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의 극치 :: 2007/12/22 20:11

이건 병적인 불안감이 아니라 말 그대로 '불안하다'.
3분이 성적이 와르르 뜨던 날 난 바보같이 평점 계산에 들어갔고
4분기 성적을 얼마 이상은 받아야 진급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사실 시험을 발로 쳐도; 그 정도 학점은 나올 건데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잖아.
그 시즌에 컨디션 엉망이라 책 한 번 제대로 못 보고 들어갈지도 모르고.
(사실 그게 '그럴 수도 있어' 가 아니라 '그런 적도 있어'라는게 더 문제지.)
괜시리 계산해놔서 점수 안 나올까봐 엄청나게 불안해하고 있다. 그냥 모르는채로 시험보는게 더 나았을걸.

감염학이나 병리학이나 이번 분기말 비중이 워낙 커서 요즘 스트레스에 치여서 사망할 것만 같아
감염학은 중간평가 4차 내리 보는 동안 한 번도 제대로 공부를 못 하고 들어가서 정말 막막해

역시 두 가지를 병행해서 사는 인생은 머리아프고 피곤하다
일단 분기말을 끝내면 휴학하던지 병원을 그만두던지 둘 중에 하나는 당분간 그만둘거야
...하고 생각하지만 둘 다 불가능하다는 거, 내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정말 이렇게 살기는 싫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없어 집으로 왔고 책상에서 할 수가 없어서 침대로 갔다
침대에 기대서 (침대에서 형광펜으로 줄긋기도 귀찮아서) 소설책 읽듯이 눈으로 슬렁슬렁.
고질적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항상 서서 공부하던 쟁갱 이후로 이렇게 족보읽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학점 계산을 하다가 이번에 28.5학점을 수강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세상에. 예과 때도 꽉 채워서 23학점까지는 해 봤지만. 28학점이라니;

갑자기 얼마 전의 경험이 떠올랐다. 그래. 그 때랑 똑같아. 그 때처럼 할 수 있어.

2007/12/22 20:11 2007/12/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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