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 2013/05/18 23:10

응급실에서 제일 싫은 환자 - 술 먹고 온 경우.
술 취한 환자에겐 뭐라도 물어보면 필요한 대답은 안 하고 횡설수설하거나,
어디가 아프냐고 질문하면 자긴 지금 술 취해서 아픈 곳이 아무데도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_+
아니 그럼 도대체 아픈 곳이 없는데 응급실엔 왜 왔느냐는 말이지....
혹은 차트에 채워넣어야 하는 "음주력"을 물어보면 매일 소주 서너병씩 먹는다고 자랑(?) 하는 사람도 있다 'ㅡ'
지금도 술 좀 마시고 왔어요.... 좀? 조금?? 진짜???

제일 답답한 경우 - 과거력 조사가 안 되는 환자.
최악의 경우 반쯤 혼수상태의 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의뢰서 한 장 없이 갑자기 전원되어 와서
환자한테도 물어볼 수 없고 보호자가 없거나 있어도 같이 지내질 않아서
보호자에게도 과거력을 물어볼 수 없을 때... 노티하면 99% 욕먹는다. 과거력 제대로 안적었다고.
하지만 내가 무슨 용빼는 재주로 -_- 반쯤 정신나간 환자한테서 대답을 들을 수 있겠냐고.

짜증나는 경우는... 예전에 이 병원 온 적 있으니 그거 찾아봐라. 하는 말 듣는 경우.
나도 그거 좀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우리 병원은 EMR이 없어서 일일이 찾아보기 힘들다고 아무리 설명해줘도
환자들은 막무가내로 예전 기록 찾아보지도 않고 똑같은 거 물어본다고 싫어한다
아... 난 레지던트는 꼭 EMR 되는 병원에서 할 거다, 꼭....

낼 모레 또 응급실 당직이다. 잠이나 자야지. 졸려 =_=

2013/05/18 23:10 2013/05/1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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