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랑 시루랑 나랑, 셋이서. :: 2007/05/20 01:32

성화랑 연시루랑 나랑 셋이 오랜만에 모였다
정원이랑 성연이도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비.
예과 땐 같이 재밌게 몰려다녔는데 본과 와서 다 흩어졌다
나는 1학년 시루는 2학년 성화는 3학년. 골고루 다 있구나;;

"많이 변했네~" 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셋 다 그대로다
슬프게도 남자친구 없는 것도 그대로다; 그나마 소개팅 잡힌 모모씨는 다행이고.
뭐하고 지냈냐는 질문에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나 그동안 뭐했지? 나도 잘 모르겠다
겨울은 소리소문 없이 지나가고 정신차려 보니 3월이고 좀 놀다보니 5월이네.

학교 이야기중에 단연 젤 재밌는건 실습 도는 이야기랑 커플들의 변천사 이야기다
성화의 엄청난 내공으로 pulmo와 infection 사이에서 운좋게 방치(?)된 이야기도 듣고
영어로 해야 하는 저널 발표들 때문에 가끔 꽤나 걱정한다는 말도 하고
그동안 말리그들한테 당한 것들 말하면서 마음 좀 달래고
(자신의 숙제를 학생에게 대신 시켰다던 - 그것도 당일치기로 - 예현이의 경험은 듣는 나조차 안돼보였다
 기껏 해갔더니 이렇게 영어가 많이 들어가게 하면 어떡하느냐는 핀잔도 들었다지;;; )

극회 사람들이 내 행방에 대해서 궁금해한다는 소식을 시루가 해줬다
오랜만에 극회 홈피 가봤는데 여전하다. 산만하고 정신없고 관극 공지들과 함께 사조직들이 생기고 사라지고...
권인규선배님 이번에 결혼하시고 같은 날 진영선배랑 경운언니도 결혼한다기에
경운언니 결혼식 가보려 했는데 - 동문회관이라서 - 한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
내가 여섯달만에 나타나면 엄청난 질문 세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겠지...
안 그래도 내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온갖 추측들이 난무(?)한다던데.

셋이서 이야기하면서, 학교에서 나온 동안 내가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의대 밖의 사람들을 그 동안 계속 만나와서 그런지 내 전공을 보는 시각도 꽤 바뀐 거 같다
예전엔 학교 졸업하고 면허 따고 인턴에 레지로 임상을 가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전혀 의문도 갖지 않았는데
지금은 꼭 그 길 말고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된다
그리고 임상을 가기 싫다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그렇다고 기초로 갈 것도 아니면서.
내가 좋아했던 건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공부가 좋았던 거지, 임상이 좋았던 건 아니었다
그래서 카이스트에서 의대로 갑자기 진로를 전환했을 때 별로 거부감이 없었나보다
생물학이랑 의학이랑 어느 정도 겹치는 면이 있었으니까. 여전히 랩에 남아있는 건 싫지만.
전공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에서 벗어나 비판적인 면도 생겼다

고민은 하되, 거기서 끝내야지. 어차피 시간이 흘러간 뒤 적절한 시기가 와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을테니.

아까 점심 먹고 커피빈에서 수다떠는데 차이라떼랑 아메리카노중에 고민하다 아메리카노 시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뭔가 싱거워서 더블샷으로 했는데 문제는... 좀 지나니 속이 꽤나 아프다는 거
이거 정말 평생 속썩일 거 같다. 거실 어딘가를 뒤져보면 약이 나오긴 할 텐데 귀찮아서 몸으로 때웠다.
병원은 가기 싫고 - 신촌에 피부과 성형외과는 널렸어도 내과 같은 건 거의 없다 - 시간이 해결해주려나.
건강했던 식습관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요즘 다시 맵고 짜고 달고 카페인 섞인 것만 찾는다.
정원이 말처럼. 먹는 건 감정하고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그 연관성을 끊으면 되겠지만. 말이야 쉽지;

2007/05/20 01:32 2007/05/20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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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스파이더맨3 :: 2007/05/1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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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서 이 영화 별로라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봐서 그닥 기대도 안 했다. 오히려 영화 시작하기 전에 광고로 나오는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Pirates Of The Caribbean : At World's End)가 더 기대됐다. CSI 시리즈와 저번 겨울에 영화 데자뷰를 만들었던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이 만들었고 조니 뎁과 올랜도 블룸이 나온다는 그 영화. 이미 그거에 마음을 뺏겨버렸는데 아무리 거미가 빨갛고 파란 화려한 껍질을 쓰고 있어도 눈길이 가겠어...

