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골에서. :: 2005/11/19 18:14

2004. 12. 16

세불안수인가
(世不安秀人哥)

- 세상에 편안히 안주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

往鏃骨裸 왕족골라 : 가끔은 날카로움과 강함을 버리고
嫩愛髮拿 눈에발나(라) : 여리 사랑 한 조각을 잡아본다
罹煩猜險 이번시험 : 근심과 번뇌, 두려움과 위태로움은
汐洗粹來 석세수내 : 조수에 씻겨 사라지고 순수함이 오는구나

* 작품해설

본 작품은 우수한 재능을 타고났으되 재능의 연마에만 집착한 나머지 사랑과 순수함을 잃어 세상 속에 편안히 안주하지 못하는 ‘세불안수인’을 위해 지어진 노래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날카로운 지성이나 성공이 아니라, 순수하고 여린 사랑임을 강조하고 있는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그저 소리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읽는 이에게 무언가 모를 안도감과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데에 있다.

특히 후반부의 두 구절 ‘이번시험 석세수내’는 비단 ‘세불안수인’ 뿐 아니라 당시 큰 뜻을 품고 살아가던 의대생(醫大生 : 뜻이 큰 사람) 모두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명구로 알려져 있다. ‘세불안수인가’의 작자는 아쉽게도 알려져 있지 않으나 다행스럽게도 그의 호는 알려져 있는데 이는 마굴이(嗎倔悝 : 입신양명을 꾸짖고 비웃다)이다. 훗날 그의 뜻을 따르는 이들을 마구리라 칭한 것은 위와 같은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불안수인가’가 사회에 던진 문제 의식은 후에 이 작품의 작자와 뜻을 같이 하는 마구리와, 사랑의 불필요함을 주장하는 애이수(愛泥秀 : 사랑이 재능을 흐린다) 집단간의 첨예한 대립을 유발하기도 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에도, 당시 마구리의 뜻을 따르는 이들은 삶이 힘들어질 때 소리내어 ‘세불안수인가’를 흥얼거린다고 한다...... “왕족골라...... 눈애발라..... 이번시험..... 석세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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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SBS를 보다 말고 혼자 아랫골에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식당 입구에 있는 조그마한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캐롤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침이라 한산하고 조용한 식당. 그리고 조그마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깜박이는 꼬마전구... 갑자기 서글퍼졌다.

크리스마스도 얼마 안 남았는데 아직 전혀 그런 설레임이나 들뜬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나름대로 성탄절인데 가족들은 아스라히 멀리 떨어져 있고, 이 아침부터 혼자 무슨 청승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냥, 뭔가 쓸쓸하고 처량했던 아침.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요즘은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새삼스레 왜 이런거야. 떨어져서 산 지 벌써 6년이 넘어 가는데. 정이 부족한가??

2005/11/19 18:14 2005/11/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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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AIDA :: 2005/11/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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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메이트 영진씨와 함께.

공연 예약할때 완전 정신이 없어서 삽질을 거듭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ㅡㅜ
어찌어찌해서 전에 옥주현씨 나오는 공연 맨앞줄 예약했다면서 좋아해놓구
막상 공연 전날 까맣게 잊어먹고 있다가... 엄마의 전화로 깨달았던....;;

디즈니에서 만든 뮤지컬을 좋아한다. 스토리야 뻔하겠지만 볼거리가 무지 많음.
무대장치를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는 생각만 계속 들고. 의상도 분장도.
S석을 예약했었는데 막상 어중간한 R석보다 훨씬 더 좋은 위치였다. 맨 앞줄.
가까이에서 본 옥주현은 그닥 연예인다운 분위기를 풍기진 않았지만, 노래만큼은 최고였다.
음. 멋졌다. 단 노래할때만...

2005/11/17 20:55 2005/11/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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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마요네즈 주먹밥 :: 2005/11/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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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진이랑 애영이랑 롯데월드 가던 날, 점심용으로 싸가지고 간 참치마요네즈 주먹밥.
경진과 애영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후후 ^^V

아주 그럴싸해 보이는 외모를 가졌지만, 사실 만드는 방법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밥은 김밥용으로 꼬들꼬들하게 짓고, 참기름 간장 깨소금 등등으로 간을 해준다.
거기에 김가루 야채 등등을 넣어서 섞어주고... 귀찮아서 후리가케로 대체
참치캔을 마요네즈와 섞어 주먹밥 만들 때 안에 넣어주면 끝.
위에 당근장식은 시간이 남아서 한번 만들어봤다. 당근 안좋아해서 항상 이런데다가 쓴다 -_-;

참치마요네즈는 끼니 만들기 귀찮을때 밥반찬으로 딱 좋다.
영양학적으로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짭잘해서 내 입맛에 딱!

