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연극. 달리기. :: 2007/08/09 23:51

비.
원래 비를 좋아하는데 단 비의 양(?)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다
봄에 신록 위에 내리는 안개같은 이슬비가 좋고 여름에 시원하기 쏟아지는 장마비도 좋다
단 추적추적 어중간하게 내리는 후덥지근한 비는 싫다. 가을을 불러오는 시원한 비라면 모를까.
그런 점에서 요즘 날씨는 참 마음에 든다. 계속계속 창문에 또글또글 떨어지는 강한 빗방울.

연극.
어제 극회 연습을 처음 구경하러 갔고 오늘 런스루를 보러 갔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 뒤에서 한가하게 쉬지 않고 계속 노력 중이다
런스루여서 포켓이 없었기 때문에 배우들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캐릭터에 몰두한 모습으로 다음 장면을 연습하는 소리없는 목소리, 몸짓,
생각대로 되지 않아 느끼는 초조함, 그 사이사이에 놓여 있는 소품들
런스루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 재밌기도 했고
곧 관객들에게 보여질 연극인데 부족한 점도 보여서 아쉽기도 했고
무엇보다 공연을 직접 볼 수 없어서 마음이 아프다! 너무 보고 싶은걸.

달리기.
스트레스 받을 때 먹는 버릇을 버리고 대신 운동하는 습관을 들였다
집 앞에 헬스를 등록해서 시간 나는 대로 런닝머신 위에 오른다
처음에는 티비 켜놓고 CSI나 무한도전 보면서 달렸는데
요즘은 달리는 거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미친듯이 계속계속 달려본다
달리기에도 묘한 매력이 있다는 걸 요즘 발견했다. 수영을 계속계속 돌다보면 짜릿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그런데 도무지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다. 별로 먹지도 않는걸. 활동량도 예전보다 늘었는데.
정말 체중은 내 의지보다 내가 먹고 있는 약들에 의해서 강력하게 결정되는거 같다
예전에 먹던 약은 계속 메스껍고 조금만 많이 먹어도 토하고 그래서 옆에서 좀 먹으라는 말이 스트레스였는데
(약물 자체 효과보다 부작용이 훨씬 더 강하니 참;; 리덕틸 제니칼 이런거 다 필요없다)
요즘은 그닥 많이 먹지도 않고 처절하게 운동하는데도 줄기는 커녕 계속 살찌고 있다
왠만하면 울 부모님은 살 빼라는 소리를 절대 안 하시는데 요즘은 옆에서 군것질 못하도록 격려; 중이시다
으으. 대인기피증은 그 다음 일이고 우선 입을 수 있는 옷이 거의 없다. 개강하면 어쩐담.

오늘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간다. 그닥 남는 일 없이 바쁜, 생산성 없는 나날들.

2007/08/09 23:51 2007/08/0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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