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서 굴러다니기 :: 2005/11/15 22:05

2004. 1. 12.

설날이지만, 올해는 큰집에 못가게 된 덕분에
오히려 여유로운 설날을 가족들과 즐길 수 있었다.
아침에 세배드리고 차례 지내고 나서 오후엔 한가로움을 만끽.

누군가 "방바닥에서 엑스레이 찍기"라고 표현했던
바닥에 붙어서 살기-너무 행복했다 ^-^
저녁 내내 안방과 거실을 오가며 데굴데굴데굴데굴...
누워서 엄마랑 수다떨다가, 아빠랑 장난치다가
좀 심심하다 싶으면 몸을 쭉 펴고 팔을 위로 길게 뻗고
옆으로 몸을 비틀며 돌돌돌 굴러간다. 기분 좋아!

편한 옷-주로 내가 아끼는 잠옷-을 입고 구르고 다니면
몸 여기저기가 바닥에 닿는 느낌도 새롭고
시야가 계속 뒤집히는 거도 신기하고
무엇보다 일어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지
더불어 엄마는 바닥청소해준다고 아주 조금; 좋아하신다.

내 마음의 가식을 뜯어내고 조금 깊이 들어가면.
사실 무엇보다 좋은 건 구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겠지.
마음껏 굴러다닐 수 있을 만큼의 넓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는 것.
고시원 좁은 방에선, 기숙사에선 구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좁은 공간에서 살면, 마음도 좁아지는 것 같다. 답답해.
확실히 사람은 1평 반 짜리 좁은 고시원 방에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그건 필요조건일 뿐. 적어도 난 싫어. 특히 창문없는 방은 더욱.

사람이나 식물이나 역시 적당한 공간과 햇빛은
사람다운(식물다운) 삶의 필수적 요소이다.

2005/11/15 22:05 2005/11/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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