2005/11/17 20:21 2005/11/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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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세 자매 :: 2005/11/1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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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 잃어버린 시간. 극단 서울공장
대학로 게릴라 극장 2005. 1. 7.

오랜만에 관극엘 갔다.
그동안 뭐 하는것도 없이 계속 이런저런 일에 치어서
2학기 내내 관극 한번 못가다가... 오랜만에 연극 보니 좋았다 ^^

이 연극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무대.
무대가 너무 예뻐서 한 컷 찍었다 (찍어도 되는거지?ㅋ)
전체적으로 은은하게 비치는 파란색 조명,
시대적 배경에 꽤나 잘 어울리는 이런저런 소품들,
포켓은 무대 양 옆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중앙의 포켓,
옷+커튼을 합친듯한 걸로 포켓과 무대를 구분지어서
배우들이 무대를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만들었다.
처음엔 신기하다고 생각했지만, 단점도 있는 듯.
배우들이 막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니까 좀 산만했다;

포켓 뒤 조명탑 아래로 보이는 커다란 옷.
공연 내내 딱 한 번 등장하지만,
심지어 암전 중에도 맨 마지막으로 라이트가 꺼질 정도로
꽤나 큰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던.
극의 마지막에서 하진의 부인이 저 옷을 내릴 때,
연극의 흐름은 극에 달한다.

그닥 눈에 띄는 배우는 없었지만,
두 남자 배우들의 일인 다역이 인상적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의상이랑 분장이랑 바꾼거지? ㅋ
각각의 캐릭터도 꽤 또렷하게 잘 구분됐고...

솔직히 연기는 그저 그랬다. 프로 배우들이니 발성은 잘 되지만
발음은 좀;; 특히 미순하고 하진은 발음이 계속 뭉게져서 -0-;
게다가 이 연극은 안톤 체홉의 대본이라는 태생적 약점을...ㅎㅎ
아직까지 체홉 대본이 재밌다는 사람 한 명도 못봤다.
가볍게 즐기기에는 넘 우울하고 심오한 내용이지 ^^;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후배들도 반 이상이 지루했다고;;;

배우들의 연기보다도, 무대랑 소품이랑 조명이랑 음향이랑
그런게 더 눈에 많이 들어왔다.
처음 느낀 건 배우들의 의상. 자세히 눈여겨 본 사람 있는지?
미순 미영 미란 세 자매들은 회색 톤의 고전적 양장 드레스.
하진은 개화기 혹은 1950, 60년대에 입었을 듯한 의상.
갈색 누빔조끼. 세 자매들과는 달리 약간의 색깔이 들어가 있다.
반면 하진의 아내인 귀덕의 옷과 소품들은 온통 빨간색이다.

세 자매들은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과거에 젖어 있으며,
귀덕은 변화하는 시대조류에 빠르게 적응하는, 현대를 뜻한다.
그 사이를 잇는 동시에 그 자신조차 갈등에 빠져버린 하진.

그리고 옛 러시아풍 제복에 현대식 초록색 수술모를 쓰고
누렇게 바랜 신문조각의 엉터리 의료지식을 읽는 군의관.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조명과 음향과 배우들의 척척 들어맞는 타이밍.
특히 사진찍을 때가 압권이었다.
사진 찍는 그 짧은 순간의 찰나,
카메라의 음향효과, 조명의 변화, 배우의 움직임과 무대 위치가
정말 정확하게 일치했다. 우와 대단해 +.+
극의 뒷부분에서는 미란이 독사진을 찍는 장면도 나오는데
조명이 미란의 약간 뒷부분에 있던 배우에게는 전혀 안가고
딱 미란만 정확하게 비췄다. 정말 아주 약간의 거리 차이였는데...

