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 2007/07/07 02:11

여름이다. 벌써 팔다리손발등에 상처랑 물집투성이. 아픈건 아무렇지 않지만 그 다음이 문제. 잘 낫지 않는다.
네달전에 귀뚫어놓고 잊어먹고 있다가 오늘 샤워하고 거울보면서 아직 아물지 않고 퉁퉁 부어있는걸 발견했다.
게다가 사소한 상처도 낫고 나면 흉터가 까매져버린다. 여름이라 더한가봐. 가끔 운나쁘면 켈로이드로 이행.

NCIS 세 편을 연달아 본 뒤 '미녀는 괴로워'를 봤다. 제니가 되기 위해 온몸이 상처투성이인채 버티고 버티지만
그 상처는 피부 두께일 뿐. 결국 그녀의 마음 속이 상처투성이고 흉터들로 얼룩져있지 않았을까.

나보고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몸을 택할래.
몸에 상처난건 아파도 참기만 하면 고칠 수 있지만 마음에 상처난 건 내 마음대로 안 되던걸.
내 노력만으로도 되는 게 아니고 옆에서 도와줘도 안될 수 있고 결국 그 무언가가 있나봐.
영영 안 올거 같다가 어느날 순간 나타났다가 나타났던 순간만큼 빠르게 사라지기도 하는, 그 무엇.

잘 생각은 안 하고 이게 무슨 헛소리야. 하지만 지금 내 머리가 이상하다.
내가 알았던 나랑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객관적인 나랑 다른 거 같아.
이런걸보고 정체성에 혼란이 생겼다고 하는건가.

2007/07/07 02:11 2007/07/07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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