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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 2010/09/10 20:19
인터넷 기사 제목에 강원래가 있길래 무심결에 클릭했는데
"극복이란 말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장애를 극복한다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장애를 수용했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단다. 재활의학과 수업에서 강원래를 두 번 만난 다음 개인적으로 별로 그를 좋아하진 않게 됐지만,
그래도 강원래가 한 그 말은 정말 너무나도 공감이 갔다. 티비에서 MC 할 때는 싫었는데 흥.
장애를 극복한다는 말..
그건 아마도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표현,
장애가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일이 아닌 한, 극복이라는 건 이상하다. 그저 받아들이고 적응할 뿐.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일들과 이젠 할 수 없는 일들이 나뉘고, 이걸 생활하며 순간순간 새삼스레 느끼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버릴 건 버리고 남은 걸 수용하는 듯.
그러면서 예전처럼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던 중
남은 일들 중에서 무언가를 잘 하게 되고, 성공하면 "극복"이란 단어를 붙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평범하게 잊혀지는... 그런 거
그런 게 무언가 disability, dysfuction을 지닌 사람들의 과정인 듯 하다
괜시리 싱숭생숭 한 글 남기고 있다
며칠째 계속 아프고, 맘에 안 드는 사람들 있고, 책은 펼쳐보지도 않고, 다음주부터 조장이다
살면서 요새 몇 년 동안 심각하게 사람 싫어해본 적 없었는데 갑자기 코앞에 있는 사람들이 싫어지고,
40학점짜리 시험 앞두고 옆에서들 미친듯 공부해대고 있는데 나는 자거나 힘들거나 둘 중 하나고,
학생부에서 겨울에 오사카 갈 일정 확정하라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아무 생각도 없음
아아 싫은 사람들은 사라지고, 오사카는 같이 갈 다른 사람들한테 기대고,
다음주에 산부인과 3,4주차 조장이 컨펌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고,
오늘 밤에 잠들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정말 컨디션이 좋아져서
밀린 일도 다 해치우고 추석 휴가 내내 공부도 왕창 했으면 ㅠㅠ
선택 :: 2010/09/06 23:30
항상 생각하는데 이제 나는 my own life like other normal person's(or normal flora??)가 없고
그저 힘겹게 학교 집 잠 자학실 노트북 랜덤 사이클 이거 뿐인 듯.
나도 책장에 쌓아놓은 책 좀 읽고싶고 미드도 날밤새서 한 시즌 돌파 따위 다시 즐기고 싶다고-*
중요해 보이지만 전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그냥 대충 막 결정하고 싶은 선택을 하는 밤
어차피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또 다 쓸때없는짓인거아니까 ㅠㅜㅠ
김영한샘한테 자주까달리고 에스라인을넘어선 초 skinny 한 몸매를 가지져서
애들이 말해주기 전까지 난 정말 전혀 임신중이신인줄 몰랐던 지금 학담샘은
앞조애들과 노가리까시던중 본인은 다음달이 예정일이며 cc였던 남편분이 신경외과시고
시부모님들이 미국에 거주중이셔서 원정출산후 레지를 그만두실 예정이라고.
내가 나도 결혼잘해서(?) 남편이 의사던 뭐던 돈벌어주고 나는 편하게 놀고싶다 그랬더니
성훈이가 누나 그렇게 나쁜심보가지면 누나가 죽도록 돈벌고 남편이 집에있게될지도 몰라요라고 했다;;;
아 정말 인생은 한끗차이구나 싶다
낼아침에 케이스발표해야하는데 너무 귀찮다
난 그 수십수백장 CT MRI PET Scopy US 이미지들 중 어느 하나만 고르는게 너무 힘겨워
막상 이미징 그닥 없는 신경과 정신과를 돌면서도 PI Hx 길어서 짜증난다고 툴툴댔지만.
분만장 :: 2010/09/03 12:50
원래 가족분만실에는 학생 안들여보내주는데 어젠 무슨일인지 참관하게 해줬다
애가 짱구라서 마지막에 걸려서 안나오는데 계속 산모 힘 제대로 못준다고 구박.
가족분만실 원래 입원실수가 + 추가금 하루 28만원 ㅎㄷㄷㄷ 또 그게 하루만 있다 가는 곳도 아니잖아?!
결국 어제 하루는 왠종일 분만실에 박혀 있다가 오후에 분만 하나 보는걸로 끝.