  나한테는, 이 영화가 Supernatural과 Superman과 Prison Break와 HIT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다. '더 보기' 클릭하면 나온다.

더 보기..


  뉴욕이 배경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유럽의 도시들처럼 그곳도 과거와 현재의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고 미래의 문화들이 태어나고 있는 게 느껴진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 곳. 모마(The Museum Of Modern Art)도 가보고 싶다. 현정이 홈피에서 보고 알았다. 게르니카와 수련 시리즈가 거기에 있었구나. 제은언니가 저번 여름에 갔다와서 좋았다고 하던데.

  그나저나. 피터가 살던 그 방, 체코 프라하에 있을 때 잤던 유스호스텔 방이랑 비슷한 이미지였다. 거기 예약할 때는 그렇게 심한 곳인줄 전혀 몰랐는데... 막상 도착해서 그 가방 끌고 헤매다 헤매다 도착했을 땐 너무 지쳐서 불평할 기운도 없었다. 우리보다 먼저 온 두 남녀는 낮이었는데 아주 기본적인 옷차림;으로 자고 있었고. 건물도 방도 창문들도 오래되고 낡았던 곳.

  스파이더맨4도 나올까? 확실한 건, 이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스토리는 탄탄해지기 힘들다는 거. 이번 편도 결국 스파이더맨이 계속계속 등장하는 다양한 특징들을 가진 악역들을 물리치는 걸로 이야기를 채워나갔는데( + 매리제인과의 관계도 좀 나오긴 하지만) 결국 다음 편도 좀 더 색다른 악역들을 등장시키는 거 말고는 다른 게 없을 거 같다. 아님 반대로 스파이더맨을 죽이고 새로 다른 거미를 만들어버려?!

2007/05/19 00:57 2007/05/19 00:57
  • 기묜종 | 2007/05/20 02: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도 거미맨3보고 약간 실망했는데... 재밌긴 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어.
    토비가 조지랑 닮았다니!!! 토비가 오백배는 더 잘생기고 귀엽다구! 조지는 좀더 찐따같달까.. ㅋㅋ
    스파이더맨4도 나올거래. 토비가 주연할 지는 아직 모르고.. 줄거리 상의 문제는 만화가 원작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듯... ㅠ 어쨌든 전체적으로 산만했던 3편은 나도 실망이었어.

  • 선영 | 2007/05/20 15: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흐흐 물론 조지보다야 토비가 백번 낫지! 조지네 커플은 둘 다 좀 너무 특이해서리;
    스파이더맨4가 나오면... 토비가 또 거미 하지 않을까? 123편 다 했는데 4편이라고 안할까...;;;
    사실 스파이더맨 덕분에 많이 유명해졌지 뭐. 나머지 TV 출연작 같은 건 대부분 잠깐 출연이던데.
    캐리비안이랑 슈렉 개봉하면 그거나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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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춘천으로 나들이. :: 2007/05/19 00:35

하나언니랑 성식오빠랑 치훈오빠랑 넷이서 일주일 전부터 계속 고민했다. 이번 금요일에 어딜 갈지.
처음엔 내 의견대로! 성식오빠네 앞마당인 에버랜드를 가기로 했었지만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 때문에 오늘 아침 하나언니의 차에 넷이 탄 상태에서 의논을 거듭했다
하필이면 기상청 예보도 참 애매했다. 비는 5-10 mm 올거고 비올 확률이 40% 였던가?
에버랜드에 전화까지 해서 오늘 개장하냐고 물어봤다;
개장하지만 비 많이 오면 문 닫는다는 너무나 교과서적인 대답...

춘천에 가서 닭갈비를 먹고 강촌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가는 동안 날씨가 흐리기만 하고 비는 별로 안 왔다
날씨가 이렇게만 가준다면 오히려 놀기에는 더 좋다 너무 덥지도 않고.

하나언니도 운전 잘하는데 성식오빠도 능숙하다.
거기에 길눈도 정말 밝다. 길치인 나로서는 그저 부러울 뿐.
셋이서 네비게이션을 당연하다는 듯 티비로 설정해두고 보면서 갔다
길이 좀 막혀서 두시간 약간 넘게 걸렸다

