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 사고쳤다 :: 2014/11/14 23:06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4/11/14 23:06 2014/11/14 23:06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예진이 생일 :: 2014/02/19 21:05

예진이 생일을 맞아 간만에 셋이서 모였다!
가게 이름이 the corner's pizza였던가...
작년에도 거기서 모였던 거 같은데 :)

예진이는 생일도 졸업도 축하하고,
나는 서울로 모교로 돌아와서 좋고,
언니는 건강하게 예쁜 아기 낳길-*

우리 셋 다 좋은 일만 가득한 2014년이 되길♥

2014/02/19 21:05 2014/02/19 21:05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서울로 이사 끝 :: 2014/02/16 00:59

아침에 응급실 당직 끝내고 오프 받자마자
원룸으로 돌아와서 짐 싸서 차에 싣고 서울로 출발
차 안에 짐이 다 안들어갈까봐 걱정했는데 어떻게 다 들어가긴 하더라

마지막 응급실 당직이라서 긴장했었던지
서울로 가는 내내 차 안에서 죽은 듯 잠이 들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짐정리 끝내고 나니
이제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각

집에 돌아오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는데
뭐랄까, 벌써부터 그리움 같은 게 느껴진다
부산에 있는 동안 가끔 주말에 놀러다닐 때 빼고는
매일 병원-원룸-병원 반복이어서 별 추억도 없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응급실 사람들, 과장님들, 인턴 동기들 생각이 새록새록
뭐, 기회가 닿는다면-부산에서 학회를 한다던지-만날 수 있겠지?

일단은 집으로 돌아와서 좋다 :)

2014/02/16 00:59 2014/02/16 00:5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마지막 응급실 당직 :: 2014/02/15 06:21

이제 2시간 있으면 오프! 현재 응급실은 화이트베드.
퇴근할 때까지 환자 안왔으면 좋겠다...
나에게 있어서 응당은 정말 양날의 칼 같은 존재였다
스트레스 받아하면서도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이제 왠만한 개원의들처럼 외래 진료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고.
그래도 1년동안 인턴수련 받으면서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C-line하고 para, thoracentesis 못해보고 나가는 거?!

처음 이 병원에 원서내러 KTX 타고 내려와서
여기저기 병원 구경하고 두리번거리던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다음 겨울이 찾아왔고 인턴을 끝낼 시간이 됐다
면접날 뵈었던 원장님도 과장님들도 나도 그때와 똑같은 거 같은데
시간은 흐르고 흘러가 이제 이별할 순간이 왔다

남은 응당 2시간 동안 별 탈 없이 무사히 인턴을 마치길!

2014/02/15 06:21 2014/02/15 06:21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응급실의 새벽 :: 2014/02/12 05:33

응급실 당직을 설 때면
항상 어떻게 24시간을 버티지... 하면서
전날 저녁부터 예기불안에 시달리곤 한다

작년 3월부터 응당을 서기 시작해서 이제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응당 서는 동안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특히나 놓치면 치명적인 케이스들;
aortic dissection, MI, cerebral hemorrhage,meningitis
요런 거 걸릴까봐 긴장 또 긴장.

제일 싫어하는 케이스는 GI bleeding…
해야 할 일이 많다. AGBA. L-tube, Rectal Exam
이런 환자 오면 최소 30분이 훌쩍 지나가고
그 사이에 신환들 차트는 점점 쌓여간다

Chest pain 환자도 아직까지 적응이 안 된다
도대체 어느 시점에 notify 해야 할 지 항상 애매모호.

오늘은 nausea/vomiting 주소로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셨는데
Abd X-ray 찍었더니 엄청난 mechanical ileus 사진이 나왔다
바로 3차로 띄웠어야 하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결국 2시간여 뒤 노티.
Dementia 있는 분이라 협조가 안 되서 L-tube 거진 10번만에 성공...
사진 보고 아... 노티 전에 perforation 될까봐 걱정됬었다;;

지금 시간 오전 5시 반
이제 2시간 반만 더 지나면 퇴근
그리고 응당 한 번만 더 서면 여기에서의 근무도 끝

처음 부산에 내려와서 병원 건물 둘러보던게 엊그제 같은데
별써 일년이 지나가서 떠날 날이 다가왔다

하루하루는 힘겹게 지나가고 순간순간 힘들다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한 달 두 달 시간 참 빨리 지나갔다

세브란스 돌아가서 적응 잘 해야 할텐데... 잘 하겠지?

