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f Pi :: 2013/01/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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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이랑. 간만에 영화.
호랑이와 단 둘이 바다에서 표류한다... 정도만 사전에 알고 봤는데
보고 나니 결국 그게 스토리의 전부인듯 -_=  마지막 반전(?)이 있긴 하지만
내가 내린 단순한 결론은 뭐 호랑이, 고양이가 되다 정도;;

사실 내용 따위 다 필요없고 엄청난 3D 입체 영상이 압권임
맨 앞줄에서 봤는데 보는 동안 계속 손을 허공에 대고 휘저었다
왠지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입체감 때문에.

바다 한가운데서의 밤하늘은 별빛이 쏟아져 내릴것만 같았다
매우 오래 전 한적한 외국의 바닷가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봤던 밤하늘이 생각났다
1분 간격으로 유성들이 흩날리던 그날 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사막의 모래밭에 누워 밤하늘을 보고 싶다
영화 감상문 치고는 내용이 좀 이상해졌는데, 뭐 내 느낌이 그렇다 :D

2013/01/21 20:32 2013/01/2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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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 GOGH IN PARIS :: 2013/01/1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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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간 미술전.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이 꽤 흥미진진 나름 재밌었다

가기 전엔 전시된 작품들이 고흐의 전성기적 그려진 게 아닌
네덜란드에서 파리로 건너갔을 때의 작품들이라 별로 크게 기대는 안했는데
오히려, 너무 유명해서 맨날 반복해서 접하던 흔한(?) 그림들 대신
전성기 이전의 고흐의 생활과 생각과 일상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평일인데도 사람이 엄청 많아서 더 인상적-_-이었던... 역시 고흐가 이름값을 하긴 하는구나;

2013/01/14 20:56 2013/01/1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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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미술관 루브르박물관전 : 신화와 전설 :: 2012/06/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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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나는 매우 즐기면서 봤던 전시.
하지만 기대했던 도슨트의 설명은 좀... 아니었다ㅠ
대신 신화에 대해 엄청 자세히 나와있는- 신들의 가계도까지-도록을 지름.

하지만 신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추
처음부터 끝까지 신화 그림들, 조각상들, 토기들만 보다 나왔더니
마치 미술관에서 앞 부분만 돌다가 나온듯한 그런 묘한 아쉬움?!

어쨌든 미술관은 항상 즐겁다 :)

2012/06/11 22:30 2012/06/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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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 얼음낚시 :: 2012/01/16 12:30

태어나서 처음 해 보는 낚시다... 도착하기 전에는 엄청 잘 잡힐 거라고 멋대로 믿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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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구멍 안으로 파고들어갈듯한 예진냥.
(얼굴 안나왔으니 올려도 괜찮지? ㅋㅋㅋ)
물이 맑아서 몇 미터 아래 바닥까지 훤히 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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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서서 이리저리 낚시대를 움직여보고...
하지만 산천어는 미끼 옆을 유유히 지나치며 돌아다닌다
슬슬 약이 올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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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얼음위에 주저앉았다;; 강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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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았다!
'손맛'이란게 뭔지 이젠 조금 알 거같아-*
아빠가 젊은 시절 그렇게 낚시를 좋아하셨던 이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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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낚으러 갔다가 막상 점심은 빙어튀김으로.
수족관에서 멸치떼처럼 자글자글 움직여대는 빙어들을 건져다가
튀김옷입혀 그대로 풍덩... 아 뭔가 좀 잔인하긴 한데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해 -_+


담번엔 빙어낚시나 숭어낚시 하러 가야지-* 꽤 재밌었다




2012/01/16 12:30 2012/01/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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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 2011/01/01 22:01

간만에 가족끼리 영화보러 갔는데... 솔직 예고와 줄거리만 보고서는 이런 영화인줄 몰랐음 -_=
더군다나 익스트림애니판타지류를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한테 이리저리 망치 도끼 사시미로 피가 튀는 건;;
나도 어느정도 범죄스릴러물 좋아해서 재밌을 줄 알았는데
그리고 수술방에서 다져진 생살 자르고 피나고 지지고 찢고 다시 붙이고 등등의 장면에 무뎌진 줄 알았는데

아 뭐, 그동안 쌓인 분노가 많아서 집단살인장면이 그리웠던 사람 정도라면 추천 날린다 ;;;;

2011/01/01 22:01 2011/01/0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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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 2010/12/02 19:24

그는 시간의 모래알들을 체로 치면서 아내가 들고 있던 검사관의 횃불을 넘겨받아
오래된 슬픔의 앙금 위에다 그 빛을 비추었다. 그늘진 곳이 남지 않도록 구석구석 비추었다.
그들이 식탁을 떠날 무렵에는 위태로운 사랑의 틈새란 틈새는 모두 축축한 아침 공기에 노출되어 있었다

2010/12/02 19:24 2010/12/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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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 2010/09/25 00:28

이 영화 예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서울에 상영하는 곳이 몇 군데 없었다
그래서 대학로 CGV까지 가서 드디어 봤다는. 조조였는데 사람들 엄청 많았다
그리고 난 영화 시작하기 바로 전까지도 톤즈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음;;

비록 크리스마스 부활절에만 미사보러가는 날라리 신자이지만,
이사를 하다보니 여기저기 성당을 옮겨다니게 되어 여러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을 뵈었지만
글쎄... "성직자는 이런 모습이어야 해"라는 건 아무래도 고정 관념인듯.
같이 뒷풀이 가서 술마시고 수다떨고 하는 건 사람은 다 똑같아.
다만 밥먹기 전이랑 다 먹은 후에 감사기도를 드린다는 차이??

"수단의 슈바이처"라는 홍보성 글귀는 참 거슬렸다
아마 신부님은 누구처럼 누구를 닮아야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하느님이 주신 소명대로 살아야겠다 싶었을걸.
정말 누군가를 닮고 싶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베푼 것이 곧 내게 베푼 것이라 말씀하시는 주님 정도?!

한때 NGO에 대한 생각이 있었는데 어차피 내 일은 이지경으로 흘러갔고,
지금에 와서 그런 걸 생각하기엔 별 쓸데없는 짓이라 여겼지만
식량이던, 식수던, 아니면 학교 무언가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이 있다"는 마음을 심어준 그분에게 감사함,

그리고 내 책상 위 탁상용 말씀달력에는 오늘 날짜에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라고 적혀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현실을 바꿔주고 싶은 맘
아마 내가 잘 되지 않아서 그런걸까??

아 너무 졸리고 추석 연휴 동안 진도도 안나갔고 그냥 머리가 멍하다
아마 앞으로 당분간은 조조영화 볼 일은 없겠지.

2010/09/25 00:28 2010/09/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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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아리에티 :: 2010/09/21 19:42

이건 조조로 봤고 사실 오늘 오후에 가족과 함께 봤던 영화는 레지던트 이블
하지만 그건 너무 재미없고 마침 피곤하기도 했고 그래서 계속 졸며 언제 끝나지... 하는 느낌밖엔;;

마루 밑 아리에티. 나는 아리에티가 무슨 물건 이름인줄 알았다는;;;
지브리네 작품들이 다 그렇듯 주인공 얼굴도, 그림체도 비슷비슷하게 생겼다
그리고 배경들은 그닥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았어도 나름 생동감있게 다가오고...
하지만 좀 실망. 마루 밑에 사는 10센티 소녀가 주요 테마? 그건 그렇게 개성적인 생각은 아니잖아
울나라만 해도 엄지공주가 엄연히 존재하고 외국에도 걸리버 소인국 이야기도 나오는뎅.
역시 뭐라해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최고.

