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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2008/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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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계속 집안에 머물러 있다가,
더는 칩거(?)할 수 없어 결국 외양간 소 끌려가듯 극회로 가던 날.
학교 앞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정원이를 만났고
며칠 뒤 우리는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정원이가 추천해 줬던 책.
정원이의 말로는 "상처받은 마음에 연고를 바르는" 느낌이었다고.

교보문고에 인도 가이드북을 사러 들렀는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 가판대에 당당히 맨 윗줄을 차지하고 있다
표지를 펼쳐보니 판매 3달만에 벌써 34쇄.
세속적인 나는 슬프게도 벌써 이런 생각부터 든다
글쓰는 거 장난 아니구나. 작가의 인지도와 매스컴의 홍보가 더해지면...

글쎄, 사실 난 공지영의 책을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딱히 이유를 대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표현하질 못하겠지만
(내가 그렇다, 뭘 물어보면 서술이 안 된다.
하긴 그러니까 문과로 안 가고 의대로 왔겠지...)
뭐랄까, 삶의 어느 일부분만을 너무 극대화시켜서 말 그대로 '소설'처럼 비극적으로, 때론 희극적으로 만든달까.
읽고 있는 동안에는 뭔가 극적 전개와 흐름에 빠져들었더라도
결국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허무해진다.

이 책은 소설도 아니고, 소개글에는 공지영이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건 형식일 뿐 실제 내용은 여러 다른 책에 나온 내용들을 따서 모아 놓은 것.
음반으로 말하면 '컴필레이션'? 고도원의 메일을 받아 본 적 있는지. 그걸 조금 더 길게 늘어놓은 형식.

이 책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삶의 '진리', '단면', '지혜'... 여러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겠지.
책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확연히 다를 것 같다. 분명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도 있을거고.
그래서 난 이 책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동생에게 주려고 한다.

나? 는... 책 살 때부터 긴가민가 하긴 했는데. 역시나 난 이 책을 읽기엔 좀 늦은 거 같다.
읽는 동안 계속 '뭔가 당연한 말들을 늘어놓고 있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실 분명 나도 어릴 적엔 계속 고민했던 생각들이고, 답을 찾아 헤매었던 것들인데,
막상 경험으로 알고 나니 이젠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당연한 걸 가지고 뭘 그래~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공지영씨 딸 위녕처럼 실제 스무 살 때, 미처 알기 전에 이 책을 받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정원. 이 책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당신의 경험이 부러워 :-)
나도 어서 다음 책으로 gogo-*

붐비지 않는 수영장에서 오리발을 끼고 돌핀킥을 하면서 물 위로 날아오르고 싶다
그리고 물 속으로 다시 다이빙해 들어가면서 양 손으로 물을 잡아당기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지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슬로프에서 직활강해 내려오는 것도 좋아. 실크로드 슬로프는 정말 좋았는데.

경험은 무서운 것. 눈과 물은 내 위안이자 안식처였는데, 둘 다 가까이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다음의 위안은 미드. 집에 오니 케이블이 있어서 좋다. OCN, On Style, FOX... 최고야.

2008/08/12 17:22 2008/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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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hj7564 | 2008/08/13 05: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목이 간지러워서 별로일거라 생각했는데 네 포스팅보니 궁금하네 한번 읽어봐야겠다.

  • 혜교이고 싶은 혜갱 | 2008/08/13 18: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벌써 며칠 째 자학실 옆 컴실에서 논설문 비스므리한 저질 에세이 쓰다 생각이 났지! ^^
    책 더 들여다보면 vermit & nausea 할 것 같아!!
    역쉬 공부는 맘 맞는 사람들이랑 이런 저런 격려며 신세한탄 곁들여 하는게 최곤데.
    대구에서도 혼자하는게 힘들었는데 여기서도 혼자네.
    딱히 누군가가 그리운건 아닌데
    그냥 내 삶에서 이성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 모두 균형을 찾고 싶다는 생각.