일단 닭갈비를 먹으러 갔는데... 원래 이런게 다 그렇듯이 한 골목 전체가 '원조' 간판을 달고 있다
재밌어서 좀 살펴봤는데 다들 KBS, MBC, SBS 출연은 기본이고 50년 원조, 55년 원조, 73년 원조까지 보였다
아니 그럼 내년에는 1년씩 더해서 간판을 바꾸는 거야? 게다가 73년 원조면 한국전쟁 이전부터 가게 문 연거야?!
사실 나주에 살 때 나주곰탕 식당들도 비슷한 간판들 달고 있는 걸 많이 봐서 이상하진 않았지만
이 중 어떤 집이 맛있는지 고르는거는 현지인이 아닌 뜨내기들에게는 로또 비슷하다
다행히 우리가 들어간 집은 맛도 괜찮았고 아줌마도 친절하셨다. 다만 거기서 시킨 막국수는 별로였다;

춘천에 왔다는 증거를 남겨야 된다며 조각공원으로 갔다
역시 거기 있는 조각들 앞에 서고 껴안고 매달리고... 이러면서 계속 디카로 찍어댔다
성식오빠 포즈랑 표정이 거의 극회인 수준이었다... 하나언니랑 나랑 너무 웃겨서 계속계속 웃었다
공원 옆에 있는 강(북한강일까? 잘 모르겠다;)에 보트타는 게 있길래 탈까 말까 이러다가 타기로 했다
오리보트 말고 노 젓는 보트가 있길래 둘씩 탔는데...

오빠들 둘이서 노를 젓는데 그게 보기만큼 쉬운 게 아니었다
성식오빠랑 하나언니가 탄 배는 그래도 잘 나가는데 나랑 치훈오빠 배는 속도가 잘 안 났다
그리고 이게 사람이 조금만 움직여도 막 무게중심이 흔들리면서 뒤집어질 거 같은 느낌이다
사실 다들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빠져도 별 문제는 아니지만;
넷 중에 수영 못하는 사람이 딱 한명 있었다 그리고 해군 출신이었다 그래서 내가 계속 물어보면서 놀려댔다
오빠 해군이면 처음에 들어가면 수영 가르쳐주지 않아요? 물었더니
 5 m 풀에서 구명조끼 입은채로 집어넣고 물에 뜨는 법만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렇구나;;
그럼 오빠 고무보트도 안 타봤어요? 여러 명이서 같이 노저으면서 타는거요. 안타봤어...
흠. 난 걸스카우트 하면서 초등학교 때 타본 거 같은데. 별로 도움도 안 되는 걸 왜 했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강을 돌면서 수다떨고 사진찍고 저녁밥걸고 내기도 하고 한참 노는데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막 쏟아졌다
다리 밑으로 비를 피하려는데 거기까지 가는 동안 비를 꽤나 많이 맞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좀 정상으로 돌아왔구나. 비를 맞는 게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이야 이 기분.
서울이었다면 산성비 생각에 좀 찝찝했겠지만, 여긴 춘천이고, 비도 시원하게 소나기처럼 왔다.
빗방울이 살에 닿는 느낌이 좋았고 수면에서 튕기는 소리와 느낌이 좋았고 비 특유의 향기가 좋았다

치훈오빠랑 나랑 자리를 바꿔서 내가 노를 좀 저어봤는데 보기보다 엄청 어려웠다
결국 좀 하다가 다시 오빠한테 넘겨줬다. 성식오빠가 요령을 가르쳐줬는데 머리랑 몸이 따로 놀아서...
방향조절이 맘대로 안되서 강가에서 낚시하는 아저씨들한테 몇 번 소리들었다;;;
오리보트보다 노보트가 훨씬 더 재밌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다음에 날씨 좋을때 한번 더 타봐야지.

비가 계속 와서 강촌에 자전거타러는 못 가고 춘천 시내로 가서 영화봤다
마침 프리머스가 있어서 스파이더맨3 봤는데 뭐. 그저 그랬다.
이게 어떻게 전국 상영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후. 우린 모이면 항상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고 이야기하다 늦게 헤어지지만
그만큼 넷이 같이 있으면 재밌고 좋다는 거니까.
그리고 늦으면 하나언니가 우리집까지 태워주셔서 감사하다. 오늘도 그랬고.
담번 모임에 맛있는 거라도 만들어갈까나.

2007/05/19 00:35 2007/05/19 00:35
  • Chihoon | 2007/06/25 22: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에서야 이글을 발견했군.... -_-

    난 공군을 갔어야 했어...

    그래야 최소한 하늘을 못 나는 거에 대한 질책은 안 받을 거 아냐...ㅋㅋ

    근데, 요즘 댓글이 안 달리던데 여긴 잘 되네... 쩝..