그래도 하루종일 시원한 곳에서 앉아있을 수 있으니 그거도 좋은 거 같아
분만실 컴퓨터 바탕화면 클릭거리다가 "분만실 카메라" 폴더 발견
열어보니 termination 된 태아들 사진 -_= 아 깜놀;;;;
이 사진들 거의 낙태반대팜플릿에 있는 이미지들의 *3배 정도의 임팩트가 있어보인다
오늘은 우먼스캔서클리닉 구석의 책상에서 오전 내내 책씨름질
혼자서 산부인과는 필수인데 왜 비뇨기과는 선택이야? 하는 딴생각
어쨌든 결국 금요일은 돌아왔다-* TGIF !!!
개털림 :: 2010/08/31 16:04
어제 안가고 오늘은 아침수업 늦게끝나서 9시넘어서 예진방들어갔는데
자리에앉자마자 EMR열기도전에 간호사가 환자를 막집어넣더니 "김영한선생님 성격아시죠?"이러고
하필이면 첫환자 진료의뢰서에 적혀있던 모르는 영어약자 그대로 차트에 집어넣었다가
외래방 불려가서 차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영어약자 다 풀어서말해보라고 닥달당함 ㅎㄷㄷ
그리고 간호사가 털리고 간호사가 학담 털고 결국 외래방을 신재승에게 뺏기고 나옴...
아 뭐 난 좋은데... 약간 옵세시브한 색깔이 있는 병용오빠가 계속 전화로 뭐라그래서 짜증...
진짜 똑같은말을 열세번쯤 한거 같아... 정작 내가 미안하다고 말해야할 사람은 재승이건만 ㅠㅜㅠ
아마 다음 텀에서 재승이한테 나보다 더 편한 파트 바꿔줘야지싶어;;
그리고나서 방금 금요일 케이스확인해보니 무슨 처음 듣는 병명의 김영한선생님 환자다
으아아아아 김영한샘 노이로제걸릴거같아 정말 어떻게 저런 성격의 사람이 스텝이 됐는지 이해안가건만
아마 저래도 술자리에서는 엄청 노가리까시면서 쿨한척 하시겠지? 으아으으아으아
작년 케이스 발표때 김영한님한테 하나하나 다 까였던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왜 또!!!!!
어차피 아무리 잘해가도 까인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추석연휴때 일주일 쉴 것만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아아 요즘같아선 정말 왜 사는지 싶어.
시간 빠르다 :: 2010/08/29 20:30
여름방학하자마자 태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던 사촌동생이 오늘 돌아왔다
따져보니 벌써 두 달이나 지났구나. 나는 그 두 달 동안 아둥바둥 지내왔던 거 같은데 -_=
그리고 생각해보니 나도 겨울에 두 달 동안 오사카에 박혀 있을 예정인데
아직 일정도 안 세웠고 비행기표도 안 샀고 환율 좋은 타이밍의 환전 같은 건 준비 안 했고
카오리언니랑 연락도 안해봤고 일본어 공부 따윈;;; 요즘 엔이 하늘을 치솟던데 ㅜㅠ
무엇보다 학교 개학하는거 너무 괴로워하면서 일 년을 또 어떻게 보낼까 힘들어했던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여름방학도 지나고도 정신과도 신경과도 패스! 이젠 OBGY랑 내과 끄트머리만 돌면 실습 끝.
신경과를 아주 엉망으로 돌았다는 사실은 빼자. 신경과 절대 안 하겠다고(누가 받아주기나 할까??)R/O.
주말 내내 자다가 이제 일어나서 인계장 열어봤는데 내가 당장 내일 아침 외래 예진이다 ㅜㅠ
아는 거 없어요 정말... 작년엔 예진 편해서 즐겼던 거 같은데. 이게 다 사람들이 들고오는 진료의뢰서 덕분인듯;;
산부인과는 무슨 각 파트들마다 인계장들을 다 뽑아놓으니 대략 50페이지는 되는 듯 싶은.
그래도 김영한선생님 케이스발표 한 번밖에 안걸려서 감사. 아 그 시니컬한 목소리로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그건 페탈이 아니라 피털이야"라고 말하시던 그분....
네. 그만 투덜대고 숙제를 해야겠어요. 인계장도 다 밑줄 치고.
신경과의 마지막 날 :: 2010/08/27 06:05
어서 빨리 지나가라 얍!! 아 너무 힘들다고... 외과 다음으로 막막했던 2주.