참, 이 사진에 있는 무대 앞쪽의
ㄴ____」이 부분 - 누런 신문지로 막 싸여 있는 곳- 은
바닥에 깔린 레일과 연결되서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꽤 신기했다. 무대 양 옆 벽이 움직이거나 회전하는 건 많이 봤는데
이렇게 무대 앞 경계를 움직이는 건, 꽤 신선한 발상이다 ^^

2005/11/16 21:19 2005/11/1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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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diving in interaken :: 2005/11/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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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1. 14 작성

답답할 때 이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하늘에서 네 활개를 활짝 열고 둥근 무지개를 지나가며 점점 가깝게 다가오던
그 호수와 그 들판과 그 산맥들 그리고 파란 하늘이 떠오른다
낙하산을 펴고 바람의 힘을 느끼며 천천히 내려오던 그 2분여 시간보다
그 전에 온몸으로 공기를 맞으며 무중력을 짜릿하게 느끼던 30초의 짧은 시간이 더 뇌리에 남았다
디카를 안가지고 올라가서 낙하하는 동안 사진을 못 찍은게 너무 아쉽다
같이 낙하한 다이버 말 무시하고 그냥 디카 들고 올라갈걸 ^^;
캐녀닝이랑 스카이다이빙 중에 고민했었는데 잘 한 선택이었다. 그래도 캐녀닝도 기회 있으면 해보고프다.

... 지난 사진들을 뒤적이다가 이걸 발견했다.
날씨가 계속 안좋아서 취소되기를 몇 차례,
인터라켄 떠나기 몇 시간 직전에 날씨가 극적으로 개서
운 좋게도 스카이다이빙을 해보고 떠날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점프하기 전의 그 설레임과 두려움
만 피트가 넘는 상공에서 자유낙하할때의 느낌
툰 호수 위에서 두 개의 둥근 무지개를 통과하며 땅에 안기는 기분
... 절대, 절대로 잊지 못할거다

2005/11/16 20:19 2005/11/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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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가는 길 :: 2005/11/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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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안에서 내가 제일 걷기 좋아하는 길.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길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고
차가 들어올 수 없도록 입구를 막아 놔서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즐길 수 있다.

봄에 싱그런 새싹이 연둣빛으로 돋을 때,
여름에 막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나면서 반짝거리는 초록빛,
가을엔 스쳐가는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정말 멋지다. 사계절 내내...

겨울에 어떤지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번에 서울에서 처음 맞는 겨울. 기대된다. ^-^
(...근데, 서울 무지무지하게 춥다 ㅡㅜ 따뜻한 남쪽 나라랑은 달라;)

2005/11/16 20:16 2005/11/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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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회 공연 첫연습날 뒷풀이에서 :: 2005/11/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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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 예원이와 함께.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를 하고 있는 사진 속 내가 너무도 낯설어서 싸이에서 다시 퍼왔다.

2005/11/16 20:14 2005/11/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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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위에서 아슬아슬 :: 2005/11/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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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난하게 조명 들고 올라갔지만
이내 플러그를 꽂기 위해 콘센트 쪽으로 몸이 향하면서
거의 나무타는 원숭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저건 또 언제 찍었다니

2005/11/16 20:13 2005/11/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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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바 설치를 끝낸 조명팀 :: 2005/11/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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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삽질을 포함해 이틀 or 3일밤을 무악에서 지새우게 만들었던 그 조명바
태어나서 본 사다리 중에 제일 크고 무식하게 생긴 걸 타고서 공중으로 올라가 조명을 단다
원래 스릴있는 거 즐기는 성격이라 별로 무섭진 않았고 나름 재밌었는데
다만 밑에 있는 사람들이 날 보고 안심이 안돼서 많이 무서웠겠지 ^^

두번째 사진은 밤샘 작업을 마친 뒤 찍은 조명팀 기념 사진
정표 말로는 그때 "조용한 가족"의 티저 포스터 컨셉으로 찍었다고 한다
역시 조명빨을 받으니 사진이 매우 분위기있어 보인다...

2005/11/16 20:07 2005/11/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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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2 - 출발전 워크캠프 워크샵 참가 :: 2005/11/16 03:08


2004. 5. 2
1박 2일간의 IWO workshop이 끝났다.
다른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맺을 수 있어서 기뻤다. 더불어 삶의 원동력을 다시 되찾았다. 처음엔 캠프 가기 싫어서 많이 투덜거렸었는데...
금요일 밤을 찜질방에서 보내고 토요일 아침에 혜갱이와 기숙사에 들어와 잠깐 누웠다. 목동 아울렛에 가자는 것도 마다하고 계속 자다가 일어나니 2시 10분. 졸음에 겨워서 ‘이 황금같은 주말을 꼭 워크샵에 소비해야만 할까’하는 회의가 계속 들었다. 아마 지난 겨울의 청슈아 캠프가 계속 떠올라서 더 가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척이나 빡빡한 일정으로 사람들을 극한으로 내몰았던 그 문제의 캠프.
그치만, 도착해서 다른 워크캠프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런 생각은 슬금슬금 사라지고... 그냥 토요일 밤에 핑계대고 먼저 떠나려 했던 생각도 싹 달아났다. 오히려 혜갱이를 먼저 보내기까지 했으니. 일요일 밤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과외하러 가야 했고, 당장 내일까지 내야 하는 현미경사진 4개 + further study가 첨가된 발생 실험 레포트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 주말엔 많은 걸 얻어서 정말 뿌듯하다.