갑자기 토토로를 다시 꺼내서 보고싶어진다.
토토로는 당시 나와 내 친구들 사이에서 엄청난 감명을 주고 지나갔는데.
귀를 기울이면도 정말 맘에 드는 애니였다.
갑자기 아직도 새 시즌을 시작하지 않은 NCIS생각이 물씬. 그거만한 미드를 아직 못찾음. 언제 나올 거야!!

2010/09/21 19:42 2010/09/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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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남 電車男 :: 2009/07/25 16:11

일본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픽션 드라마. 대충 10회 + DELUXE 1회 보너스로 이루어짐.
이거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나무옹이가 될것만 같았다
여주인공 에르메스는(당신이 생각하는 그 에르메스가 맞다;) 전형적인 일본의 미인상이지만
남주인공인 전차남은 전형적인... 오타쿠이다 -_-; 오타쿠취가 물씬 난다는. 오타쿠취라니.

여튼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낯간지러운 동시에 완전 상식을 깬다
일단 여자와 남자의 키 차이; 그리고 얼굴의 차이;;
나는 드라마를 볼 때 남주인공의 핸섬 정도에 따라 탄력을 받는 체질인데 =_=
그래서 이거 넘기는데 무진장 힘들었다. 게다가 초유치한 그 장면들이란...
심지어 남자는 비오는날 여자 앞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까지 한다

그래도, 어쩌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팠던 부분은
겉으로는 젠틀해 보이려는 남자들의 속마음이 사실은 후들후들거리고 있으며
다소곳이 얌전해 보이는 여자들은 때론 리드하고 싶을 때도 있다는 거 아닐까.
거기에 유치찬란한 양념과 오타쿠적인 문화가 섞여 대박을 터뜨린 듯 하다
그런데 오타쿠, 한국에서와 의미가 많이 다른 듯 하다
거기 기준에 맞추면 나도 오타쿠?!
사실 나 고등학교 때 내내 애니에 빠져 살았고 잡지도 모으고 피규어도 있었으며
RPG 엔딩을 보면 그렇게나 뿌듯했었는데... 뭔가 자괴감이 -_+

나중에 남자주인공이 쇼프로에 출연한 것도 편집해서 올라와있었는데,
역시 극중에서보다는 멀쩡한 사람이구나... 싶다가도 그래도 내 타입은 아니야 라고 혼자 즐겨보는.
그런데 그쪽동네 사람들, 막장이 없어서 좋다. 뭐 뒤돌아서서 욕할지라도,
쇼프로에 나와서도 다들 꼬박꼬박 부탁에 경어에 인사 다 차려줘서.
얼마 전 국회에서 방송법 신문법 하는 거 보다가 이거 보니까 뭔가 감미롭다는.
... 하고 말하니까 아빠가 우리 국회가 그짓거리 하는 거 다 일본 보고 따라 배웠다고 -_-
다 그밥에 그 나물인감. 그래도 그 동네에서는 뒤돌아서서 야쿠자가 조용히 없앨 거 같아. 뭐래.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막장으로 살고 있었으며
다이어트를 하라는 온갖 사람들의 압박으로 하루 세끼 모사의 K 시리얼만 주구장창 먹었고
간식 따위는 눈요기도 하지 못하는 고문에 시달렸다 ㅠ
그 시리얼은 산뜻한 광고 이미지와는 달리 우유와 섞으면 도저히 넘길 수 없는 맛이었고
그래서 나는 우유를 한 컵 마시고 시리얼을 따로 먹는 방법을 택했다

내일 대구에 간다. 가서 맛있는거 왕창 먹고 와야지 흑 ㅠ

중요한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는데 내일 아침에 토익 셤이라는 거다 에잇.

2009/07/25 16:11 2009/07/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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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전 :: 2009/07/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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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중. 정말 벼르고 있었다. 갈 때마다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두 번이나 포기하고 돌아왔을 정도였다. 미술관 입장하는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은 물론이요, 티켓 구매 줄까지 세 줄로 길게 있는 통에 퇴원하면 8월 말 쯤에 아침 일찍 와야지 하고 그냥 포기하고 있었던 참이였다.
 
 그래도 미련을 못 버렸던 나는 덕수궁미술관에 가려던 날, 비가 한두 방울씩 내리던 저녁 한번 더 시립미술관에 들러 보기로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_-) 사람이 적은 것을 발견하고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참고하시길. 거기에 좀 한가하게 들어가려면 날씨 궂은 날 저녁 6시 이후로 가는게 좋다. (마감은 오후 9시이다.)

 아영언니와 나는 내가 가져온 서울주보로 입장료를 천원씩 할인받았다! 어차피 들어가면 뮤지엄샵에서 이거저거 지를거지만 어쨌든 천 원이라도 기분은 좋다 >_< 그리고 들어가서 오디오가이드를 두 개 빌린다음 의외로 많지 않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그림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디오가이드가 있는 그림이 많아서 좋았다. 게다가 나는 사실 평소에 르누아르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어서... 내가 알고 있는 배경지식이라곤 예과때 배낭여행 다니면서 유명한 박물관에서 봤던 그의 그림들과, 홈페이지에서 읽었던 개인사들이 전부였으니.

  "행복을 그린 화가" 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절실히 다가왔으며, 첫 작품을 폐기해버렸던 느낌을 왠지 알 수 있었고(나도 얼마전에 병실에서 끄적거린 그림 고민하다가 그냥 버려버렸다 =_=)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살아남은 그의 이런저런 습작들과 스케치들과 특히 붉은 색연필로 그린 스케치들! 아 난 주홍빛에 가까운 붉은색과 고흐의 그림에 나오는 푸른빛이 너무나도 좋다 :) 그림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이 스케치들. 본과 2학년때 잠시 화실을 다녔던 나는 그냥... 역시 대가야. 하는 압도되는 느낌뿐. 난 그때 뎃생을 좋아하긴 했지만 수채를 그리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유화는 개성있는 도구이다. 목탄이나 파스텔 같은 도구는 자체 특성이 그림에 많이 살아나지만 유화는 그리는 사람에 따라 고딕 양식으로도, 인상파적인 개성으로도, 추상적인 그림으로도, 부드러운 경계가 없는 느낌, 원색적인 대비, 부드러운 색들의 연속적인 모임, 거칠게도, 세밀하게도,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픽서를 쓰지 않아도 오래 가기도 하고. 그래서 다들 그렇게 유화를 좋아하나. (혹은 덧칠할 수 있어서?!) 몰라. 난 유화를 한 번도 안 그려봐서. 그려보면 재밌을 거 같긴 하다. 색을 입히는 일은, 생명을 입히는 듯한 느낌.

  여행을 다니며 이런 저런 박물관, 미술관을 다니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르누아르의 개성적인 그림 세계를 이제라도 느껴봐서 다행이다. "그림 그리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그림을 그릴 이유가 없다"고 햇던 르누아르. 말년에 심한 류마티즘으로 손관절이 변형되고 걷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던 열정. 나도 직업을 갖게 된다면 이렇게 평생 즐거울 수 있는 걸 갖고싶어! 하는 건 유치한 욕심인지.