잔인한 사월 :: 2010/08/23 13:25

거짓말 같던 사월의 첫날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데
왠지 나만 여기 혼자 남아
가야할곳을 모르고 있네
떠들썩하던 새로운 계절
그 기분이 가실때 쯤 깨달을 수 있었지
약속된 시간이 끝난 뒤에
누구도 갈 곳을 알려주지 않는걸
나 뭔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나의 지금은
깊어만 가는 잔인한 계절
봄이 오면 꽃들이 피어나듯
가슴 설레기엔 나이를 먹은
아이들에겐 갈 곳이 없어
봄빛은 푸른데
나 뭔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나의 지금은
깊어만가는 잔인한 계절
봄이 오면 꽃들이 피어나듯
가슴 설레기엔 나이를 먹은
아이들에겐 갈곳이 없어
봄빛은 푸른데....
신경과 외래 :: 2010/08/17 18:28
외래 참관하러 들어갔다, 질문 5개 만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좀 고민했지만....
다행히 왠 이대에서 오신 교수님이랑 학담샘이 같이 참관 들어가셔서 질문 많이 해주심
환자는 하나, 의사(+학생)은 넷. 단순하게 보면 꽤 괜찮은 진료인데? ㅋㅋㅋ
다른 사람들 외래는 계속 들어가면서 막상 내 외래는 저번주에 빼먹었다
어쨌든 학교는 빠지면 나 말고도 우리조 애들이 난감해지니... 어떻게든 가지만
금요일 밤부터는 만사 귀찮고 될대로 되라 병원 한번 안간다고 큰일 나겠어 등의 잡생각.
그리고 나서 일요일 밤부터 후회하기 시작. 아 일어나서 갔어야 하는데... 주말에 아무것도 안했다...
환자들의 5분의 1 쯤은 하나같이 밤에 잠을 못잔다고 호소하는데,
나는 어쩌면 이렇게 하루종일 졸리고 침대만 찾아다니는건지 모르겠음
봄도 지났고 여름이 한창인데, 겨울도 아니고 춘곤증 온다는 봄도 아니고.
이 시점에서 자러 가야 하는지 자학실에서 엎드려서 잘 건지 고민때린다. 아아아.
신경과 시작 :: 2010/08/15 20:48
가위바위보의 장난으로 신촌, 강남 2주 모두 movement 파트 당첨
저번에 먼저 내 파트를 돌았던 이승현이 누나 각오하삼 교수님들 장난 아니게 toxic 해요 이런다 -_-
이필휴 선생님 휴가가신 동안 천국같았는데 목요일에 돌아오시면서 대놓고 계속 까였다는...
뭐 공부 잘해가는 스마트한 옵세 학생이라면 별 일 없겠지만 나는 그런 재목은 아니므로 ㅜㅠ
인계장을 비롯 당사자들의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도 왜이리 잠이 쏟아지는걸까
개강한지 이제 보름인데 벌써 두 달은 지나간듯한 체감도
그리고 임종이 대략 100일쯤 남았다는 압박감...;;;;
밑바닥 :: 2010/08/15 00:14
오늘을 정점으로 바닥을 찍었다(라고 약간의 기대를 걸어본다-*)
이번주 강남에 있어서 일찍 일어나고 오가는 데 1시간반씩 걸리고
다들 임종준비 시작해서 학습실 도서관 모두 자리도 없었다
뭔가 계획을 세워보긴 하는데 요샌 잘 됐던 적은 거의 없다
내일, 한 시간 뒤, 10분 뒤에라도 갑가지 변할 수 있는 랜덤스러운.
요즘은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전쟁이고 왜 학교에 가야 하는지 짜증냄
학교도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눌 수는 없을까 하는 헛생각 'ㅡ';
졸립고, 무기력하고, 혼란스럽고, 누구 말을 혹은 어떤 생각을 믿어야 할 지도 잘 모르겠음
며칠 전에는 누군가가 아무리 앞으로 의사가 밥벌어먹기 어렵다고 하지만
일단 졸업하면 뭘 하던지 먹고 살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그만큼의 능력은 갖고 있는 거라고.
But. 몇 달 전에는 누군가 내게 내가 졸업할 확률은 10%, 졸업해도 절대 국시는 통과 못할 거고,
통과한다 해도그 뒤 인턴 레지 생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리고 또 부모님이 갖고 계신 나름의 생각들.
일단 지금은 그저 내일 눈뜨면 상황이 좀 달라져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