2014/02/12 05:33 2014/02/12 05:33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USB memory 날렸다 :: 2014/02/03 17:13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USB가 인식이 되지 않는다
컴퓨터 USB 포트에 꽂아놓으면 엄청 뜨거워지면서 달궈지는데 인식은 전혀 안 되는...
혹시나 해서 응급실 여자인턴방 남자인턴방 내 노트북 다 돌아다니면서 꽂아봤는데
전혀 작동하질 않고 네이버 뒤져봐도 안 된다는 말만 나오고... 아니 이게 왠 날벼락이야...

다행히 얼마 전에 혹시나 해서 데이터 백업해 놓은 게 있어서
그냥 맘 편히 포기하고 새로 하나 사기로 함.
이번 달 이상하게 이런저런 기대하지 못한 지출들이 많다.

설 명절 응급실 당직 두 번 서고 났더니 체력이 바닥났다
아침에 오프 받고 집에 왔는데 배는 고프지만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려고 누웠는데 너무 피곤해서인지 잠도 오지 않았다
누워서 눈을 감고 그냥 누워서 좀비처럼 시간을 보내다 결국 다시 일어나고...

뭐 그래도 오늘부터 3 오프! 너무 좋아 :)

2014/02/03 17:13 2014/02/03 17:13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자가처방 :: 2014/02/01 11:31

학교 다닐 때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나중에 의사 되서 내 약 처방을 내가 내면 기분이 어떨까 했던 건데
... 그냥 내 밥 내가 차려 먹는 것과 똑같다는 걸 인턴 하면서 알았다;
그저 응급실에 가서 접수하고, 차트 들고 와서 휘갈겨 쓰고, 오더 내고, 처방전 받으면 끝.
어느 반찬 고를까 하는 것처럼 어느 약 골라서 넣을까 고민 좀 하고.

감기인지 인플루엔자인지 모르겠는데, 환자한테 옮은건지 내가 재발한건지도 모르겠는데
다시 목소리도 이상해지고 몸도 아프고 등등등 URI Sx 모조리 다 몰려와서
어제 다시 ER가서 약 받아옴. 나 내일 또 ER 근무인데 ㅠㅠ

어제 응급실은 환자 300명을 찍었다고 한다 ㅎㄷㄷ;
내일은 많지 않아야 해!!!!!

2014/02/01 11:31 2014/02/01 11:31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설 연휴 첫날 응급실 당직 :: 2014/01/31 14:22

오전에 외래가 열려 있어서 꽤 많이 외래로 보냈는데도
환자 160명 정도 왔다. 저녁타임에 정말 많이 바빴다...
내가 환자 진료보는 속도보다 차트가 쌓이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ㅠㅠ
나중엔 차트 다섯 개 여섯 개씩 옆에 쌓여 있으니까
그냥 무념 무탈하게 천천히 환자 보게 되더라 -_+

결국 나는 새벽에 2시간 정도 잠깐 잤고
주원 오빠는 한숨도 못자고 응급실 당직이 끝났다
응급실 당직의 시작은 ST elevation이 춤추는 EKG를 보여준 할머니였고
응급실 당직의 끝은 active rectal bleeding 때문에 온 할머니였다
둘 다 노티.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만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연휴 마지막 날 또 응급실 당직이다. 으하하하하 ㅠㅜ

2014/01/31 14:22 2014/01/31 14:22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무식함의 극한 :: 2014/01/29 16:30

요즘 영상 공부하면서 새록새록 깨닫는 건데
나 그동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잘 아는 것처럼
정말 확신에 차서!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영상 설명해주고 있었다
지금 와서 알고 난 뒤 그 기억들을 되돌아보니 얼굴이 화끈거린다는...

근데 울 엄마가 예전에 병원에서 들었다면서 나한테 해주신 말 들어보면
꼭 나만 그런 것도 아닌 거 같다 -_+ 다들 그러면서 성장(?)하는 건가;;
여튼 모르는 건 옆에서 쥐어줘도 모른다던데, 그 말이 맞는 듯.