  나의 기념품은 항상 작은 도록. 고흐 전에서도, 르네 마그리트 전에서도 그냥 나는 끌리는 대로 작은 도록을 샀다. 그림들을 넘겨보고 있으면 마음이 좋다. 퍼즐은 자꾸 잃어버리고 ㅠ 그리고 엽서 하나 정도?! 다음번엔 페르난도 보테로 전이다! 다음 번 외박이 기대되는 즐거움. (퇴원이면 더 좋겠지 키키)


 전시회랑 별개로, 전시회 오기 전에 미용실에 들러서 결국 파마를 했더랬다. 난 매직을 하려 했지만 미용실 언니가 파마를 권해서 귀가 얇은 나는 또 파마를 했다. 뭐 잘 나온 거 같긴 한데 오늘 정신 못차리고 침대에서 헤롱헤롱한 결과 머리가 부풀어 올랐다 ㅠ 미샤에서 50% 세일을 하길래 필요한 걸 몇 개 사고 전시회에 갔다가 오는 저녁 '스패뉴'라는 음식점에서 피자를 시켰다. 분위기 괜찮더군. 입구에서 와인 이벤트를 보았다. 레드 와인 한 병과 피자 하나 세트가 얼마라는... 완전 끌렸지만 착한 마음으로 알콜을 참기로 했다. 난 안초비가 들어간 걸 먹고 싶었는데 직원이 비추해서 -_- 뭐 이런 음식점이 있어. 난 이탈리아에서 맛있게 먹었던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냥 트리플치즈피자를 시킴. 맛있었다! 그리고 집에 왔는데 냉장고에 내가 먹다 반쯤 남은 화이트와인이 있는 게 아닌가! 완전 당겼지만 엄마 눈이 무서워서 참았다 ㅠㅠ

결론 :  와인이 마시고 싶다 >_< 누가 같이 마셔주세요. 혼자 마시면 꼭 주당 같아서.

2009/07/12 14:24 2009/07/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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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만들기 :: 2008/10/29 18:47

분기말 전부터 벼르고 있던 쿠키만들기 저지르다.
예전에 크리스마스 초콜렛 (진저) 쿠키 구운 뒤 두 번째.

오전 내내 졸다가 큼지막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호랑이 기운이 솟았다
그리하여 롯데마트에 가서 재료들을 몽땅 질러왔다
(정말 말 그대로 '질렀다' 계산대에서 가격 보고 흠칫 놀랐다 뭐이리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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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믹스, 쿠키틀, 유산지, 버터, 아이싱재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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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믹스 두 개를 넣고 계란과 버터를 한가득 -_- 넣고 반죽 시작!
핸드믹서가 없어서 손으로 반죽해야 했다 ㅠ_ㅠ 팔빠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항상 느끼지만 쿠키 반죽에는 버터가 무지막지하게 들어간다 -_+
이거 알고 나면 과자 맘놓고 못 먹는다니까...;;
그렇다. 역시 수업시간에 배운대로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주고, 탄수화물은 기분을 좋게 하고, 지방은 맛을 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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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을 납작하게 민 다음 쿠키 틀로 찍어낸다
예전에는 쿠키틀을 만들어서 썼는데 이번엔 그냥 질러버렸다-*
꽤 맘에 든다. 예쁘게 잘 나왔어. 하지만 너무 작아서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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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에 넣어서 7-8분 정도 구우면 노릇노릇해진다
잘 지켜보지 않으면 정말 순식간에 타버린다 =_=
약간 탄 건 나와 효진이가 먹어줬다 ㅎ
쿠키 하도 많이 먹었더니 한동안은 과자가 안 당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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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완성!

서울집에 있는 오븐은 미니전기오븐이라 ㅠ_ㅠ
보다시피 한번에 딱 한 판만 구울 수 있다.
저거 정말 작다. 손바닥 두 개 정도?!
덕분에 두 시간 내내 오븐 앞에서 왔다갔다 해야 했다 으으으
순천에 있는 오븐이었으면 한큐에 끝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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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보다 더 많이 나왔다
그리고 쿠키믹스가 하나 더 남아있었는데 세 시간동안 하느라 진 빠진 나머지 보류.
쿠키비닐에 예쁘게 담아서 편지와 함께 오늘 국시보는 본4들에게 배달!
음... 아직 편지쓰기 조금 민망한 관계의 사람들에게는 쿠키만 주기도 했구나. 어쨌든 ㅎㅎ
(그리고 정원이에게도 히힛 :D)


참. 결국 아이싱은 하지 않았다.
저 많은 걸 할 자신도 없었거니와
나 예술감각도 별로 없어서 하면 더 이상할거 같길래 -_ㅜ


원래는 D-100때 주려고 했었는데 분기말공부에 타서 미루다가 드디어...
내가 엄마딸이긴 한가보다. 엄마 닮아서 이런 건 곧잘 하는거 보면.


요리사놀이 끝! :)

2008/10/29 18:47 2008/10/29 18:47
  • khj7564 | 2008/10/30 01: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흑흑 정말 고마워 달지않고 맛나서 나 벌써 다 먹었다능..ㅋㅋ

  • 영지니 | 2008/10/31 06: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 이거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먹었어 ㅋ 탄생과정이 이러했구나~완전 고마웠어요~왠지 쿠키틀이 좀 비쌌을 것 같아 ㅋㅋㅋ

  • 선영 | 2008/10/31 13: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뭔가 내가 부재료들을 마구 질렀더니 ㅎㅎ 담번엔 쿠키믹스만 사면 되니 또 만들어볼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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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에 교통카드 넣기 :: 2008/08/30 13:40

사실 난 지금 후불제 교통카드를 쓴다-*
원래 학생증에 심어진 충전식 교통카드를 쓰다가 아빠가 주신 교통카드 겸용 신용카드를 애용하는 중...
(그렇다고 그 카드를 마구 남용하는 건 아님. 물론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 구천리지만,
카드 긁는 즉시 문자로 아빠에게 날아가기 때문에, 교통카드와 병원비로밖에 쓸 수 없다 ㅠㅠ)

블랙잭에 교통카드를 넣을 생각을 한 건 순전히 '그냥 심심해서'이다
어느날 책상에서 예전에 만들었던 교통카드 넣은 핸드폰고리 냥이인형을 발견했고,
그걸 냥이매니아 방양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아 블랙잭에도 넣어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
네이버 블랙잭 까페에서 사람들이 튜닝하는 걸 본 기억도 있고.

다음날 바로 저질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하면 글 안쓰려고 했는데 결국 성공했고,
성공은 했는데 책상에 물 엎질러서 책상 유리 밑에 물 스며들어가서 엄마한테 한 소리 들었고
책상 위에 물건 다 들어내고 유리 밑에 물 닦아내야 했다 -_-ㆀ 어쨌든 성공했다는게 중요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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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핸드폰고리용 교통카드, 아세톤, 그릇.  교통카드 5천원, 아세톤 6백원.
아세톤보다 신나 같은게 더 빠르고 잘 녹는데 사러 가기가 귀찮아서 약국에서 아세톤 샀다
신나 사려면 철물점까지 가야 한다. 저번에 할 때는 썼었는데 냄새도 그렇고 머리도 아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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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톤을 그릇에 넣고 교통카드를 퐁당! 빠뜨린다
여기서부터는 인내심이 한없이 요구된다
더군다나 아세톤을 선택한 이상...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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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 시간 정도 지나면 이렇게 가장자리부터 녹아들어가기 시작한다
흐물흐물. 보글보글. 원래 악세사리 말고 카드식 교통카드로 하면 훨씬 더 드라마틱하게 녹는데,
이게 겉부분이 투명한 아크릴로 단단하게 싸여있다 보니 영 속도가 나질 않았다
난 사이즈가 작아서 핸드폰에 잘 들어갈거라 생각하고 이걸 택한 건데...

