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vs 현실 :: 2007/10/02 16:45

다행히 수능 점수가 잘 나와서 여기 입학할 수 있었다
널럴한 예과 생활은 정말 짜릿했다
힘든 본1이지만 친구들이 옆에 있기에 견딜만 하다
산 넘어 똥밭이라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의사가 된다
먼저 의사가 된 선배들을 보면 부럽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다 좋게 풀리는 거 같더니 어쩌다가 본1을 세번째 하고 있다
처음 할 땐 별 생각 없었고 두번째에는 04 애들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첫번째보다 더 편했고 또 오기로 더 열심히 살았고.

세번째에는 분위기도 많이 차이나고 . 이런 분위기에서 4년을 지낸단 말야? 하는 생각.
지칠대로 지친데다 내 노력과 아무 상관없이 내 삶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그 사실
예전처럼 참고 참으면서 언젠간 나아질거야 하면서 억지로 받아들이는 게 이젠 지겹고
무력감만 느껴지고 그래서 열정도 없이 그냥 대충 살고 이상 따위는 잊어버리고
그저 여기까지 왔으면 돈과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일단 면허는 따서 밥줄은 챙겨야지
그리고 나서 정말 뭘 하면서 살지는 그때 가서 또 생각해야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걸 안하고 이걸 억지로 한다기보단
이젠 내가 하고 싶었던 것도 지치고 지겨워서 쳐다보기 싫어졌다

다 괜찮아 보이다가도, 내가 내 생활을 뜻대로 할 수 없어
보이지 않는 실에 매달려 있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느껴질때도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내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니 참 다행이다

그리고 멀쩡해 보이는 만큼 이틀 내내 죽도록 족보 파서 성적이라도 잘 받아야겠다

2007/10/02 16:45 2007/10/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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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표 | 2007/10/02 23: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화이팅!! 전 이리저리 떠돌다가 일찍(?) 올라와버렸어요~ 자고 내일 내려갈래요^^

  • 선영 | 2007/10/03 03: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요즘 내가 시험에 들이는 시간은 평균잡아 이틀인거 같아;; 이렇게 공부 안하고도 살 수 있다니 -_+
    아까 너무 고마웠어 히히 편하기도 한데 플러스 뭔가 짜릿한 느낌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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