작년 봄 여름엔 정말 열정적으로 살았다.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세계 여행의 첫 발걸음인 유럽 여행을 떠난다는 설레임에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 추진력으로 끌고 나갔었다. 3시간짜리 과외를 세 개나 뛰었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했다. 물론 그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한 번에 3시간짜리라 하루에 2개 이상을 갈 수 없었고, 일주일에 두 번 가야 했으므로 결국 7일 중 6일을 과외에 반납해야 했으며 중간고사 기말고사 유기시험 등등으로 빼먹은 걸 보충하노라면 결국 일주일 내내 과외를 갔었다. 처음엔 여행 경비를 마련한다는 약간은 불순한 생각에 시작했지만 결국 난 가르쳐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다. 동휘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스스로 뿌듯하기도 부끄럽기도 했고 뺀질뺀질 로운이랑 함께 있을 때는 예전에 영어선생님께 유난히도 뺀질거렸던 내 자신이 생각나 웃기도 하고... 마지막 한 명 여학생은 아쉽게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스스로 공부하길 좋아하고 지적 호기심도 많던 성실한 착한 아이였는데 꼭 내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정이 많이 갔었다. 여행 가는 바람에 중간에 그만둬 잘 해 주지 못해 아쉽지만.
        
1차적 문제인 돈은 이렇게 해결됐지만 여행가는 데 이거 말고도 필요한 게 그렇게 많을줄이야. 그래도 하나하나 하다 보니 준비는 갖춰져 갔다. 여행사에 맡기는 수동적인 여행은 절대 싫다는 생각에 여권도 직접 구청가서 만들고 일본 비자도 받고 호텔팩 대신 여행사 가이드랑 혜갱이랑 상의하면서 루트도 짜고 이메일 보내서 유스호스텔에 예약도 잡고... 처음에 예약 잡는 이메일 보내면서 영어 때문에 긴장했던 기억이 새삼스레 나네.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니었는데 그 때는 왜 그래 어렵게 느껴지던지.

2005/11/16 03:08 2005/11/1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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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1. 1 화요일 - 여행을 정리하면서... :: 2005/11/16 03:06

2005. 11. 1 화요일
구두 상자에 넣어두었던 작년 여름 유럽여행의 흔적들을 다시 꺼내본다
지도와 유레일패스, 일기장, 여행일정과 생각을 적어놓은 작은 수첩, 여러 종이들.
Oxford에서 샀던 49p짜리 작은 수첩을 꺼내드니 여행의 향기가 솔솔 묻어난다
가장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 수첩의 뒷부분에 있는 여러 낙서들
지금 봐도 이해하기 힘든 이탈리아어를 정성껏 적어준 Mariko
야간고속버스 타는곳 못찾을까봐 한글로 일어를 발음해 보내준 카오리언니
카오리언니네 엄마께서 열심히 설명해 주셨던 일본식 계란찜 만드는 방법
그리고 다른 여러 사람들의 가지가지 연락처...
아. 난 건물과 풍경과 박물관들을 보러 여행간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기록들이 새록새록 묻어나면서 그리움이 물밀듯 밀려온다

이제 그동안 밀려두었던 일기장을 다시 정리해야겠다

2005/11/16 03:06 2005/11/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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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과 함께 :: 2005/11/1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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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 1학년 가을, 동주와 63빌딩 수족관 놀러갔다가 찍힌 사진.
사진첩 정리하다가 발견했는데, 지금 보니까 딴 사람같다.
앞머리가 없으니까 저렇게 달라보이는구나.
아... 왠지 피부가 저때 더 뽀샤시해 보여서 안타깝다; 지금은 아닌데..ㅜㅠ

2005/11/16 01:23 2005/11/16 01:23
  • 혜갱 | 2007/04/17 23: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녀석아~
    저땐 저땐 우린 스물한살 이었단 말이다!!

  • 선영 | 2007/04/18 00: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러게. 스물한살. 좋은 시절이지;; 그때부터 오늘까지 4년동안 난 뭘 했을까??