이때부터 고생길이 열릴거라는 걸 직감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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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네 시간 경과. 담궈놓고 책읽으면서 놀았다.
연을 쫓는 아이 두 번 독파! 읽을수록 마음에 드는 책.
음음. 엄마는 공부 안하냐고 옆에서 그러시는데... 벌써 공부해야 해?!
가장자리 너덜너덜해졌다
원래 이 정도 되면 가장자리부터 벌려보면 쫘악 벗겨져야 하는데
이게 투명한 아크릴 때문에 꿈쩍도 안한다 ㅜ_ㅜ 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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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칼로 아크릴을 벗겨내는 작업에 돌입...
다행히 아세톤때문에 물컹해져서 잘 벗겨진다
아세톤에 담궜다가 칼로 아크릴을 벗겨내는 일을 몇 번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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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낸 결과물. 처참하네... 내가 섬세함하곤 거리가 멀지.
이러니 외과엔 가지 말아야 할까? -_- 어쨌든 결과는 좋으니까 된 거 아닌가 하고 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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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게으름에 굴복해 이 상태 그대로 배터리 케이스에 붙여놓고 쓸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통통해서 뚜껑이 잘 안 닫히는거다!
결국 처절하게 이걸 분해해서 구리선을 빼내서 써야 하는건가... 생각.

이 때 시각 열두시. 잠이 쏟아지고...
안쪽의 종이와 플라스틱판만 남겨진 카드를 다시 아세톤에 퐁당. 나도 침대로 뛰어든다
아. 아세톤에 담궈둘 땐 뚜껑을 덮어야 한다. 증발하면서 엄청난 향기를 풍기고 양도 줄어든다
물이 아니라 아세톤을 엎었더라면 유리를 들어 닦아내는 수고로움은 없었을 텐데 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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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카드가 이런식으로 속살을 드러냈다
카드칩과 주위에 빙빙 둘러진 구리선.
플라스틱 판 한쪽은 남겨두었다. 더 관리하기 편할 것 같아서.
구리선의 지름이 넓을수록 인식이 잘 되는데 (역시 귀찮아서 -_-) 예쁜 원형 그대로 남겨두려고
그대로 고이 배터리 케이스에 재접착 테이프로 붙였다

그리고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버스를 타고 핸드폰을 찍었다

안.된.다... ㅠㅠ
카드 그대로 붙였으니 구리선이 끊어졌을 리는 없고.
배터리 케이스 빼서 케이스만 대고 찍었더니 멀쩡히 잘 찍히면서
"카드 잔액이 부족합니다" 라는 안내멘트가 나온다
이게 이상하게 배터리가 옆에 있으면 작동을 안 하는거다!

집에와서 카드를 마지막까지 해체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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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고리용 교통카드를 선택한 내 결정으로 인해
구리선은 초미세마이크로극세사였다 -_+
이걸 최대한 케이스 바깥 부분으로 빙빙 돌려 감아야 한다
손재주 없는 나에게 있어 최고난이도 스킬을 요하는 부분
한참 삽질을 거듭해야 했다

요령은 - 일단 교통카드칩 부분을 가운데에 테이프로 고정한 다음
대충 비슷한 지름을 가진 도구에 빙빙 구리선을 감은 뒤
풀리기 전에 재빨리! 테이프로 가장자리를 덕지덕지 고정할 것
이 때 구리선이 한 부분이라도 끊어지면
그동안 고생한 거 말짱 도루묵이니 지극히 조심 정성 기울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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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품!

다음날 집에오는 길에 마을버스에서 찍어보니 잘 된다
구리선이 끊어질까봐 테이프로 완전 무장시켜 놨더니 보기엔 좀 안좋다;;
교통비 아까워서 자주는 안 쓰겠지만 심심할때 한번씩 찍어보긴 하겠지~

손장난 끝-*

2008/08/30 13:40 2008/08/30 13:40
  • 규아 | 2008/08/31 00: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앗 언니 이렇게 하면 교통카드 충전할 때도 그냥 핸드폰 주면 되는건가요?ㅎ
    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어렵네용 >_<ㅎ

  • 선영 | 2008/08/31 01: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규아~ 히히 :) 안어려워 내가 삽질해서 그런거야 ㅋㅋ

    1. 카드식!(악세사리X) 교통카드를 아세톤에 퐁당 빠뜨린담에 하룻밤 자면
    2. 교통카드칩이랑 구리선이 속살을 드러낼것이야
    3. 그걸 배터리케이스에 잘 정리해서 붙여주면 끝~ 한 방향으로 감으면.

    교통카드칩에서 구리선이 떨어지지 않게만 조심하면 되요 ^^
    참 지하철역에서 핸드폰을 건네주면 직원아저씨가 뜨악한 표정으로 쳐다보지 -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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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조범구 선생님댁 - 담임반 여행 :: 2008/08/24 20:42

다녀오자마자 홈피 스킨에 대고 화풀이하는 나는. 뭐지...
깔고 바꾸고 깔고 바꾸고, 마음에 안 들어서 css, html 파일 뜯어고치고
요즘 급기야 social phobia 증세까지 보이고 있는데, 이런 나에게 담임반의 loading은 너무 컸다
이틀 내내 선생님들 네 명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눈치를 보면서 괴로워하고
아 뭐야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는건가 조마조마. 혼자서 말실수한 거 아닌지 곱씹고.
거기에 side effect 시작, nausea 다시 나타남. 그 상황에서 조범구선생님 먹을 거 계속 무한대 제공하심.
안 먹겠다고 할 수도 없고...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 어어어어어 -_-;;;;;

외래 예약을 앞당겨서 다음주에 가기 이전에 약을 쓰레기통에 집어던지고 싶지만,
그러기에 앞서 일단 일기장에 사진이나 올리고 보자.
귀차니즘 발동으로 디카 안 가지고 갔지만, 역시 폰카의 화질은 구리다
그러나 게으른 자에게 변명은 무엇하리. 다 좋은 결과에는 수고로움이 따르는 법.
사진이 별로 좋지 않은 관계로 사이즈는 줄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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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언니. 마취과 레지던트 4년차. 사진이 좀 압박스럽게 나왔군 -_+
앞으로 cardiologist가 되겠다고 말해서 울 담임반 교수님들을 기쁘게 해드렸던 언니.
(참고로 우리 담임반 교수님들은 심장혈관병원장, 심장외과, 심장내과 이렇게 세 분이시다)
졸업할때 1등이었다나... 후덜덜;; 몰랐다. 공부 잘 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나 들어오기 전에 담임반의 홍일점! 나 왔다고 정말 반겨줬지만 곧 내가 useless;; 임이 밝혀졌지 ㅎㅎ
서울대 이비인후과 레지던트 분과 결혼하셔서 아이가 15개월. 사진 속의 아기가 너무 귀여웠다 >_<