    첨 수영장 딸린데로 옮길때 만해도 아침마다 가뿐하게 모닝 수영을 즐겨주시고
    저녁에는 헬스로 몸을 만들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는.. 뜬 구름 같은 로망을 가졌었는데...
    역시 로망은 로망일쁀...
    갑자기 오전 나절부터 영화가 땡겨서 아트레온이며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또 지금되니 오전에 날려먹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걸어다니는게 귀찮아져서..
    그냥 공부하다 완차이나 가서 맛있는 것을 먹은 다음 기분을 업시켜야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서버렸어ㅋㅋ
    귀찮아귀찮아 걷는 것 귀찮아.

    꼭 인도가고 싶어?
    겨울에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꼭꼭 여행을 가고 싶지만,
    사실 뱅기 티켓만 끊으면 끝인 거지만..
    인도의 모습들을 내가 견딜 수 있을지. 인도는 너무 정신적으로 구지**스러워서 ㅠㅠ
    어디 묽 맑고 고기 많이보이는 산호초 많은 섬으로 가서 스쿠버 다이빙 따위나 하면서
    한 철을 보내는 것은 어때?? ^^
    물론 네가 인도를 더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삼. 히히
    그리고 위의 제안은 그저 제안일 뿐 꼭 그렇게 되야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마음쓰며 스트레스 받진 말길,,
    이번 캐러비안행 너무 좋았어 일본 돌아다닌 것 보다 백배루ㅎㅎㅎ

  • 선영 | 2008/08/13 20: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치? 난 제목부터 낚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니까 ㅋㅋ 다 상술이야;;

  • 선영 | 2008/08/13 20: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갱/원래 공부는 외로운거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갈 땐 더더욱 그런 것이지 홍홍
    난 푸켓 따위는 나중에 나이들어서 돈 많고 시간 없고 힘 없는 노인네가 되면 가기로 했어
    지금은 아직 열정이 남아 있으니 뒹굴 수 있는 인도로 떠나겠어! 방금도 다음 인도 카페를 뒤적뒤적
    아. 그런데 루트 짜는 거 정말 머리아프다 ㅠ_ㅠ 누가 좀 대신 짜주면 안되겠니... 여행준비에서 이게 제일 어려운 거 같아
    그나저나 방명록을 두고 왜 리플에 이렇게 긴 글을 써놓은 것이야~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 실시간으로 쓰고 있다고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누가 친구아니랄까봐 내가 글 쓰는새 답글 달긴. 반갑군ㅋㅋㅋ
    매우 최상급 저질로 떨어진 기분의 퀄리티가 조금 아주 조금 나아졌삼 ㅋㅋ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리고 난 니가 저책을 아주 성스러운 표정으로 진지하게 읽고 있어서
    좋아하는 책인 줄 알았어.
    역쉬 제목 노골적인 책 치고 재밌는 책 없군, 로맨스 책들도 그런데.
    난 저런 제목 싫어.
    딴소리 같은데
    요새 한비야 책들도 그래.
    옛날에 아마추어일때 쓴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는 뭔가.. 영감을 주긴 하지만
    너무 대놓고 말한다는 느낌?

  • 선영 | 2008/08/13 20: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뭐야 내 홈피에 테러하는거 아냐? ㅎㅎㅎ
    공부 안하고 자학실에서 컴질하고 있다니~ 시험기간의 나를 보는 거 같군하 -_-ㆀ
    으하하 올림픽 야구 우리가 미국 이기고 있다 그거라도 위안을 나름 삼으면...;;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면 좋은 책 아니겠어? 사람마다 다르겠지. 다만 나한테는 아니었을 뿐.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저걸 읽었다면 꽤나 감동받았을 거 같아. 아쉽지 뭐.
    아무래도 에세이를 쓰다 보니 경계를 맴돌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거지? 크크크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힘내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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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cret :: 2008/01/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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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12. 18  아영언니로부터.