  • 선영 | 2007/04/18 21: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이랑 저때랑 너무 다르게 느껴져서 안타까워요 -0-
    근데 희원샘 새벽 2시까지 안 주무시고...ㅎㅎ

  • 혜갱 | 2007/04/19 00: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마 저 도마뱀들은 이상한 피부병 같은것에 걸려서 하늘나라에 갔을지 몰라.
    그에 비하면 우린 건재한 거라구!
    우리는 다시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거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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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커피빈 :: 2005/11/15 23:25



엘리가 날 처음 커피빈에 입문시켜준 날.
안경 쓰면 이런 모습이구나...
좀 많이 다르긴 하네 ㅎㅎ

ps - 어제 렌즈 잃어버려서 대략 난감 ㅜㅠ
소프트 쓸 때는 거의 안잃어버렸는데, RGP로 바꾼 뒤로 거의 소모품처럼 생각될 정도다
빨리 다시 찾아내야 해...emoticon_17

2005/11/15 23:25 2005/11/1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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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때 필요한 물품 리스트 :: 2005/11/15 23:19



1. 전자사전
- 원서를 읽기 위한 필수품.
사실 그나마도 찾기 귀찮아서
정말 필수적인 단어 아니면 안 찾는다

2. 핸드폰
- 거의 알람 대용. 그러나 제시간에 일어난 적 별로 없음
가끔 시험범위나 모르는 거 물어보기 위해 문자 날리는 용도.
승진, 준휘, 경진에게는 거의 물어보는 문자가 오고
그럼 나는 성화나 시루에게 다시 물어보는 문자를 날린다 -_+;

3. MP3P
- 음악이라도 자주 들어줘야 공부할 힘이 난다
학교와 기숙사를 오갈 때 제일 유용하게 쓰인다
(남들은 프린트 들고 걸어다니면서 외우던데 쩝-*)

4. 맥스웰하우스 헤이즐넛
- 티백형으로 된 원두커피.
프림과 설탕이 없어 너무 좋다. 완전 매니아.
벌써 몇 개째 사다먹는지 모르겠다
다만 카페인이 좀 부족한 거 같아 그게 흠이다
역시 잠깨는데는 빨간색 맥심 커피믹스가 최고 -0-

5. 립톤 홍차
- 가끔 우유랑 꿀 섞어서 밀크티 만들어먹으면 맛있다
잠깨는데는 별반 도움 안 됨. 오히려 잠이 더 올때도;;

6. 박카스, 코카스, 타우스 류
카페인이 들어 있어 커피를 못마실 때 대용으로.
한때 박카스 엄청 좋아했지만 요즘은 한풀 꺾였다
코카스는 이슬샘에서 파는... 박카스 아류작.
들리는 소문에는 슈퍼에서 팔기 위해 카페인을 뺀 제품이라는데..
맛은 역시 오리지널이 최고다

7. 제산제
아침에 눈 뜰 때나 밤 샐 때 필수품
가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제산제를 먹는 미련한 짓을 하기도 한다
이 사진에 있는 거하고 오렌지색 겔포스가 젤 맛있다
오렌지나 귤 비슷한 향이 난다ㅋ

8. 햇반 + 햇반죽
모르고 안 넣었네.
기숙사에서 끼니 때울 때 유용.
참고로 햇반죽 중에서는 오차즈케죽하고 가쓰오김죽이 젤 맛나다

좋아 커피 한잔만 더 마시고 다시 책 봐야지... ㅎㅎ

2005/11/15 23:19 2005/11/1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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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04, 2년의 예과생활 :: 2005/11/15 23:16



처음에 입학했을 땐 그저 신났고,
1학년 새내기 땐 새로운 것들에 신기해하며
엠티도 아카라카도 연고전도 모두 즐거운 추억들로 남았고..
생전 처음 보는 캠벨 생물학책 원서 읽으면서 힘겨워했었는데ㅋ
그러나 일년 뒤, 그거보다 훨씬 더 많은 영문판 원서와
수많은 전공과목에 치여 허덕이며 보냈던 2학년...^^
(특히 나에게 있어 3차시험 유기화학은 제일 무서운 과목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던, 그토록 하고 싶었던 수많은 일들을
지난 2년간 정말 신나게 할 수 있어서 행복했으며
우리 과 사람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좋은 이들과 함께 해서
세월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꽤나 행복했던,
그런 길고도 짧은 예과 2년.
며칠 전 시험이 이젠 정말 마지막이었구나.
사실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어느 날 행복한 꿈을 꾼 뒤 깨고 일어나 어리둥절해하듯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다시 현실로 느껴지는
그런, 아슬아슬하고 아쉽고 행복했던 느낌.

힘겨웠지만 즐거웠던 예과, 이제는 안녕...

2005/11/15 23:16 2005/11/1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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