참고로 센트럴시티 메리어트 호텔 결혼식에 갔을 때 감동받은 나머지
아 나도 저렇게 결혼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것도 잠시.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나 과연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할 자격이나 있는거냐?' 하는 고민 -_-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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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3학년 정은이, 본과 1학년 민지.
막내 예과 2학년 승빈이도 있는데 얘는 미국으로 여행가서 날랐다 ㅋㅋ
정은이는 원래 내 밑이었는데 내가 2년동안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내 선배가 되었다
덕분에 내 대신 담임반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일정 잡는 일이라던지 연락이라던지
내심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중. 어차피 교수님들도 정은이를 더 좋아하니 하하하;;;
더군다나 내년까지 학교에 있어줄테니 난 본과 4학년 때 일 년만 대충 때우고 졸업하면 될 테지-*
교수님들이 매우매우 좋아할 타입이다. 능력도 있고 착하고 공부 잘하고 싹싹하고 잘 웃고 대답도 잘 하고 등등
더군다나 박영환 교수님이 극회 매니아인데 정은이는 극회 캐스트에 연출 경력까지 있는지라 +_+
뭔가 교수님 접대(?)를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슬그머니 정은이를 내보내곤 한다;

민지는 2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여기로 왔다
처음에 왔을 때는 한국말도 서툴고 술 마시는 것도 서툴고 그래서
"술=흉부외과" 담임반에서 살아남기 힘겨워 했었는데
오케스트라에서 몇 년 살더니 완전히 적응해서 나보다 더 잘마시는거 같기도 하고~
(라고 말해놓고 나니 생각하는데 이문형 선생님이 내가 술을 정말 잘 마신다고 착각하고 계신다 아놔 ㅠㅠ)
확실히 외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감정도 풍부하고 표현도 풍부하고 그래서 같이 있으면 좋다
예전엔 막내로 예쁨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승빈이가 좀 더 그렇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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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얼마전에 계속 기르던 머리를 파마했는데,
이게 사람들 반응이 너무 특이하다. 좋다 나쁘다 잘 어울린다 아니다가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 절반이 "그거 어떻게 한 거야?" 라고 물어본다 음;
엄마는 양머리같댄다. 그래. 그냥 아무생각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난 머리 해도 미용실에서 만들어준 그대로 나오는 법이 없다.
내가 손질을 잘 못해서 그런가...

밤에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노래방에 갔는데,
난 친구들하고 가면 정말 미친듯이 노래를 불러대지만
어려운 사람들하고 가면 구석에 박혀서 존재감없이 있는 걸 좋아한다
혼자서 셀카질...
그러다 결국 불려나가서 노래를 부르게 됐는데
별 생각없이 만인의 열창곡인 '아파트'를 선곡해서
연장자이신 조범구 선생님을 비롯한 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여자가 부르기엔 키가 좀 높다는 사실을 깜박해서 부르는 내내 민망했다;;)
100점이 나와서 선생님께서 만원짜리 한 장을 주셨다는 ㅎㅎ 나중에 도로 드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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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구 선생님. 담임반의 왕 선생님(?)
나머지 두 분 교수님이 학생이셨을 때 담임반 선생님이셨다
지금은 은퇴하셔서 경주에서 머무르시는 중.
담임반 학생들이 온다고 하자 일정 다 짜두시고 손수 마중까지 나와주셨다
내가 학생일 때는 두 번 밖에 못 뵙고 바로 은퇴하셨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시다

사진에서는 너무 근엄하게만 나왔는데, 여유롭고 편하시고. 넓으시고. 그렇다.
물론 술도 좋아하시고 후후후 역시 흉부외과는 알콜!!!
가끔 이문형선생님(심장내과)는 못따라가실 정도로 나머지 두 분은 달리신다니까
여전히 미스테리다. 그렇게 마구 달리시면서 다음날 수술은 어떻게 가능한거지?!

사실 저렇게 조용히 노래를 부르신 게 아니라
막 선생님 학생 안가리고 다들 앞에서 탬버린 들고 춤추고 뛰고 난리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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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선생님. 심장외과. (옆은 사모님이 아니라 그날 저녁 같이 놀러오신 예전 환자분이시다)
조범구 선생님과 라인을 같이하여 알콜 짱!! 노래 짱짱!! 학생과도 스스럼 없으시다
예를 들자면 스승의 날 선물을 드리러 갔을 때
"야 우리 본교에 소풍가지 않을래?" 이러시면서 우리를 본교로 데리고 가셔서
떡볶이며 닭꼬치며 군것질도 안겨주시고 손수 디카로 잔디밭에서 사진도 같이 찍으시고. 그렇다.
그러나 난 저번 심장학 시험을 이번학기 최악의 학점으로 말아먹은 뒤로 뵙기가 두렵다 ㅡ_-;;
그리고 한동안 날 마주칠때마다 "근데 넌 대체 왜 학교에 안 나온거냐?" 라는 질문을 반복하셔서
날 참 난처하게 만들어주셨던 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은 하지 말아 주십사 하는...
아무래도 이문형 교수님은 뭔갈 알고 계신데 본인만 모르시는 거 같으니 서운하신 듯 한데,
그건 제가 알려드린 게 아니라 누군가가 배신(?)해서 정보가 새어나간 거에요. 제 탓이 아닙니다 ㅡㅜ

이상으로 인물 사진은 끝. 이문형 교수님 사진은 못 찍음.
심장내과는 뭐 환자를 병원에 깔아놓고 다니는 건지 맨날 바쁘셔서...
아. 이번에 심혈관병원 기획실장(?)으로 계셔서 더욱 바쁘시다는 소문도 있고...
늦게 오셨다가 일찍 가셨다. 수업 때 질문 무척 많이 하심. 더군다나 EKG 질문 때리시면 머리 순간 하얘짐.
그나마 알콜 공격이 좀 덜하셔서 좋지만 내가 술을 잘 마신다는 편견이 있으셔서 초난감.



동대구역 도착 후 렌터카로 경주로 출발!
...하기 전에 영천에 들르기로 했다. 왜인지는 모르고 그냥 가자는 대로 가는거지-*
KTX 패밀리칸에서 교수님들과 마주앉을뻔한 위기에 처했으나 순간 정은이를 슬쩍 밀었다. 아싸.
(사실 그 때 교수님도 정은이를 오라고 했던 거 같아. 내가 그렇게 합리화시키는 건가? ㅋㄷ)
나는 반대편 패밀리칸에 학생들과~ 앉아서 수다를 떨면서 편하게 왔다

마중나오신 조범구 선생님이 데리고 가신 영천에서 점심은 '고디탕'
고디가 뭔가? 했더니 (처음엔 고등어? 고딩?) 다슬기의 사투리.
삶아서 깐 다슬기를 한 주먹 넣고 시래기를 넣고 끓인 탕이다.
아아아!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내 위장이 멀쩡했다. 그저께 약을 바꿨거든.
그리고 난 다슬기를 매우매우 좋아한다!!
조범구 선생님이 좋아하실 만한 멘트를 마구마구 날리며 한 그릇 다 비우고 일어났다