  • 선영 | 2007/06/26 21: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누가 하늘을 날아요 ㅋㅋ 그건 제가 할 일이에요 ㅎ
    요즘 제 글에 댓글 달리는 게 싫어서 제가 안 달리게 설정해 놨거든요. 옛날 글에는 달리지만.
    그냥 제 글을 제가 쓸 때 느끼던 그 감정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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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굿 닥터 : 행복한 수다 :: 2007/05/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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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굿 닥터-행복한 수다
2007. 5. 17 대학로 낙산 씨어터, 정원과.


  역시 네이버 카페에서 행사중이라서 15000원으로 둘이서 봤다. 확실히 난 아줌마 기질이 있다. 할인이나 쿠폰 같은 걸 너무 좋아한다. 예전에 정표가 나보고 쿠폰의 달인이라고 했었는데. 칭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계속 정신없이 웃었다. 그렇다고 해서 잘 만들어진 연극이라는 느낌은 안 들었지만 그거랑 별개로 웃긴 건 웃긴거다.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가서 기분 좋게 나올 수 있는 타입의 연극이다. 하지만 눈물나고 마음이 벅차오르고 감동받는 걸 기대하기는 무리다.

 옴니버스식의 연극은 처음인데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7개 이야기가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거. '행복한 수다'라는 거 빼고 공통점이 없는데 막상 난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 작가 닐 사이먼은 이름만 익숙하고 실제 대본을 읽어본적이 없는데, 이 사람이 안톤 체홉의 단편들에서 영감을 얻었다지. 안톤 체홉에 비하면야 훨씬 쉽고 재밌는 편이다.

  '늦은 행복' 에피소드에 나오는 배우가 지은 언니를 닮았었다. 게다가 역할도 할머니였다... 이반 역으로 나오는 남자 배우는 조주랑 정말 똑같았다. 연기까지도. 다만 말하는 내내 거의 똑같은 어조로 똑같은 크기로 단조롭게 말하는 게 좀 거슬렸다. 그 소중한 대사들을 그렇게 낭비하다니.

  암전때 나오는 배경음악이 너무도 익숙한데 막상 어떤 공연 때 썼던 건지 기억이 희미하다. 아마 윈부인거 같다. Brian Crain 음악도 가끔 흘러나왔다. 이런저런 연극 공연에서 막간음악이나 처음 시작때 많이 쓰이나보다. 요즘 MP3P에 넣어서 듣고 있는데 극회에서 연극하던 때가 생각나서 묘한 기분이 든다.

마지막에 작가 역할의 배우가 말한 것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현실에서는 성공과 거리가 먼 인생이 될지 몰라도, 내 자신은 진정으로 행복해질것만 같다. 어쩌면 무책임한 행동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그랬었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겹쳐질 때 그 사람은 인생을 잘 살수 있을거라고.

행복을 느끼기엔 이제 늦어버렸어. 사랑을 찾기엔 너무나 지쳐버렸지... 연극을 시작하는 노래.
가슴에 와 닿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2007/05/18 00:01 2007/05/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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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 2007/05/17 05:36

12시에 집을 나섰는데 분당 갔다가 다시 신촌에 도착하니 저녁 7시반이다 지쳐버렸다

검사 때문에 좀 일찍 출발하긴 했지만 7시간과 교통비 5200원과 병원비 57040원을 길바닥에 버릴 만큼

이 일이 가치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게다가 검사를 아침에 했어야 한다는 사실을 진료받으면서 알았다

내가 식전 검사 아니냐고 물었을 때 열라 거만한 태도로 "아무때나 해도 되요"라고 했던 외래 스테이션의 간호사

절대 잊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난다. 냅두자. 검사비 5만원만 날렸군

차라리 아침 9시에 왔다면 오후 외래 때까지 친구 불러서 밥먹고 영화나 하나 때렸을 거 아냐

시끌벅적한 자바커피에서 책 붙들고 시간 때우는데 정말 미치겠더라

이틀 전에 12시간동안 밤새 대화하면서 겨우 끌어올렸던 기분, 오늘 다시 다 망가졌다

데드라인은 얼마 안 남았고 할일은 쌓였고 시간은 부족하고 몸은 계속 피곤하고

중요한 일부터 하고 나머지는 버려야 한다는 걸 알지만 문제는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는 거

막상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에 시간을 다 빼앗기고 있다 맙소사

가치관의 문제다 요즘 가치관이 완전히 망가지다 보니 중요한 게 뭔지 헷갈린다

스트레스 받으면 카페인이 당길 수도 있다는 걸 오늘 느꼈다

자바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 다음 세븐일레븐에서 캔커피를 마신 다음

외래 끝나고 또 캔커피를 사서 서울 오는 버스에서 내내 물고 있다가

신촌에 와서 렌떼에서 관형이 만나면서 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마지막 걸 마시고 나니 피곤이 가시면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하지만 자바에서 시켰던 치즈케익은 반도 못 먹고 남겼다 신기했다

