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계속 집안에 머물러 있다가,
더는 칩거(?)할 수 없어 결국 외양간 소 끌려가듯 극회로 가던 날.
학교 앞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정원이를 만났고
며칠 뒤 우리는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정원이가 추천해 줬던 책.
정원이의 말로는 "상처받은 마음에 연고를 바르는" 느낌이었다고.
교보문고에 인도 가이드북을 사러 들렀는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 가판대에 당당히 맨 윗줄을 차지하고 있다
표지를 펼쳐보니 판매 3달만에 벌써 34쇄.
세속적인 나는 슬프게도 벌써 이런 생각부터 든다
글쓰는 거 장난 아니구나. 작가의 인지도와 매스컴의 홍보가 더해지면...
글쎄, 사실 난 공지영의 책을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딱히 이유를 대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표현하질 못하겠지만
(내가 그렇다, 뭘 물어보면 서술이 안 된다.
하긴 그러니까 문과로 안 가고 의대로 왔겠지...)
뭐랄까, 삶의 어느 일부분만을 너무 극대화시켜서 말 그대로 '소설'처럼 비극적으로, 때론 희극적으로 만든달까.
읽고 있는 동안에는 뭔가 극적 전개와 흐름에 빠져들었더라도
결국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허무해진다.
이 책은 소설도 아니고, 소개글에는 공지영이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건 형식일 뿐 실제 내용은 여러 다른 책에 나온 내용들을 따서 모아 놓은 것.
음반으로 말하면 '컴필레이션'? 고도원의 메일을 받아 본 적 있는지. 그걸 조금 더 길게 늘어놓은 형식.
이 책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삶의 '진리', '단면', '지혜'... 여러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겠지.
책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확연히 다를 것 같다. 분명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도 있을거고.
그래서 난 이 책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동생에게 주려고 한다.
나? 는... 책 살 때부터 긴가민가 하긴 했는데. 역시나 난 이 책을 읽기엔 좀 늦은 거 같다.
읽는 동안 계속 '뭔가 당연한 말들을 늘어놓고 있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실 분명 나도 어릴 적엔 계속 고민했던 생각들이고, 답을 찾아 헤매었던 것들인데,
막상 경험으로 알고 나니 이젠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당연한 걸 가지고 뭘 그래~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공지영씨 딸 위녕처럼 실제 스무 살 때, 미처 알기 전에 이 책을 받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정원. 이 책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당신의 경험이 부러워 :-)
나도 어서 다음 책으로 gogo-*
붐비지 않는 수영장에서 오리발을 끼고 돌핀킥을 하면서 물 위로 날아오르고 싶다
그리고 물 속으로 다시 다이빙해 들어가면서 양 손으로 물을 잡아당기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지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슬로프에서 직활강해 내려오는 것도 좋아. 실크로드 슬로프는 정말 좋았는데.
경험은 무서운 것. 눈과 물은 내 위안이자 안식처였는데, 둘 다 가까이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다음의 위안은 미드. 집에 오니 케이블이 있어서 좋다. OCN, On Style, FOX... 최고야.
sunsubs
2008/08/12 17:22
2008/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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