그리고 다음은, 경주의 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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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대로 된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조선의 전통 방식을 명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계속 이어서
선조들이 하던 그대로 계속 도자기를 만들어 오고 계시는 분.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가치를 알아보지도 못하지만,
다도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굉장히 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네.
컬렉션을 가지는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이 도원에 방문해서 작품을 구입해갈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뭘 제대로 알고 작품을 감상하고 그렇다기보다는
보고 듣고 재량껏 느끼고 이해하는 정도. 이지 않았을까...
단 우리를 이곳에 데리고 오신 조범구 선생님의 안목만은 범상치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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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주로 마신다는 전통 차인 "말차"를 마셨다
녹차 잎을 덖어서 말려서 우려 먹는 한국과는 달리,
말차는 잎을 말린 뒤 전체를 갈아서 물에 넣어서 마신다
이런 말차는 재배 과정부터 일반 녹차와는 달리 좀 더 까다롭다
너무 뜨거운 볕에 쬐이지 않도록 가림막도 쳐 줘야 하고, 너무 그늘져서도 안 되고,
어린 잎은 녹차잎으로 내 주고 큰 잎은 버리고 적당한 크기의 찻잎만을 골라낸다

각종 다기들과 다구들의 이름과 용도들도 배웠는데... 역시 머리에 남을리가 ㅠㅠ
가끔 내 머리가 USB 메모리나 스캐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억나는 건 다기 하나 하나를 만드는 집안들이 전통적으로 몇 백년씩 내려오는 곳도 있다는 것.
예를 들면 말차를 가는 맷돌 하나만 계속 만드는 가문이 있단다... 헐...
그리고 다도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그러한 곳들을 후원하고 구입해주는 귀족 가문들이 있고.
다도는 일본 정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데. 잘 가꾸고 지켜나가고 있지만,
막상 일본보다 먼저 중국에서 다도를 받아들인 한국은 역사, 문화, 아직은 미흡.
...하다는데 역시 아련하고 아득하다. 아 그렇구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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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식과 말차.
사진이 좀 안 예쁘게 찍혔지만, 말차의 빛은 4월의 신록같다. 향은 약간 진하고 쓴 맛이 난다.
하지만 다 마신 뒤 남은 잔에 따뜻한 물을 부어 두 번째 마실 때는,
정말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맑고 상쾌한 향이 입 안에 감돈다
옆의 다식은 맨날 TV에서만 보다가 처음 먹어 봐서 완전 기대했었는데,
막상 난 실제로 먹어보니 약간 실망이었다. 말 그대로  '꽃가루' 맛이 입안에서 느껴진다고나 할까.
(참고로 다식은 소나무 꽃가루+꿀 = 다식판에 찍어냄)
그리고 한 입 베어먹는 순간 내가 pollen allergy 라는 걸 떠올렸다. 물론 소나무 꽃가루는 아니지만;;
그렇지만 보기에는 정말 예쁘고, 더군다나 그걸 만들어낸 마음과 정성을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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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던 방에 걸려 있던 액자.
읽어보면?!
무식한 우리들의 입에선 갖가지 말들이 쏟아져나왔지만,
정답은 "기입신" - 신의 경지에 이르다
일본의 다도의 영향력있는 귀족가문(?)... 의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가 써 주었다는.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느냐고 여쭤봤더니 매우 쑥스러워 하셨다 :-)

그리고 다음의 구경은 가마터. 집 마당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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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오래된 한옥. 300여년이 넘은 집이라 그런지, 돌담이 인상적이었다.
뭐라 표현할 수는 없고 그저 갖고 싶었다고나 할까-* 우리 집 앞뜰이 저랬으면 하는 욕심.
가마터는 이런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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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터 입구. 사실 안을 들여다보고 싶었는데 입구가 봉해져 있었다. 이제 곧 불을 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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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가마와 마구 쌓여져 있는 장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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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구워졌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들은 저렇게 사정없이 깨뜨려버린다
저런 장면을 소설이나 이야기로 수없이 듣긴 했지만 눈앞에서 실제로 보고 있으니 어찌나 맘아프던지
그리고 여기서 몰래몰래 그릇들을 주워오셔서 집에서 쓰고 계신다는 조범구선생님이 이해가 가기도 후훗
하지만 이렇게 해야 정말 마음에 드는, 자신감있고 어디에든지 내놓을 수 있는 뿌듯한 작품이 나오지 않겠어.
말 그대로 '영혼이 담겨있는 작품'이 탄생하겠지.
아... 그래도 열심히 만들어낸 그릇을 내 손으로 직접 깬다는 거, 정작 하려면 쉽지 않을 듯.


가마터를 둘러보고 인사를 드리고 난 뒤, 조범구 선생님 댁으로!
선생님 댁은 경주 첨성대 옆, 반월성 옆 한옥마을에 있다
무려 400년이나 나이먹은 한옥을 수리해서 살고 계신다는데...
물론 항상 계시는 건 아니고, 다른 곳에 사시면서 여기는 가끔씩 들르신다고 한다. 손님들과 함께.
400년이라 해서 단단히 마음먹고 갔지만, 막상 가 보니 우리집보다 훨씬 깔끔하고 잘 되어 있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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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입구의 왼쪽문을 잘 쳐다보면 SECOM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선생님이 안 계실 때가 많아 빈 집에 좀도둑이 들고 난 뒤로
빨간색 세콤 스티커만 구해다 붙이셨다고 한다. 효과 만점이라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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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이 있는 본가. 옆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장작들이 쌓여 있다.
막상 은퇴하시던 때 담임반 학생분들이 보일러 놔드렸다던데...
그래도 한번씩 군불을 때 주면 아무래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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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길게 생긴 집 한 채. 부엌과 방 세 개가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잤다.
선생님이 원래 사시는 집이 아니라 가끔 들르시는 곳이라서 뭐가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선생님 말씀 그대로 '없는 게 없다' 예를 들자면,
냉장고 그릇 등의 각종 식기부터 시작해서 소주 맥주 와인 정종 등의 각종 주류를 비롯해
소주잔 맥주잔 와인잔과 각종 국적과 종류의 치즈 등 다양한 안주도 있고,
샤워실에 가니 샴푸린스치약은 기본이고 핸드워시스프레이무스쉐이빙젤 등등
심지어 오늘 아침에는 볶은 원두로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나온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셨다 헐...
우리집엔 에스프레소머신같은거 없는데;;;

이날 저녁도 계속 먹자먹자먹자.
점심때 먹은 고디탕과 그 뒤 먹은 말차가 아직 뱃속에 남아 있을 무렵,
예전 선생님의 환자분이 기장에서 각종 생선회를 도시락들 한가득히 싸가지고 경주로 배달오셨다
곧바로 대청마루에 두 상 가득 펼쳐놓고 각종 주류와 함께 저녁상 시작-*

이런저런 회들이 도시락에 담겨있었고, 뭐가 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먹었다
난 라식수술했다는 핑계로 끝까지 술을 안 마실 생각이었지만
환자분께서 직접 담가셔 주셨다는 술을 거절할 수 없어서 일단 잔을 받았는데
이게 빛깔이 너무 고운거다! 맑은 노란 빛... 달빛이라고나 할까.
살짝 마셨는데 달달했다 오오!! 맛있다!!!
찹쌀과 꿀을 섞어서 전통 방식으로 내린 술이라고 하네.
내 눈이 걸린 문제라;; 약 5분간 수없이 갈등했지만 결국 마시고 말았다 ㅠ_ㅠ
(그리고 그 날 밤부터 열심히 항생제와 소염제 안약을 넣어대기 시작했다;;)
다음은 매운탕. 고추가루가 없어서 선생님이 집 옆 고추밭에서 매운고추 슬쩍 서리해오심 크크

밤 열두시 반 노래방!