  처음에 책 제목만 보고는 소설인 줄 알았다. 내용은 단순하다. 한 문장으로 요약 가능하다.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뭐 한국식으로 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정도? 그래서 사실 홈피에 뭐라고 길게 쓸 이야기도 없다. 그런데, 읽는 내내 느낀 건, 이 간단하다고 생각한 내용을,  머리로는 그래 맞는거지 그런거야 하면서도 가슴으로는 부정하고 있었고 믿지 않았다는 거. 너무 사소한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렇지만 그 사소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면서.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꽤 감동받았는데, 그건 아무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 1학년 분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인 거 같다. 난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이러면서 이 책과 함께 내 스스로를 세뇌시키곤 했다. 족보를 한참 보다 힘들면 이 책을 조금씩 읽으면서 할 수 있다고, 내가 원했던 미래를 상상하면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꿈꿔보곤 했다. 실제로 이뤄지기를 기원하면서. (아영언니. 언니는 정말 시기적절하게 좋은 책을 선물한거야. 언니 고마워...)

  내용이 단순한 만큼 중언부언 반복도 많고 때론 너무 개인적인 의견을 근거들로 내세우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래도 요즘 나오는 여러 자기계발서들의 핵심들 중 하나인 거 같다. 다 그 말이 그 말이다. 표현이 달라서 그렇지. 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 앞서서 행동하는 자가 성공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자가 안전을 추구하는 자보다 낫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라. 등등. 결국 한 가지잖아? 실패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이뤄낼 수 있다-* 이거.

  그 때는 원하면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참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해낼 수 없다는 말이 또 와 닿는다. 요즘 많이 소심해져서 해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몸을 웅크리고 있으니. 이렇게 자기계발서의 좋은 점은 그 때 그 때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도움들을 얻을 수 있다는 거다. 아. 나 이 소심함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 난 원래 대범했는데...

  방학이라 책 실컷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막상 실용서만 읽는 거 같긴 하지만. 어쨌든. 그래도. 좋다.

2008/01/28 15:52 2008/01/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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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 2008/01/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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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7. 21 교보문고에서.

 괜시리 놀러 가고 싶거나 기분이 우울하거나 하면 난 광화문 교보문고에 간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면 15분이면 도착하니까 편하기도 하고, 이거저거 책도 구경하고 옆에 핫트랙스에서 문구용품들도 기웃거리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문제는 이 때마다 '책지름신'이 내려오신다는 거.

 이 날은 여행책들이 있는 부분을 구경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표지 사진이 맘에 들었다. 내용은 뭐... 카오산 로드가 어디에 있는 건지도 잘 모르는데, 제목 가지고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기는 좀 힘들지 않겠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 책을 살 때 내가 이 곳에 직접 가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태국 여행 계획을 짜면서 방콕 부분을 놓고 쳐다보는데, 이게 일명 방콕의 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그 거리였다!

 모든 여행책의 공통점은, 읽는 동안 그 곳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가 보고 싶은 설레임이 일어난다는 거다. 그리고 또 하나 공통점은, 직접 가 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지만-그래서 실망할 수도 있고 오히려 생각보다 더 좋아서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책으로만 읽으면서 피상적으로 떠돌다 사라지던 감정들이, 뇌리에 쏙 박혀서 언제나 새록새록 떠오르게 된다는 점.

 결국 이 책은 세 번 읽었다. 처음 사서 그냥 호기심으로 한 번 읽고, 여행 가기 전 준비 차원에서 또 보고, 여행 다녀와서 어느 날 침대 머리맡에 있던 책이 보여서 그냥 노닥노닥 한 번 더 읽어줬다. 세 번 다 느낌이 꽤 달랐다. 물론, 다녀 온 다음에 읽으니 사진 하나하나가 낯익고 나오는 단어들 먹거리들 볼거리들이 다 피부에 와 닿게 친근하게 느껴지면서 여행의 즐거움이 다시 한 번 묻어났다. 나, 아무래도 이 책 여행 기념품처럼 고이 간직하게 될 것만 같다. 게으른 자를 위한, 다른 사람이 대신 써 준 여행 일기가 되려나.