지금부터라도 알면 되지 뭐.

2014/01/29 16:30 2014/01/29 16:30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6오프의 끝 :: 2014/01/29 09:28

뭔가 열심히 한 것 같긴 한데 눈에 보이는 성과는 별로 없이 금세 오프가 지나갔다
결국 운전 연수는 못 했고... 일산으로 출퇴근하게 되면 그때 소형차 하나 사서 연수받기로 함.
순천 같으면 겁 없이 그냥 막 몰고 다니겠는데 역시 서울은 무리야 -_+
친구들 만나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담임반 교수님들 찾아뵙고,
채용신체검사 받고 어쩌고 하다 보니 오프는 지나가버렸다;;

채용 신체검사 때문에 병원을 대여섯 번 찾아간 것 같다
PPD test 두 번 해야 한다고 해서 몇 번 더 갔고,
마지막에 glucose high 떠서 그거 재검 한다고 12시간 금식한 다음 또 가고
결과지 교육수련부에 내러 갔더니 점심시간이라 문 잠겨 있어서 결국 못 냈다
다음 번 오프 때 내려 가야 한다. 뭐 2월 안에만 내면 된다고 했으니... 라면서 스스로를 위로.

ER 근무 서면서 Abdominal+Pelvic CT 찍을 때마다 기분이 별로였는데...
왜냐면 환자에게 필요해서 찍긴 하지만 Brain CT랑은 다르게 내가 전혀; 판독할 수 없는 영상이므로;;
이번 오프때 교보문고에 갔다가 꽤 괜찮은 복부 CT 아틀라스를 발견함.
오프 동안 꽤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판독이 가능해졌다는 건 아니지만 ㅋㅋ)
이제 보름 뒤면 환자 진료에서 손 뗄 마당에 뒤늦게 영상판독을 열공하는 게 의미 없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래도 공부해두면 언젠가 써먹을 날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

내일부터 설 연휴이고 내일부터 응급실 당직이다
연휴 첫날이니까 환자 많지 않겠지?!

2014/01/29 09:28 2014/01/29 09:28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6오프의 시작-* :: 2014/01/23 18:15

응급실 당직을 끝내고 드디어 시작된 6오프!
마치 학생 때 학기를 끝내고 겨울방학을 맞은 기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기에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뭘 할까 고민 또 고민

일단 올라와서 짐을 풀자마자 방 안을 대청소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과 대략 두 박스 정도의 책들을 다 버리고
방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저녁 먹을 시간.

그리고 만날 사람들과 약속을 정하고,
채용신체검진을 하러 세브란스에 가야 하고,
무엇보다 이번 연휴 동안 운전!을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

근데... 일단 오늘 밤엔 일찍 자야겠다
어제 응당 때 트랜스퍼 갔다오느라 너무 힘들었어 ㅜㅠ
이상하게 요즘은 앰뷸런스 탈때마다 멀미를 해서 후폭풍에 시달린다;;

어쨌든 오프의 시작은 너무 좋다 :)

2014/01/23 18:15 2014/01/23 18:15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Influenza?! :: 2014/01/09 13:16

이제 fever, chilling, myalgia도 사라지고 감기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즈음
갑자기, 정말 갑자기 hoarseness가 찾아왔다, 그것도 ER 당직인 날에!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봤는데 목소리가 안 나와서 엄청 고생했다
아무리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하고 소리를 질러도 목소리는 나오질 않았다
사람들은 날 피하거나... 혹은 못 미더운 눈으로 쳐다보거나... 뭐 그랬다;;
그래, 나 같아도 그럴 거 같아;; 사실 나도 저기 저 침대에 누워서 좀 쉬어야 하지 않겠니?!