그닥 하는 일도 없는데 요즘 계속 살이 빠지고 있다

운동보다 편두통이 다이어트에 274.39280배 더 효과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관형이와 이야기하면서 하루빨리 이 나라를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학연수를 가려고 했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여행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여행을 한다고 하면 아무도 찬성하지 않겠지. 어학연수를 핑계로 한 여행을 가야겠다

정인혁선생님이 요즘 파란가운을 입고 다크템플러처럼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병리학 땡시를 테러내놔서 병리 레지던트가 교수한테 엄청 깨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본1의 시험이 좀 줄어들었다는 게 맘에 들었지만 해부 엑스트라는 더 늘어났다더라

고대 애들은 영어만 외우고 엑스트라 따위는 없다던데 아 고대로 갈 걸 그랬다

피비엘 숙제하면서 정형외과학책에서 팔신경얼기를 찾는데 그런 단어가 아예 없어서 초난감했다

대체 상완신경총을 팔신경얼기로 바꿔놓으면 어쩌란 말이냐 딴딴눈알은 또 뭐고

서울 오는 5500-1 버스에서 창가에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mp3p로 재즈를 듣는 게 꽤 기분이 좋았다

예전에 지현언니가 재즈를 좋아하던 게 이제 이해가 간다 언니가 보고 싶다

그동안 계속 고민하던거 오늘 집에 걸어오면서 결심했다

개강하면 바로 신촌 로컬로 병원 옮겨야지 학교 다니면서 그쪽으로 가는 건 절대 불가능이야

요즘 계속 바쁘고 고단하고 스트레스받고 제멋대로 자고 제멋대로 일어나니

마치 본1 생활하는거 같아서 가끔씩 섬뜩하다

집에 와서 미드를 틀어놓고 저녁을 먹었다 오늘 처음 먹는 밥인데 별로 배고프지도 않다

뭔가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먹는 건지도 모르겠다

효진이가 새로 밥을 해놨다 아무래도 밥은 나보다 효진이가 더 맛있게 잘하는 거 같다

미드가 없다면 아마 알콜 없이 사는게 불가능했을지도 몰라 그나마도 요즘은 하루 하나 보기도 힘들지만

고등학교때부터 내가 꿈꿨던 건 돈 잘벌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좋은 대학 가거나 이런게 아니라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거였다 수능봐서 대학가서 4년뒤에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평범하고는 거리가 먼 생활인거 같다

재수한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친구들은 다들 졸업해서 취직하거나 고시준비하는데

나는 아직 학생이고 그것도 졸업하려면 4년이나 남았다 아님 5년?

남들은 학생일때가 좋다 하지만 어차피 고생인거 돈 쓰면서 고생하는 거보단 돈을 버는 쪽이 낫겠지 싶다

사람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걸 알긴 하지만 가끔씩 절실하게 와닿는다

내가 처음 본1이 됐을때 얼굴도 이름도 낯선 두 학번 위 선배 몇 명이 같은 교실에 있는 걸 보고

한 학번도 아니고 두 학번 아래 애들이랑 적응해서 같이 살려면 참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내가 그런 처지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 나 참

MOAS, mother of all secrets,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숨겨야 하고 그렇지만 말하고 싶고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르지만 가족이나 친구나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거

그나저나 일 좀 끝내놓고 노트북 켜서 홈피 관리페이지 들어가니 카운터가 엄청 높다

내 홈피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난 이올린에 퍼블리시도 거의 안하고 방명록에 남겨진 글도 없는데

게다가 일부러 카운터도 안보이게 설정해놨는데 눈팅하고 가는 사람들이 꽤 있나보다

이렇게 그닥 한 일도 없이 오늘 하루가 훌쩍 지나가버렸다

2007/05/17 05:36 2007/05/17 05:36
  • 비밀방문자 | 2007/05/17 16: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선영 | 2007/05/18 00: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응. 지쳐도 할 일들이 있으니 정신차리고 해야지.
    하지만 투자한 시간에 비해 소득이 없으면 뭔가 아쉽고 허전해.