착한 학생들은 약 오전 두시 정도에 잠자리로.
나쁜 선생님들은 알 수 없는 시간까지 2차 술자리로...

다음날 아침 7시. 정은이와 첨성대 옆 계림 산책.
조범구선생님은 전날 밤 노래방에서 "나 내일 아침에 못일어나면 알아서 집에 가라~" 이러시더니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셔서 마당을 쓸고 계신다. 역시. 울 선생님 대단하심.

단체로 우르르 몰려오는 수학여행이 아닌, 이른 아침 녹빛 사이를 거니는 계림은 싱그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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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 똑같이 보일 나무 사진들은 몇 개만 올리자.
이런 건 눈으로 직접 보는 게 제일 멋지더라. 난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런지 찍어놓으면 이상해;;

조범구 선생님이 역시 손수 준비하신 아침 메뉴는 빵과 치즈와 쨈과 커피!
우리들이 좋아할 거 같아서 인천 영종도의 어떤 호텔(?)의 eight(8) 이라는 베이커리에서 직접 공수해오셨단다
거기 빵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아... 그 말을 든는 순간 감동의 물결이 ㅠ_ㅠ
사실 오늘 아침부터 드디어 혈중농도가 누적되기 시작했는지 구역질이 막막 나기 시작했었지만
선생님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억지로 빵을 열심히 먹었다 커피도 다 마시고

오는 길에는 어느새 사오셨는지 경주 기념품 찰보리빵을 하나씩 챙겨주시는 센스까지.





오는 기차에서는 다들 잠들었고,
나는 어쩌다가 KTX 역방향까지 걸려서 메스꺼움에 죽도록 시달리며 두 시간을 견뎌냈다
아침 내내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는 말에 "어제 너무 열심히 놀아서 그런가봐요~" 이러며 애써 웃으면서.

여름에 이렇게 빡시게 담임반 했으니 이번 학기에는 안 하고 넘어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 하나...?!

낼 개강이군. 일기 쓰느라 한참 걸렸으니 한동안 안 썼으면 싶으나 낼 개강이라고 툴툴대면 쓸 것이 뻔하다;;

2008/08/24 20:42 2008/08/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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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2008/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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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계속 집안에 머물러 있다가,
더는 칩거(?)할 수 없어 결국 외양간 소 끌려가듯 극회로 가던 날.
학교 앞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정원이를 만났고
며칠 뒤 우리는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정원이가 추천해 줬던 책.
정원이의 말로는 "상처받은 마음에 연고를 바르는" 느낌이었다고.

교보문고에 인도 가이드북을 사러 들렀는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 가판대에 당당히 맨 윗줄을 차지하고 있다
표지를 펼쳐보니 판매 3달만에 벌써 34쇄.
세속적인 나는 슬프게도 벌써 이런 생각부터 든다
글쓰는 거 장난 아니구나. 작가의 인지도와 매스컴의 홍보가 더해지면...

글쎄, 사실 난 공지영의 책을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딱히 이유를 대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표현하질 못하겠지만
(내가 그렇다, 뭘 물어보면 서술이 안 된다.
하긴 그러니까 문과로 안 가고 의대로 왔겠지...)
뭐랄까, 삶의 어느 일부분만을 너무 극대화시켜서 말 그대로 '소설'처럼 비극적으로, 때론 희극적으로 만든달까.
읽고 있는 동안에는 뭔가 극적 전개와 흐름에 빠져들었더라도
결국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허무해진다.

이 책은 소설도 아니고, 소개글에는 공지영이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건 형식일 뿐 실제 내용은 여러 다른 책에 나온 내용들을 따서 모아 놓은 것.
음반으로 말하면 '컴필레이션'? 고도원의 메일을 받아 본 적 있는지. 그걸 조금 더 길게 늘어놓은 형식.

이 책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삶의 '진리', '단면', '지혜'... 여러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겠지.
책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확연히 다를 것 같다. 분명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도 있을거고.
그래서 난 이 책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동생에게 주려고 한다.

나? 는... 책 살 때부터 긴가민가 하긴 했는데. 역시나 난 이 책을 읽기엔 좀 늦은 거 같다.
읽는 동안 계속 '뭔가 당연한 말들을 늘어놓고 있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실 분명 나도 어릴 적엔 계속 고민했던 생각들이고, 답을 찾아 헤매었던 것들인데,
막상 경험으로 알고 나니 이젠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당연한 걸 가지고 뭘 그래~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공지영씨 딸 위녕처럼 실제 스무 살 때, 미처 알기 전에 이 책을 받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정원. 이 책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당신의 경험이 부러워 :-)
나도 어서 다음 책으로 gogo-*

붐비지 않는 수영장에서 오리발을 끼고 돌핀킥을 하면서 물 위로 날아오르고 싶다
그리고 물 속으로 다시 다이빙해 들어가면서 양 손으로 물을 잡아당기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지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슬로프에서 직활강해 내려오는 것도 좋아. 실크로드 슬로프는 정말 좋았는데.

경험은 무서운 것. 눈과 물은 내 위안이자 안식처였는데, 둘 다 가까이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다음의 위안은 미드. 집에 오니 케이블이 있어서 좋다. OCN, On Style, FOX... 최고야.

2008/08/12 17:22 2008/08/12 17:22
  • khj7564 | 2008/08/13 05: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목이 간지러워서 별로일거라 생각했는데 네 포스팅보니 궁금하네 한번 읽어봐야겠다.

  • 혜교이고 싶은 혜갱 | 2008/08/13 18: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벌써 며칠 째 자학실 옆 컴실에서 논설문 비스므리한 저질 에세이 쓰다 생각이 났지! ^^
    책 더 들여다보면 vermit & nausea 할 것 같아!!
    역쉬 공부는 맘 맞는 사람들이랑 이런 저런 격려며 신세한탄 곁들여 하는게 최곤데.
    대구에서도 혼자하는게 힘들었는데 여기서도 혼자네.
    딱히 누군가가 그리운건 아닌데
    그냥 내 삶에서 이성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 모두 균형을 찾고 싶다는 생각.

    첨 수영장 딸린데로 옮길때 만해도 아침마다 가뿐하게 모닝 수영을 즐겨주시고
    저녁에는 헬스로 몸을 만들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는.. 뜬 구름 같은 로망을 가졌었는데...
    역시 로망은 로망일쁀...
    갑자기 오전 나절부터 영화가 땡겨서 아트레온이며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또 지금되니 오전에 날려먹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걸어다니는게 귀찮아져서..
    그냥 공부하다 완차이나 가서 맛있는 것을 먹은 다음 기분을 업시켜야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서버렸어ㅋㅋ
    귀찮아귀찮아 걷는 것 귀찮아.