열나고, 목도 아프고, 근육통, 콧물, 기침 등등...
요즘 병동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는 인플루엔자랑 증상이 비슷해서 좀 속상하기 시작함.
왜냐하면 난 저번달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았기 때문이다.
병원 직원은 모든 백신들이 50프로 할인이 된다길래,
레지던트 지원에 필요한 MMR, Meningococcus 뿐 아니라 Tdap. Influenza까지 맞았다 -_-
퇴사하기 전에 실컷 이용해 먹으리라 다짐하면서..
정아언니의 표현으로는 난 항체인간이다 ㅋㅋㅋ

쨌든, 아침에 이알에서 퇴근하고 나서 병동에서 퀵플루 테스트 키트 하나 가져와서 셀프로 함 해봤다
이거 환자들한테 찌를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셀프로 찌르니까 정말 눈물 찔끔 날 정도로 불편했다 ㅠ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음성.
타미플루는 안녕이고 오후에 ENT 진료 받고 sinusitis에 laryngitis 소견들음.
말하지 말고 쉬라고 하는데 낼 또 ER 당직인데요... ㅠㅠ
그래도 약 하루 먹었다고 목소리도 많이 돌아오고 코막힘도 많이 줄어서
낼은 더 힘내서 일할 수 있을 듯. 힘내야지 힘.

2014/01/09 13:16 2014/01/09 13:16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Hidden Visitors :: 2014/01/04 13:07

흠... 바로 밑에 쓴 글은 AGE에 시달리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오늘 새벽에는 난데없이 APT에 걸려서 아침에 ER에 들러 Anacen을 맞고 상큼한 하루를 시작했다 -_-
이게 뭐지ㅠㅠ 오늘 OS 근무만 아니었어도 버텨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고;;

블로그를 공개로 전환할까 지금처럼 숨겨둘까 고민을 할 때가 가끔 있다
주로 갑자기 방문자수가 치솟을 때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카운터는 폭발하지만 댓글이나 방명록은 전혀 늘어나지 않으면
뭔가 스토킹당하는 기분이 들면서, 찜찜하면서, 완전 비공개로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블로그의 원래 기능인 상호 교류의 장으로 만든 게 아니라
일기 쓰는 게으름을 해결하기 위해 그저 한 개인의 기록물 보관소 용으로 만든 블로그인지라
댓글이나 방명록이 어떻게 되던 지 따위엔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과거 스팸 댓글이나 스토킹에 몇 번 시달리고 나니 공개 블로그 전환하는 게 약간은 두렵다
그래서 검색 엔진봇도 막아놔서 네이버 다음 등에서 검색어로 접근하는 것도 막아뒀고...

여튼, 블로그의 양면성에 대해 고민할 때가 가끔 있다는 것.
그리고 미처 생각지도 못한 방문객들도 종종 있다는 사실.
아예 공개해버릴까?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 하면 솔직담백한 글은 못 쓸 거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이 블로그에 쓴 들 모두 정리하면
나중에 책 한 권은 너끈히 쓸 수 있을 거 같다
의대생의 좌충우돌 일기... 뭐 이딴 제목으로;;;

수술방에서 수술 열리기 기다리면서 이러고 있다
12시 50분에 수술 열린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지금 1시 10분이지만
수술받을 환자도 없고 동환샘도 동건샘도 없고 인턴 혼자 외롭게 수술방을 지키고 있다는; 이게 뭐지;;
 

2014/01/04 13:07 2014/01/04 13:07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시름시름 :: 2013/12/27 17:39

병원 어딘가에서 얻어 온 AGE + Headache + Dysmenorrhea 3단 콤보로 거의 쓰러지기 직전...
새벽마다 fever, chilling이 너무 심해서 shivering 뒤끝으로 myalgia 작렬하고
주기적으로 diarrhea 있어서 dehydration 되어서 지푸라기처럼 바싹 말라버릴 것만 같다 -_-;;

콜을 받을 때마다 마치 주유소 앞 풍선인형처럼 흐느적흐느적거리며 병동으로 걸어가
허우적허우적 콜을 처리하고 다시 인턴방으로 올라와 침대로 직행.
삼일째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병원-집-잠-병원 패턴만 반복중이다
내 인턴 생활 중 최대의 위기인 듯 ㅠㅠ 빨리 나아야 하는데...

퇴근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ABR이나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내과 현황표!라는 거대한 산이 하나 남아 있다
이거 하기 싫어서... 컴터 앞에 앉아서 이러고 있다...

빨리 해치우고 퇴근해야지... 가야지.... 아....