 이 책은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태국의 방콕에 있을 때 주로 머물고 생활하는 카오산이라는 거리에서 만난 여행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여행자들이라 말하면 특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읽고 있자면 다들 한국에 있을 때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업을 정리하고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니는 분, 부모님과 자신의 뜻한 바가 있어 남매와 사촌까지 같이 뭉쳐 다니는 아이들, 대학교를 나온 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여행 다니는 사람, 심지어 두 비구니 스님들까지...
 
 그래서, 여행이란 그런 거다. 특별한 게 아니라, '조금만' 더 특별하게 맘 먹으면 휙 떠날 수 있는 그런 거. 언제 어디서 출발해서 뭘 타고 어디에 도착해서 이거 저거 보고 잠은 어디서 자고... 이렇게 세세하게 계획 짜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적당한 선에서 준비해서, 마음 가는 대로 휙 떠나버리는 거, 이게 여행이지. 이게 여행의 즐거움이야.

 시험 끝나고 나서 바로 쓴 글이라 뭔가 두서없는 거 같기도 한데, 독후감이 뭐 얼마나 잘 써야 하는 건가요? 그냥 저냥 괜찮을거야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 그리고 나니 생각나네. 이번 겨울에 또 태국에 여행 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끄라비라는 섬으로-*  그곳은 방콕이라는 도시와는 또 다른 태국의 매력이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2008/01/05 12:48 2008/01/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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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 2005/12/07 18:41

이 책은 스테디셀러나 추천도서목록에 심심찮게 오르는 녀석이지만,
그러면서도 아직까지도 읽을 생각을 안 해 보고 있었다.
뭐랄까. 별로 손이 가질 않았다. 제목이 너무 평범해서일까.
무라카미 하루키를 한참 좋아하던 시절, 상실의 시대를 읽다가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어도 좋다"
라는 구절을 보면서 언제 읽어보긴 해야겠네... 이랬던 게 몇년 전.
인연이 되려는지, 중도에서 다른 책 열심히 고르다가 마침 책트럭 위에 정리되려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게 눈에 띄어 냉큼 집어왔다.

읽으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듣던 소문만큼 지루하지는 않았다는 것.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이 책이 좋다고 해서 읽었는데
정말 재미없었다고 그래서 약간 겁났었는데...
막상 이 책 바로 전에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읽다가 너무 힘겨워서 덮었기 때문에, 그 책에 비하면야 뭐.
말이 나와서 하는 소리인데 그 인상주의 책, 정말 나하고는 안 맞는 듯 싶다.
나도 왠만큼 자의식 강하고 공상 몽상 망상 잘하는 사람인데 울프 여사는 못따라가겠더라.
여튼. 개츠비 이야기는 술술 잘 읽혔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하루키의 책과 약간 통하는 면이 있다.
아마 두 사람이 살았던 시대가 조금 시간적으로 차이가 나서 그렇지,
둘 다 그들이 겪었던 시대의 현실을 한 개인을 들여다보며 있는 그대로 풀어냈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다만 하루키의 경우에는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대이므로 조금 더 크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약간 다를 뿐.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들여 내가 판단을 유보하는 행동은 결국 인간이 저마다 다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 다른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생각이나 행동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든 너와 똑같은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네가 누구를 비난하고 싶을 때엔 네가 누리고 있는 특권을 다른 사람들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떠올리거라."
"그렇게 우리는 물살에 휩쓸려 가면서도 계속 노를 저어 과거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번역도서는 원작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번역자의 솜씨도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원작이라도 어떻게 옮겼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느낌도 확 달라지기 때문. 그래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아저씨도 번역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그토록 중요시 여겼나보다. 그러니까 난 댈러웨이 부인에서 손을 뗀 게 어쩌면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원래의 느낌을 많이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거다. 아니면 영어로 쓰였을 땐 운율과 라임 등등이 맞아떨어지던 작품이 한국어로 바뀌면서 그 장점을 다 잃어버렸다던가(반지의 제왕 같은 책과 같은 운명으로...) 내 능력이 아직은 부족했다는게 더 맞는 이야기 같지만서도.

