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 2008/02/17 15:35

아침에 또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거리다 결국 뛰쳐나와서; 드디어 주일미사에 갔다
흠. 우리 동네 사람들은 모두들 주일미사를 열심히 나오나보다. 고해성사 보러 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
"마지막으로 성사 본 지 일 년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일미사에 나온 건 작년 8월이었습니다..."
내 고백 성사는 항상 머뭇거림과 혼란스러움과 약간의 죄책감과 번뇌가 버무러진, 그런 심경으로 이루어진다
고백성사하러 가기까지는 마치 부모님께 혼나러 가는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발걸음이 잘 안떨어지는데
막상 하러 가서 고해소 안에서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있자면
오히려 길 잃은 어린아이를 달래주는 그런 따스함과 안도감이 느껴진다
가톨릭 신자가 되기 이전에는 고해성사를 왜 하는지, 굉장히 부담스럽게 느꼈었는데
이젠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없이 순수하게 내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아무나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하얀 미사보를 쓰고 아빠와 함께 주일미사를 드리는 기분, 좋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공지문자를 받고 프리챌에 들어갔는데.
피비엘 및 각종 선택과목들에서 조장이나 기자재 담당이 정해졌다길래
약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파일을 열어보고서 그렇지! 난 하나도 당첨되지 않았어 하고 좋아하다가 -_-;;
그런 거 귀찮아. 난 그저 존재감 없이 조용히 살아가는 게 더 좋아.;;
익게에 N이 떠 있길래 생각없이 들어가 새 글들을 봤는데 이번학기 회비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하긴, 나도 이번에 회비로 30만원 입금하면서 좀 부담스럽긴 했다. 등록금 오른 것도 부담스러운데.
결국 강의록 족보비 등등 해서 어느 정도는 날 위해서 쓸 돈인 건 아는데...
나같이 술도 못 마셔서 족보팀 회식이나 종강파티도 못 가는 사람들에게는 회비가 아깝다
그렇다고 거기까지 가서 맥주 대신에 콜라 사이다 마시고 있을 순 없잖아? -_+
그날 하루만 조금만 마실래 마음먹으면 아마 난 그 다음날 아침까지 죽자고 마시고 있을테고. 난 나를 알아;

난 회비 아깝다고 생각해도 그냥 생각만 하다 말았었는데
익게에 글이 올라오고 총대단도 해명글을 올리고 옥신각신 논박이 벌어지고 하는 걸 보니
역시 울 과 애들은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래. 예전에 중고등학교 다닐 때 다들 한 자락씩 하지 않았겠어.

그나저나 나는 리더쉽 같은 건 싹트다가 다 말라죽었나보다.
대표나 임원 같은 건 시켜줘도 하기가 싫으니 원.

2008/02/17 15:35 2008/02/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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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hj7564 | 2008/02/20 17: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리고 솔직히.. 과비 그렇게 걷으면 남는데 다음학기로 넘길 생각 안하고 학기말에 회식한다고 다 쓴다니까.
    연말에 구청에서 보도블럭 뜯었다 깔았다 하는 거 욕할 처지 못돼...
    30만원 넘 심하다. 우리 20만원도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 선영 | 2008/02/21 16: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앗 현정씨 반가워~ 아직 특성화하고 있는거지? 거기서 여기까지 찾아와주다니 히히^^
    그러게. 저번 종강파티때 횟집갔다는 소문이 돌던데;;
    안그래도 20만원이 적으면 25만원 27만원 걷을것이지 왜 갑자기 30만원으로 뛰냐는 말도 있었어
    종파는 돈 따로 걷어서 썼으면 하는 작은 소망. 술 안 마시는 사람은... -_-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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