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들이 :: 2008/02/27 21:18

- 개강하기 전에 나들이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더니, 한 번 더 했다. 사실 난 나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부모님이 그렇게 생각하라고 하시니, 그렇다고 하지 뭐. 난 아무리 생각해도 삽질처럼 느껴져. 이건 삽질이야 삽질;

- 오늘 오후에 분당에 외래가 있었다. 난 10분 진료 받자고 왕복 10시간 차 타는 고생 하기가 지긋지긋하게 지겹고 싫어서 그냥 오늘 짐 싸서 서울 올라가서 개강 때까지 서울에 있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예상치 못하게도 아빠가 너무 서운해하셨다. 오늘 휴가 내서 병원까지 태워다 주실테니 토요일까지 집에 있다가 가라고 하셨다... 난 남들이 뭐라 해도 내 갈 길 맘대로 가는 스타일이지만, 울 아버지 앞에서는 맘이 약해진다 에휴 ㅠ_ㅠ

- 오랜만에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셨다. 순천에 내려오니 아메리카노 마실 기회가 없어서 원. 우리집에 남아있던 맥심 커피믹스 내가 다 해치워버렸다. 난 커피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거보단 마신 뒤에 느껴지는 그 각성 효과가 사랑스럽다--*

- 그렇다고 낼름 아빠만 운전하시게 내버려두고 난 옆에서 놀고먹기가 죄송스러워서 오는 길에는 내가 운전을 하긴 했는데... 초보운전, 분당에서 순천까지 다섯시간 운전하면서 아빠랑 신나게 수다떨다가 세 번쯤 차 갖다 박을 뻔 했다;; 과연 아빠를 도운건지 아닌건지.

- 오는 길에 야간운전하는데 오늘 안경 대신 RGP 렌즈를 끼고 갔더니 빛이 번져 보여서 운전하기가 힘들었다. 계속 렌즈를 잃어버리는통에 자금이 딸려서;; 좀 싼 걸 샀더니... 확실히 그 전에 쓰던 것보다 빛이 더 번져 보인다. 에이. 다음엔 더 좋은 거 사야지.

- 개강이 코 앞으로 다가오긴 했는데... 당사자는 별 감흥이 없건만 주변에서 다들 걱정(?)해준다. 일찍 일어날 수 있겠냐는둥 공부해야하지 않겠냐는 등등... 난 별 생각 없는데 말이지. 그냥 다음 주 월요일 아침부터 7시에 일어나면 되는거잖아? 공부야 다음 주 아침에 수업 들어가면 시작하는 거고. 난 내 적응력을 믿는다. 누군가 내게 말했듯 지구 반대편에 던져놔도 알아서 살아 돌아올 거라고 했던 내 생존력....;;;;;

- 사실 내 관심사는 조금 더 실제적인 곳에 있다. 내가 수강신청한 다음 학기 선택과목이 널럴할까? 학점은 잘 주려나? ICM 병원 선생님이 편하게 잘 해주시려나? PBL 교수님 잘못 걸려서 한 분기 동안 빡세게 돌리면 어떡하지? 같은 거. 뭐 이런 거도 내가 걱정한다고 달라질 일도 아니고; 그냥 그런 거지.

- 이런 와중에 난 노트북 하드랑 외장하드랑 DVD 정리하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DVD를 발견하고 두 번 본 다음에 ER을 다운받다 말던 걸 보고서는 그걸 DVD로 정리하다가 하드에서 커피프린스를 찾아서 한 편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밌어서 이걸 끝까지 볼까말까 고민하고 있다... 방학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이게 무슨 짓인지;

- 다음 방학부터는 순천에 내려오는 거 좀 고민해 봐야겠다. 아무리 엄마 아빠가 원하신다고는 해도. 딱히 다닐만한 학원도 없고 가까운 곳에 스포츠센터도 없고 할 일도 없고 뭔가 지루함의 극치... 그만큼 제대로 놀 수는 있지만.

- 이번 방학. 학교 동아리 방해 안 받고 정말 편하게 잘 놀았다! (병원만 방해 안 해 줬으면 더 좋았으련만. -_+)

- 요즘 자꾸 내 블로그에 글 쓰는거 의식된다. 소심해져.
뭔가 어떤 누군가가 내 글을 볼 것 같은데 뭔가 보여주기는 부끄럽다고 해야하나 -_-;; 뭐지? 나 답지 않아.

2008/02/27 21:18 2008/02/2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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