여기서부터는 책 뒤편의 해설.
1920년대는 미국 역사에서 대변화의 시기였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서 미국은 유례 없는 번영을 누리게 되었고,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사람들은 정신적인 가치보다는 순간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쪽으로 흐르게 되었다. 전쟁으로 인한 전통적 가치의 붕괴와 기존 질서의 파괴, 그리고 물질적인 풍요는 청교도적인 삶에 젖어 있던 미국의 젊은이들을 정신적, 도덕적으로 타락시켰다. 작은 시골에서 대도시로의 대규모적인 이주 현상이 일어났고, 젊은이들은 성(性)의 해방을 부르짖었으며, 1920년 1월에 통과된 금주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개되는 등 한마디로 시대적 전환기를 맞이하여 부를 추구하는 물질주의와 술, 섹스, 재즈로 대변되는 쾌락주의가 사람들의 정신과 영혼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식민지 국가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문학의 경우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유럽적인 경험과 유럽의 작가들에 의해서만 훌륭한 문학 작품이 탄생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러한 문학 풍토에서 1920년대를 전후하여 등장한 작가들은 미국적 경험에서도 위대한 문학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지녔다. 그들은 헤밍웨이, 포크너, 도스 페서스, 피츠제럴드 등이었다.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이라 불리오는 작가들이었다.

그들은 유럽 문학의 영향에서 벗어나 정열과 자아의식을 가지고 각각 독특한 기법과 문체를 실험하며, 미국적인 문학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다. 그들 작가들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른 것은 그들이 과거의 전통을 거부함으로써 그 근원이 상실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1900년 전후에 출생, 제1차 세계대전 때 군에 입대하여 전쟁을 체험하고, 전쟁의 파괴성, 폐허성, 무의미성, 무자비성 등을 통하여 인생의 방향을 잃게 된 젊은이들이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피츠제럴드는 당시의 방탕하고 무질서한 생활 뒤에 깔려 있는 미국인의 이상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미국인의 정신적 기조(基調)가 되어 온 이상(理想)은 미국이란 나라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하나의 꿈이었다. 1620년, 청교도인들은 메이 플라워(May Flower)호를 타고 신세계에 도착하면서 새로운 땅에 그들의 낙원을 건설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미국은 정신과 물질의 행복을 약속해 주는 희망의 나라였다. 신세계의 이주민들에게 미국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땅이었으며, 그들은 새로운 자유를 얻게 되었다. 구속과 압박이 없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하는 신세계에서 초기 미국인들은 그들의 이상과 물질의 조화를 이룬 이상향을 건설하려 했는데, 이것이 바로 '아메리카의 꿈'이다. 아메리카의 꿈이란 모든 사람에게 충족된 생활을 줄 수 있는 약속의 땅에 대한 꿈이며, 인간성을 억압하는 제반질곡에서 벗어나서 인간으로서의 최대의 성장과 행복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꿈이다.
그러나 미국이 산업 시대로 접어들면서 아메리카의 꿈은 이상주의적인 성공보다는 물질적인 성공으로 기울어졌고, 이런 변화는 20세기 미국의 물질 문명의 발달로 가속화되었다.

개츠비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가운데 정신적 빈곤과 도덕적 타락으로 가득 찬 시대 속에서 '데이지'라는 하나의 이상을 갖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이상주의적인 인물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당시 미국 사회의 현실과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으로서, 1920년대의 황폐한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아메리칸 드림이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를 매우 통렬한 비극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츠비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 빈곤과 도덕적 타락으로 가득한 시대풍조 속에서 데이지라는 하나의 이상을 갖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이상주의적인 인물이며, 그의 꿈은 톰과 데이지가 대표하는 물질주의에 의해 좌절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좌절은 곧 '미국의 꿈'의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2005/12/07 18:41 2005/12/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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