2013/12/27 17:39 2013/12/27 17:3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부산 남포동 부평 국제시장 투어 :: 2013/12/18 20:39

어느날,  TV에서 남포동 부평 깡통시장이 나오는 걸 보고
엄마와 나는 우리도 저기 한 번 가보자! 라면서 의기투합했고
주중 응급실 당직이 끝난 가을날 아침 난 인턴방 컴터 앞에서 넷질을 하며
네이버로 지도를 뒤지면서 부평국제시장의 맛집들을 찾아다녔다

크록스를 신고 아디다스 츄리닝 차림으로 엄마와 함께 길거리를 나선 나는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할거야 -_- 라는 당당한 자신감을 갖추고 지하철역에서 내린 뒤
준비한 지도와 핸드폰 올레 네비게이션과 함께 남포동을 헤매기 시작했다 ㅋㅋ

첫번째 맛집, 깡통시장 원조비빔당면.

비빔당면은 부산에서 처음 접한 음식인데, 그리 거창하고 복잡한 음식은 아니다
말 그대로 데친 당면에 비빔양념을 더한 음식.
비빔국수에 국수 대신 당면을 넣은 것이라 보면 무방함.
울 엄니 추측으로는 아마 예전에 전쟁통에 밀가루 귀할 때
대신 구할 수 있는 고구마 당면 같은 걸로 만들었던 게 유래일 거라 하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렇게 생겼다. 홍홍... 생각보다 맛있고, 생각처럼 마구 맛있지는 않다. 무난한 맛.
부산 사는 울 인턴방 언니는 이렇게 말한다. "난 솔직히 이거 맛있는지 모르겠어..." 정답 ㅋㅋ


방송 많이 타셨다는 주인집 아주머니와 함께 인증샷 한 방.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게 내부는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한가득 인테리어를 이룬다.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그릇 쓱싹 비우신 울 엄니 만족스런 표정으로 한 컷 찍으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가게 옆집에 또 하나의 부평시장 맛집인 거인통닭도 있었지만,
우린 이미 배가 부른 상태였고...  그 다음 맛집 타겟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나는 치킨은 대동병원 옆 노랑통닭이 젤 맛있다고 생각하므로 -_- 고냥 패스 ㅎㅎ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 지도를 들고
도로명 지도와 기존 주소를 번갈아가며 찾으면서 삽질과 삽질을 거듭한 끝에.. 찾은 다음 맛집.
깡통골목 할매유부전골.

아. 진짜 힘들게 찾았다... 이 시장은 바둑판 모양으로 골목이 되어 있어서
돌아다니다 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방향감각 상실하기 딱 좋다. 그리고 난 공간지각력 꽝인 인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구에 들어서면 말 그대로 당면과 온갖 야채들이 유뷰 안에 싸여져 들어있는 유부 전골들이
줄 지어 따끈하게 데워져서 모락모락 김을 내며 그릇에 담아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이거 하나하나 만드는 게 꽤 정성이 들어갈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부전골을 주문하니 유부주머니와 오뎅들이 같이 섞여져서 나왔다
일단 보기에 보기에 유부주머니가 엄청 맛있게 보여서 꽤 기대했는데,
솔직히... 유부보다 같이 나온 어묵이 훨씬 맛있었다 -*
원래 유부를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부산 어묵 정말 맛있다!
다른 보통 어묵들과 달리 두께도 두툼하고 맛도 차원이 다르다
그 전 맛집에서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었지만 우리 둘 다 바닥까지 비우고 나왔다 ㅎㅎ

그리고 나서는 부른 배를 다독거리며 느릿느릿 길을 걸으며 아이쇼핑.
국제시장답게 신기한 물건들이 정말 많았다.
외국에서 들어온 물건들도 많고, 시골 장터에서나 볼 법한 물건들도 많고,
평소에 보기 힘든 희귀한 물건들도 있고...

