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닥파닥 낚이다 :: 2007/07/23 23:31

상태가 안좋아서 실수를 연발했던 날.

수납창구에서 번호표도 안 뽑고 한참을 멍하니 기다리고 있었고
결제한도가 넘은 카드를 주면서 결제를 하려 했고
더하기빼기 곱하기도 몇 번씩이나 틀리고
시계를 두고 온 줄 알고 막 찾다가 손목에 차고 있는 걸 발견하고
교통카드도 안 들어있는 지갑을 기계에 대면서 왜 안 찍히지? 하며 당황하고
생각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다 버스에서 내릴 곳을 놓칠 뻔 했다

정말 낚여서 화가 날 때도 있고
마치 낚인듯한 느낌이라서(실제로는 아니지만) 속상할 때도 있다
힘들고 지치니까 점점 현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인다. 원인과 결과를 바꾸거나, 그저 잊으려 하거나.

어디로 튀어갈지 모르는 그래프. 하루하루는 랜덤. 제비뽑기.

그러니까 더 열심히 살아야지.
어쨌든 열심히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면서. 하루하루는 그렇게 지나간다.
그렇게 지내다보면 뭔가 생겨나긴 하겠지? 매일 조금씩이라도. 안 한 거보단 나을거야.

너무 오랜만에 책을 펼쳐보고 다시 시작하면서 지친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효진이가 준 케익 한 조각. 이걸로도 기뻐하는 단순한 내 모습이란. 우습다.
그렇지만 난 원래 그런걸 뭐. 힘들다가도 순간 잊어버리는 나. 좋은 점이라 생각할래.
이런 재주라도 있지 않다면 정말 사는 게 별로 안 즐거울지도 몰라.

열심히 했으니, 쉬어야지.

2007/07/23 23:31 2007/07/2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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