    꼭 인도가고 싶어?
    겨울에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꼭꼭 여행을 가고 싶지만,
    사실 뱅기 티켓만 끊으면 끝인 거지만..
    인도의 모습들을 내가 견딜 수 있을지. 인도는 너무 정신적으로 구지**스러워서 ㅠㅠ
    어디 묽 맑고 고기 많이보이는 산호초 많은 섬으로 가서 스쿠버 다이빙 따위나 하면서
    한 철을 보내는 것은 어때?? ^^
    물론 네가 인도를 더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삼. 히히
    그리고 위의 제안은 그저 제안일 뿐 꼭 그렇게 되야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마음쓰며 스트레스 받진 말길,,
    이번 캐러비안행 너무 좋았어 일본 돌아다닌 것 보다 백배루ㅎㅎㅎ

  • 선영 | 2008/08/13 20: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치? 난 제목부터 낚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니까 ㅋㅋ 다 상술이야;;

  • 선영 | 2008/08/13 20: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갱/원래 공부는 외로운거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갈 땐 더더욱 그런 것이지 홍홍
    난 푸켓 따위는 나중에 나이들어서 돈 많고 시간 없고 힘 없는 노인네가 되면 가기로 했어
    지금은 아직 열정이 남아 있으니 뒹굴 수 있는 인도로 떠나겠어! 방금도 다음 인도 카페를 뒤적뒤적
    아. 그런데 루트 짜는 거 정말 머리아프다 ㅠ_ㅠ 누가 좀 대신 짜주면 안되겠니... 여행준비에서 이게 제일 어려운 거 같아
    그나저나 방명록을 두고 왜 리플에 이렇게 긴 글을 써놓은 것이야~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 실시간으로 쓰고 있다고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누가 친구아니랄까봐 내가 글 쓰는새 답글 달긴. 반갑군ㅋㅋㅋ
    매우 최상급 저질로 떨어진 기분의 퀄리티가 조금 아주 조금 나아졌삼 ㅋㅋ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리고 난 니가 저책을 아주 성스러운 표정으로 진지하게 읽고 있어서
    좋아하는 책인 줄 알았어.
    역쉬 제목 노골적인 책 치고 재밌는 책 없군, 로맨스 책들도 그런데.
    난 저런 제목 싫어.
    딴소리 같은데
    요새 한비야 책들도 그래.
    옛날에 아마추어일때 쓴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는 뭔가.. 영감을 주긴 하지만
    너무 대놓고 말한다는 느낌?

  • 선영 | 2008/08/13 20: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뭐야 내 홈피에 테러하는거 아냐? ㅎㅎㅎ
    공부 안하고 자학실에서 컴질하고 있다니~ 시험기간의 나를 보는 거 같군하 -_-ㆀ
    으하하 올림픽 야구 우리가 미국 이기고 있다 그거라도 위안을 나름 삼으면...;;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면 좋은 책 아니겠어? 사람마다 다르겠지. 다만 나한테는 아니었을 뿐.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저걸 읽었다면 꽤나 감동받았을 거 같아. 아쉽지 뭐.
    아무래도 에세이를 쓰다 보니 경계를 맴돌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거지? 크크크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힘내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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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land wooden coaster, T-express! :: 2008/08/05 23:3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과 때 수업 째고 갔던 이후로 오랜만에 에버랜드에 놀러갔다
입구에서 할인되는 신용카드인줄 알고 자유이용권 결재했으나 전월 실적 부족으로 돈 다 내고 샀다
그래 저번달에 분기말시험 보고 충격먹은 나머지 집에서 폐인짓하느라 돈을 안 쓰긴 했지 -ㅅ-

에버랜드 방문 목적은 단연 우든코스터! 에쓰케이 텔레콤과의 합작으로 정식 명칭은 T-express 이다
뭐 틀이 나무로 짜여 있고... 같은 건 두 번째 문제이고. 일단 77도 절벽 각도에 레일이 길다는 게 맘에 들었다★
들어서서 얼마 가지 않아서도 저 멀리 이 녀석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아 금방 타겠구나.

그런게 이게... 가도가도 가까워지질 않는다. 신기하다. 너무 크고 높아서 착시 현상을 일으키나 -_+
이걸 보고 흥분해서 입구에서 받은 지도는 펼쳐보지도 않았다. 좀 쳐다보니 이게 입구 정 반대쪽에 있다. 헐.
그래서 거기까지 가는 길에 주변에 보이는 다른 어트랙션들에 한눈 팔아 주시고.
역시 몸 혹사시키고 평형감각 잃어주는 그런 것들만 골라 타니 거기 도달하기 전에 이미 GI tract 은 괴롭다..

방학이라 사람들 넘쳐나서 줄 엄청 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없었다. 아무래도 옆 동네 캐리비안으로 간 듯 하다.
아침에 강남역에 버스 타러 갔는데 길게 줄 선 거 보고 깜짝 놀랐다. 늦게 온 사람들 용인까지 서서 가고;;
그 시간에 버스 타는 사람들 에버랜드 말고 캐리비안 들어가려면 점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내일은 혜갱이랑 캐리비안 가기로 했는데 새벽에 일찍 챙겨 출발해야 하나.

단 하나 제외. 우든코스터는 정말 줄 길었다. 레일만큼 길었다. 밖에서도 길고 건물 안에 숨겨진 줄도 길었다.
다 왔구나 싶으면 또 줄이 보이고 정말 다 왔다 싶었는데 어딘가에서 또 나타나고 으으.
그런데... 정말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사실 광고에서 하도 77도 각도를 강조하길래 난 타고 나오면 무서워서 눈물 흘릴 줄 알았다
처음에 막 타고 나서 한 번 무섭게 자유낙하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찔하긴 했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는 상승과 낙하를 계속 적절히 반복하면서  정말 짜릿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런 데 놀러가면 항상 롤러코스터 꼭 골라타지만, 지금까지 탔던 것 중에 정말 획기적으로 최고였다
그리고 몇 번 대충 놀아주고 끝나는 다른 어트랙션과 달리 정말 길었다
다시 그 길고 끔찍한 줄을 서서 기다릴 엄두가 안 나서 한 번 더 못 탔지만
나중에 다시 에버랜드 오면 아침 일찍 입장해서 이거부터 달려와서 계속 타고 싶다

단점은. 이거 타고 나니 다른 건 재미가 없어서 타질 못했다
몇 개 기웃거리다가 피곤하고 지쳐서 그냥 집에 와버렸다
좀 힘이 남아 있었으면 저녁에 해질 녘까지 남아서 페스티벌이나 레이져 쇼나 봤을텐데. 그러기엔 너무 지쳤어.

연출이 저번에 냈던 음악을 다 맘에 안든다고 잘라먹어서 도로 찾고 있다
그 수많은 곡들 중에 서막 시작곡이랑 내가 찾은 빗소리 효과음, 10장 마지막곡만 통과다
낼 점심때까지 올리라는데 난 내일 놀러가야 하니까 오늘 밤에 찾아야 한다
으으. 온갖 음악들 앞부분만 계속 듣고 있다. 200곡 넘게 들었더니 정말 말 그대로 토나온다.
음악을 듣는 일이 이렇게 괴롭고 중노동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5명에서 다 같이 찾고 있으니까 5x200 = 1,000곡... 이세진 이 까다로운 녀석 이번에도 자르기만 해봐라...

리허설 안 보면 모레 집에 내려갈 수 있는데. 결국 토요일에 가야 한다. 어쩔 수 없지.
피곤해 죽을 거 같다. 아 언제 다 찾나. 막간의 미묘한 분위기를 맞출 음악을 찾는 건 정말 어렵다.

2008/08/05 23:31 2008/08/0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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