  • 기묜종 | 2007/05/18 09: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다크템플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딴딴눈알은 녹내장이야?? 그럼 백내장은 흐릿눈알인가.;;;;;

  • 선영 | 2007/05/19 01: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녹내장 맞아; 안그래도 백내장은 뭘까 우리도 이야기했었는데 모르겠어;
    얼마전에 헬스장 갔다가 '광배근'을 보고 이게 뭘까 30초동안 고민하다가 깨달았어. 넓은등근이더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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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at the bright side?! :: 2007/05/14 15:24

공지문자가 늦게 날아와서 책 하나 가지러 다시 집까지 갔다오는 삽질을 했다

편두통약이 다 떨어져서 12개 샀는데 2만원 날아갔다    20000 ÷ 12 = 1666 원

한 개 1600원짜리 약 먹었는데 머리는 덜아프지만 여전히 토할거 같다 물도 메스꺼워서 못마시겠다

의료공제 신청하고 30분 뒤에 전화왔다 재학생이 아니라서 더 이상 돈 안나온다고...

갑자기 내가 처해있는 현실이 처절하게 피부에 와 닿았다



짜증난다 짜증난다 다 때려치고 안드로메다로 떠나고싶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려 해도, 내 상황은 객관적으로 절대 좋지 않은거다

점점 생활이 사는 게 아니라 생존이 되어간다



백만년쯤 뒤에 되돌아보면서 좋은 추억이었다 말할 수 있을진 몰라도

지금, 이 순간에는, 그저 암담할 뿐이다

2007/05/14 15:24 2007/05/14 15:24
  • 선영 | 2007/05/15 14: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 결국 저녁에 성서모임 가서 시작된 이야기가 뒷풀이로 이어지고, 다시 또 이어지고 결국 밤을 새고
    아침 7시가 넘어서야 끝난 대화들이 날 도와줬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혹은 않은 척) 살아갈 수 있도록.
    큰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정말 힘들 때, 체면도 가식도 없이 털어놓고 들어주는 그룹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답은 내 스스로 너무나 잘 찾아냈지만, 그 정답대로 살아가기가 맘처럼 되지 않는다는 사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이지만, 그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
    ...하지만 그래도 난 할 수 있는 곳까지 노력은 해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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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클리닉 창립 10주년 기념행사 :: 2007/05/13 21:32

  라파엘의 기도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사시며
  가장 큰 사랑을 가르쳐주신 주님
  감사하나이다
  저희가 이기심과 일상 속에 파묻혀
  사랑을 잃어갈 때
  저희로 하여금 당신의 부르심을 듣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에 답하게 하소서


  고통 받는 이의 모습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보게 하시며
  그들이 내민 속을 보듬으며
  당신의 미소를 보게 하소서
  베품보다는 늘 섬기는 법을 배우게 하시어
  자신을 낮추고 진정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오늘의 이 시간이
  저희 자신을 위한 가식이 되지 않게 하시며
  저희의 몸짓이 비록 보잘 것 없을지라도
  진정 주님을 위해 봉헌되어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도록 축복해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http://raphael.or.kr  라파엘클리닉 공식 홈페이지)



얼떨결에 자원봉사모집한다는 소현언니 문자에 간다고 답문을 보냈다
아마 호기심 절반, 의무감 절반 정도가 뒤섞였던 거 같다
10주년이 되는 동안 라파엘 클리닉에 한 번도 일하러 간 적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고,
포도나무에서 간다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아도는-_- 내가 가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어쨌든 일하는 건 그저 그래도 포도알들을 만나는 건 기분 좋으니까 ^^

포도나무에서는 라파엘에 가는 사람이 그닥 많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왜 가지 않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난, 라파엘 클리닉이 뭔가 서울대 중심으로 돌아가서 연세대는 약간 outsider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반대로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니 그런 결과가 올 수도 있겠지만.)
가톨릭대가 참여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닌지 내 맘대로 추측해 본다
그리고, 예과 때부터 재활병원 봉사만 계속 해서 그런지
'봉사' 하면 재활병원이랑 꽃동네가 연상되고 거기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막상 본과 와서는 방학 때 꽃동네 간 거 빼고 전혀 하지도 못했지만.

막상 문제는 행사가 너무 일찍 시작한다는 거;;
저번주에 순천에 내려가서 막무가내로 일주일 놀다 온 대가로
서울 오자마자 쌓인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었고
며칠 동안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고 하루종일 이것저것 하다 보니 너무 피곤했다
너무 피곤해서 밥 먹는 것도 귀찮고 그냥 자고 싶을 정도로...

