취소됐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거라고 적어달라고!!!
위에는 했다고 적혀있다가 밑에는 취소됐다고 말하고 아예 안적어놓은 것들도 있고;;
여튼 나만 완전 무능한 학생으로 욕들어먹는 기분 -_+

며칠동안 학담샘한테 욕먹다가 너무 답답해서 오늘 집에와서 웹하드에 있는 작년 인계장을 봤는데
이건 뭐; 인계장 양이 1.5배인데다가 자세한 설명과 유의점들과... 왜 학담이 날 구박했는지 알것만 같다는.
문제는 우리 앞조가 쓴 인계장을 일년 동안 계속 봐야 한다는 것. 아 몰라. 내가 조장 안하면 되지 뭐;;;;;;

그리고 난 이 글이 너무 적고 싶어서 한달 동안 안 고쳐놨던 내 블로그 10분만에 되돌려놨다
사실 그동안은 별로 글 쓸 생각이 없었는데 그 짜증나는 소아GI 3일 보고 났더니 스트레스 지수 왕창 올라서 =_=
그러니 안그래도 기분 더러운 나한테 홈피 맨날 공격하는 당신까지 나한테 짜증나는 인간 다시 되지 말아요 제발.

그래, 애들은 너무 예쁘고 아프다고 울어대도 그래도 예쁘고 소아 GI는 확실히 널럴한데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회진때 연락끊겨서 선생님 화나게 만들어 별 도움안되는 3명과
엉망인 인계장으로 돌면서 짜증났던 2일이 너무 싫었다

다음주부터는 꼭! 작년 인계장도 출력해서 들고 다녀야지 ㅠ_ㅠ

2010/03/03 18:50 2010/03/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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