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 투어 :: 2009/12/26 19:06

점심때 WSI social club 갔다가 오후 내내 Jackie 님의 방해와 함께 -_-ㆀ 빨간책에 매달렸다가
저녁에 잠깐 신촌세브란스에 들러서 마치 처음 온 관광객인 것처럼 투어를 했다
이건 다 내 어쩔 수 없는 retrograde amnesia 때문이다 으음ㅜㅠ

사실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고 - 내 주치의와 uptodate 등등의 참고문헌을 믿고
한두 달 기다려 볼 심산이었지만... 일단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일상생활에서 계속계속 부딪히는게 많았고,
결정적으로 어제 밤 본 NCIS 에피소드 중 하나에서 Gibbs님이 트라우마를 받은 후
나와 똑같은 증세를 보이시더라고. 비록 드라마라서 그런지 드라마틱하게; 15년씩이나 거슬러가긴 했지만.

그런데 거기서 Gibbs의 neurologist 께서 다시 돌아오는 데
과거의 결정적인 사람이나 장소가 도움을 준다고 하시길래,
뭐 나도 날씨도 춥고 게으르고 그래서 계속 미뤄뒀던 병원 투어를 오늘 드디어 감행-*
후훗 일단 시작은 역시 장례식장의 스타벅스! 플레인 치즈케익과 차이라떼.
집앞의 Caribou 에 빠져서 비싼 스타벅스 따위 한동안 안갔는데
아... 정말...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메뉴라지만 출혈이... 컸다; 차라리 본관의 렌떼를 갈걸 그랬나;;

본관 응급실 - 3층 - 4층 - 5층 - 연결통로 - 어린이병원 - 심혈관병원 - 재활병원 - 간호대학 - 치과병원
대충 이런 순서로 도는 동안 택트 사고나서 응급실 갔던 기억 - 렌떼에서 맨날 커피사먹던 일 - international health care center 앞에서 외국인이 영어로 물어봐서 급당황하던 기억 - OBGY 실습돌던 기억 - 어린이병원에서 애들이랑 놀던 기억 - 재활병원에서 꼬맹이들 봉사활동 하던 기억 - OR에서 점심때 밥 늦게 먹고 왔다고 혼나던 기억 =_= - 스승의날때 담임반 선생님들 꽃바구니랑 선물 사들고 심혈관병원 로비에서 기다리던 일들 등등이 마구마구 기억난다

뭐 그런거다. 으응.

아는 사람들 한두 명쯤은 부딪힐 줄 알았는데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조용한 병원.
그래도 난 세브란스가 좋다. 널찍하고 편의시설 잘 되어있고 무언가 patient-oriented 느낌.
아파서 치료받으러 왔다기보다 백화점에 쇼핑하러 온 느낌이랄까.
난 여기 학생인데 하지만 여기 기록이 남는게 무서워서 여길 이용할 수 없다는 넌센스 따위만 없다면 -_-;;;

여튼, 시작하고 10분 뒤부터 지겨워지긴 했지만 나름 즐거웠다
신촌세브란스 병원 투어는 (실습돌때만 아니라면) 항상 재밌어
하지만 강남세브란스라면...;;;;;

2009/12/26 19:06 2009/12/2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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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갱 | 2009/12/28 11: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메리크리스마스라고 하기엔 너무 늦었군.
    논문 프로포절이 리젝당한 설움에 쩔다 이제 정신을 차리니 오늘.
    해피 뉴이어!
    정신차리는 대로 메일이나 스카이프로 접촉하자꾸나.
    건강하구^^

  • 선영 | 2009/12/31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크으으으; 저런;;
    나도 그에 못지않은 힘든 시간을 보내는중...
    마지막 줄이 마음에 몹시 걸리는구나 으음 -_+
    지금 막 학원가는길 갔다와서 스카이프 로긴해놓을게 대충 밤 11시나 되려나
    may the new year bring you peace and happin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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