아침에 알람과 전쟁하다 다섯시 반에 간신히 일어나서 씻으려고 거울을 보는데
토끼 저리가라 할 정도로 빨갛게 충혈된 눈에 무릎까지 내려온 듯한 다크서클. 이건 본1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하긴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18시간씩 렌즈를 끼니 눈이 충혈될수밖에;
그래도 안경보다 편하니까, 그 빨간 눈에 또 렌즈를 집어넣는다  
6시 15분에 출발해서 혜화동 동성고에 7시에 도착했다

이런 일들이 다 그렇듯, 인력은 정말 비효율적-_-^으로 돌아간다
한 쪽에서는 일손이 부족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다른 쪽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뭘 해야할 지 모르고.
대부분의 일은 단순노동이다. 청소하고, 짐 옮기고, 정리하고, 사람들 안내하고.
그렇다고 그런 일들이 값어치가 없진 않으니까. 화려함의 뒷면엔 이런 게 결국 존재하는거다
운좋게 강당 출입문 안내요원으로 배치됐다.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사람들이 다들 반대쪽 문을 사용해서;
하지만, 정말 당황스러웠던 건, 행사에 참석하러 오신 이주노동자 분들 다수가 한국어를 안쓰신다는 거;;;
영어로 안내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겁했는데, 사실 몇 마디 할 게 없어서 금방 익숙해졌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오신 어떤 분과 이야기하면서 필리핀 어학연수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처음에 듣고서 중국말인 줄 알았다 -_+ 아. 필리핀식 영어가 저런 거구나.

강당 밖에서 계속 자리를 지켜야 해서 공연을 못 본게 좀 아쉽지만
대신 김수환 추기경님이랑 교황 대사를 바로 눈앞에서 뵙게 되었다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이미지였다. 어렵지 않고, 편안한 느낌.
공연이 끝나고는 그냥 강당에 들어가서 미사에 참여했다.
사실 무책임한 행동이지만; 추기경님이 집전하시는 미사는 예전에 성탄전야미사 이후 처음이라...

봉사를 할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목적'이다. 남을 위한다고 생각하고 일하지만 막상 되돌아보면 '내 자신의 만족'을 원했던 게 아닐까.
어쩌면 자만심, 가식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인터뷰에 보면 봉사하느라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요"라고 답하는 사람들.
막상 생각해봐야 할 건 내가 아닌, 상대방이다. 받는 사람이 정말 필요로 하는 걸 줘야 한다.
이 생각이 어긋나면 봉사하는 일에 회의가 들지도 모르겠다
내 도움을 받은 상대방이 반응이 없거나 감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내 노력에 대한 보답이 없다는 생각에, 내 도움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느낌에 서운해할지도.
하지만 그건 결국 봉사를 통해 날 만족시키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잖아.

그리고 하나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이다
특히나 봉사단체나 NGO들에 처음 일하러 갈 때는 '이상'에 끌려 오는 경우가 있지만
막상 돌아가는 '현실'은 그것과는 많이 다른 거 같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봉사 단체 안에서도 이런저런 갈등이 있고 세력다툼(?)도 있고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강당 좌석은 VIP와 일반으로 따로 나눠지고, 출입문도 마찬가지고
여러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인종간 갈등을 초월해 의료혜택을 받지만
행사가 끝나고 선물을 나눠주는 동안 특정 국가 사람들이 두세개씩 받아갔다며 항의를 하고...

마지막 하나는 봉사단체들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존재한다는 거.
라파엘도 대진료 때에는 봉사자들이 엄청 많고 (그래서 잘못 가면 오히려 치인다는 말도 돌고;;)
꽃동네도, 소록도도 봉사 가려면 몇 달 전부터 미리 신청해야 하는데
막상 그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기관들은 잘 알려지지도 않고 봉사자들도 적어서 인력이 더 필요할거다
아예 사회복지단체의 도움을 못 받고 있는 개인들도 많을 거고.

행사 내내, 부러웠다. 학교와 병원과 가톨릭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준다는 사실이.
우린 정말 사람들 말대로 '박해받고 산다'
병원내 사목 활동도 눈치보며 하고(라고 수녀님이 말씀하셨고)
병원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그나마 매주 할 수도 없고 종강 개강 부활 성탄 미사 정도이다
모르긴 해도 서울 시내 대학병원들 중 주일미사 없는 곳은 아마 신촌과 영동 세브란스밖에 없을거다
CMF 밀어주는 거 반만 포도나무에 허락해줘도 정말 활동하기 편할 텐데.
난 개신교 자체를 싫어하진 않지만, 개신교가 가진 그 '배타성'이 싫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들었던 생각은, 역시 사람은 지치고 피곤하면 까칠해진다는 사실 -_+
나도 그렇고 주변사람들도 그렇고. 예민한 상태였다.  
뒷풀이 가고 싶긴 했는데 너무 피곤하고 먹고 싶지도 않고 술도 못마실테고
그냥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시체처럼 누웠는데 막상 잠도 안 들고 비몽사몽 하다가 저녁에 일어났다

아직도 Things to Do List는 절반이 지워지고 절반 정도 남아있다
내가 번 일이니, 결국 내가 할 일이지 뭐.