그 중에 하나 충격적이었던 가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굼벵이도 약에 쓰려면 없다... 는 말은 그냥 속담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가;;
살아 꿈틀거리는 굼벵이는 비쥬얼이 충격적이었고, 굼벵이가 그렇게 큰 물건(?)인지 몰랐다
난 애벌레 정도 사이즈일 줄 알았는데 엄청 크더라 -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입 과자들을 파는 가게....
내가 좋아하는 지렁이 젤리!! 가 시리즈로 있는 걸 보고 정말 너무 사고 싶었는데
옆에서 엄마가 유치원생 애도 아니고 저런 걸 왜 먹느냐 안그래도 충치도 많으면서... 라고 구박을 하셔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다음에(언젠가?) 다시 온다면 그 땐 꼭 다 사리라 다짐하면서.

그 밖에... 시장 길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노점 단팥죽집들과 팥빙수집들도 유명하고 맛있다고 하는데
우린 이미 너무 배가 불러서 더 이상 아무것도 흡수할 수 없는 상태였다 =_=
아... 달달한 팥죽을 먹을 수 없는 게 너무 아쉬웠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깝다;;

국제시장은 맛있는 먹거리들도 많고 뭔가 이번 포스팅은 먹거리 위주로만 적혀졌지만
그건 순전히 내 취향 때문이고...;  정말 신기한 볼거리들도 많다. 당연 사고 싶은 것들도 많고.
눈요기, 즉 윈도쇼핑만 하더라도 한나절 충분히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곳.
서울의 남대문이나 동대문과는 또 다른 나름의 특색이 있는 곳이란 느낌을 받았다
날이 풀리면, 다시 따스한 햇살이 돌아오는 계절이 오면 한 번쯤 더 나들이 하고 싶다.
(그 때가 레지던트 때이면....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으나 시간적 여유는 없을 타이밍인가... 여튼 -_+)


시장 나들이가 끝난 뒤 시장 옆에 있는 용두산 공원도 잠깐 다녀왔다.
해가 지기 바로 직전이어서 발걸음을 재촉해 공원을 올랐더니
마치 서울의 남산공원처럼 여기도 사랑을 약속한 연인들의 자물쇠들일 마구마구 걸려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나는 언제쯤 이런 걸 해볼 수 있으려나....
(근데 아마 나는 귀찮아서 이런 건 안할 거 같다 ^^;;)
용두산 공원은 별로 인상깊진 않았다. 두 번은 안 갈 것 같은 장소.

그리고 다음 장소는 바로 옆 자갈치 시장이었다.
이쯤 되면 먹을 것 타령은 그만 할 법도 한데,
나와 엄마는 자갈치 시장 가서 전어회도 한 접시 가득 시켜서 다 먹고 나왔다.
사실 며칠 전 알았는데, 우리가 갔던 곳은 자갈치 시장 중에서도 꼼장어을 전문적으로 파는 골목이었다 ^-^
거기서 꼼장어를 안 먹고 전어회를 시켰던 거지... 그래도 맛은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 정아언니와 다시 가서 제대로 꼼장어를 시켜 먹었다. 역시 맛있었다!)

... 이날 여기를 다녀 온 다음, 시간이 또 난다면 이번엔 부산의 수변공원에 가서
돗자리 깔아두고 햇빛을 즐기면서 노닥노닥 거리며 여유를 즐기고 오자 알차게 계획했었는데
어찌어찌 레지던트 지원 준비하고 레지던트 시험 준비하고 서울 부산 오가고 하다보니
찬바람 불고 눈 내리는 겨울이 와 버렸다... 그래서 그 계획은 일단 보류.

시험 끝나고 결과 나오고 이제 좀 마음이 한가해서 밀린 포스팅을 할 계획을 세웠는데
노트북은 고장나서 수리 맡겼더니 포맷해야 한다고 하고 ㅠㅠ
채용신체검사를 해야 하는데 서울 세브란스까지 가서 해야 한다 소식이 날아오고
무엇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두통이 날 죽이려는 기세로 괴롭히고 있다;;
오늘 신경과 과장님께 가서 제발 살려주십사 뵙고 왔는데... 입원했으면 좋겠다 하시는데
내과인턴인 내가 무슨 재주로 입원을 하겠습니까... MRI Rec하시는데 비용이 좀...

일단 모든 일이 여유로워질 1월까지 경과를 본 뒤 결정하자.
포스팅 할 게 하나 더 있는데 언제 하지? 언젠간 하겠지...;;;

2013/12/18 20:39 2013/12/18 20:3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