2007/05/13 21:32 2007/05/13 21:32
  • 혜갱 | 2007/05/15 01: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두 요새 좀 팍팍하다.
    확실히 짜증이 늘었고 여유는 줄었지.
    빠른 시간 내에 많은 것을 처리하도록 입력 되어진 기계쯤?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프린트은 필수고! 브리핑은 옵션!! 인.

    삽질 = 시행착오.
    에 관한 생각들이 떠올랐으나 시간관계상
    침대로 가도록 하겠다.

    참. 개미퍼먹어~ 본적 있냐?




  • 혜갱 | 2007/05/15 01: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모티콘을 넣어서 인사 해야지.
    잘자 ~~ -_- 바이바이 ^*=*^
    ㅋㅋ
    ㅎㅎ
    ㅋㄷ

  • 선영 | 2007/05/15 14: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ㅋㅋ 너도 요즘 상태가 좀 힘든가보구나;; 역시 어느 정도는 자리가 사람을 만드나보다
    그게 웃찾사에서 나온 말인줄은 아는데 사실 실제로 티비 본 적은 없다는;
    난 한국티비프로보다 미드가 더 재밌어... 은근 중독성있다 =_= 생활의 활력소!
    아. 어제 하루가 정말 너무 비참하고 힘들었는데 이제 좀 살아났다
    뜯어보면 별 거 아닌 일들이 모이고 모이고 쌓이면 너무 무겁게 다가와. 그걸 알면서도. 힘겨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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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2007/05/11 21:5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은 그 동안 결코 내게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날 둘러싼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감사해요. 절 이 세상에 보내주셔서,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셔서...'

어버이날 드렸던 편지의 맨 마지막 문장.

2007/05/11 21:53 2007/05/1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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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ng cold-blooded :: 2007/05/10 11:4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열 일곱이 되던 해 봄,

내 안에 잔인하리만치 짙은 냉정함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어쩌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스무살을 넘기면서 그 차가움을 내면 깊숙하게 숨길 수 있게 되었다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세상은 내게 그리 가혹하지 않았기에

뒤늦게 찾아온 행복한 현실은 영원히 계속 될 것만 같았다

비록 그 소박한 희망은 너무 일찍 깨져버렸지만...


'시간'은 현실을 변화시키는 대신, 나를 연마시켜 준다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과거' 때문에 괴로운 사람이라면, 더 깊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결국 자기 중심적이니까. 미움보다 더 무섭다는 무관심이지만, 남의 일에 신경 끄고 살기는 쉬워도,

내 스스로에게서 벗어나기는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그래서 더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냉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의 칼날은 얼마나 더 벼려질 수 있을까.

2007/05/10 11:40 2007/05/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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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 왔다 :: 2007/05/09 17:33

순천 집을 떠나 산 지 8년? 정도 지났더니 요즘은 순천에 내려오면 집이 낯설다
내 방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지만 요즘은 나물을 말리거나 하는 등의 창고; 용도로 쓰이고
순천에 있는 동안은 거의 효진이 방에서 기거한다
사실 요즘은 어디가 내 근거지-_+인지 잘 모르겠다
여수. 순천. 나주. 서울. 이 넷 중에 하나일 텐데. 나한테는 다 비슷비슷하다.

요즘은 순천에 오면 나름 휴가온거 같아서 좋다
머리아픈 현실의 고민 따위는 서울에 버려두고, 맘 편하게 생각없이 이렇게 지내는 게 휴가지 뭐...
가끔 전공책을 들고 내려오기도 하지만 절대 보는 일이 없다; 그대로 들고 올라간다.
서울집에서 출발해 순천집에 도착할때까지 6시간정도 걸린다는 걸 빼면 다 좋다 -_-

예전엔 학교 때문에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내려가서 바로 일요일에 올라와야 했지만
이번주는 아예 스포츠센터도 성서모임도 다 버려두고 그냥 맘편하게 일주일 살다 올라가기로 맘먹었다
집에 있는 고장난 컴퓨터도 고치고, 아빠랑 운전연습도 하고, 저녁엔 외식도 하고.
운전연습은 너무 가끔 하니 별로 느는 거 같지가 않지만, 뭐 안하는 거보단 낫겠지.
주차연습 하면서 아빠한테 구박(?)받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그래도 나름 화 안내시고 잘 가르쳐주시니 감사하다 ㅎㅎ)

맨날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2007/05/09 17:33 2007/05/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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