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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원정실습 201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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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 제일 힘든 건 "기대보다" 빡빡한 실습 스케쥴 정도?
작년에 여기 왔었던 동률이가 실습 9시에 시작해서 오수 4시면 끝났다길래 아아 그렇구나 했는데
왠걸. 여기 와서 받은 새 스케쥴은 "revised"라고 적혀 있으면서 듣던거랑 많이 달랐다
즉 하루에 두 타임이 아닌 세 타임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것!
뭐 그래도 앉아서 강의드는 거라면 상관없지만
아침부터 점심먹기 전까지는 매일매일 무조건 수술참관.
난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이유로 수술방에 들어가는 걸 매우 싫어하는데,
일단 수술방의 강한 조명과 각종 기계들의 삑삑거리는 소리가 정말 거슬리면서 듣고 보기 괴롭고
거기에 더해 GI 파트 수술 같은 거나 걸린다면 특유의 냄새도 난다. 더불어 보비 지질 때 살 태우는 냄새 ㅠ
이런걸 두세 시간 듣고 있자면 나중에는 환청이 들리는 것만 같아ㅋ
그래도 이거 말고 다른 거는 다 괜찮은듯 하다
기숙사가 너무 오래되어서 구리긴 하지만 어차피 기숙사비도 싸고 1인실이니까.
게다가 주변분들이 많이 챙겨주셔서 주말에 여행도 잘 하고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어봤다
오늘 저녁엔 기숙사에서 에다미츠상과 오코노미야키를 만들 계획.
아. 또 하나의 이슈는 지금 4층 병동에 입원해 있는 한국인 고등학생 아이.
병원장님의 부탁으로 처음 우리들 셋이서 만나러 갔지만,
지금은 정원이가 눈앞에 가끔 아른거릴 정도로 보러 가고 싶다. 히히.
사실 가도 그닥 해줄 말은 없지만..
그런데 정말 다들 신기한 케이스들이다. 사실 수술방 말고 헤마온코에서도 듣도보도못한 병명들 많이 봤다
그리고 그런 케이스들을 수술하시는 선생님들을 수술방에서 참관하고 있자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오.
오늘 아침에는 severe uterogenital malformattion 환자의 uro-ped surgury co-op 참관.
수술방 책상에는 1999년 정도에 적힌 걸로 생각되는 종이차트들까지 동원되어 쌓였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특이한 수술법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게다가 구보타선생님께서 만드셨다는 수술법이 실린 일본 소아외과 학회지까지 한 부씩 주셨다.
아... 그런데 사실 나는 공간지각력이 제로인 인간이라서 그 그림들만으로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ㅠ
오후에는 쌍둥이 syncronio? 들의 머리에 박힌 나사와 볼트들 제거 수술.
일찍 끝나서 인터넷질 중.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휴식.
사실 기숙사에서 인터넷이 안 되서 기숙사에 들어가도 할 일이 별로 없다;;;;
일요일에 '다도'를 가르쳐 주신다고 구보타 선생님이 집으로 초대하셨다
난 소나무 꽃가루로 만든 화과자 별로 안 좋아하지만 대게를 주신다니! 그건 정말 기다려진다
으아. 여기오면 살좀 빠질 거라고 기대했는데 먹는 것만 꼬박꼬박 챙기다 보니 몸이 커지는 게 느껴진다
주말엔 여행갈 계획. 주말 빨리 오길!
항상 오후에 일정이 잡혀있는 hemaonco 수업은 수업이 아닌 conference로 대체된다.
절대 알아먹지 못할 일본어와 한자와 약어들로 가득한 종이 한 장을 보면서
주치의들이 모두 다 자신의 환자들을 프레젠테이션하는 시간.
두 시간 동안 전혀 모르는 일본어를 계속 듣고 있자면 졸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우리는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며 졸았다;;
그리고 컨퍼런스가 끝나고 회진을 돌기 전, 한 명이 우리에게 말했다
해외에서 실습을 하는 기회는 많지 않다고, 소중한 시간이니까 잘 써먹으라고.
오늘 아침 urology 수술에 같이 참관하던 대륙의 아줌마는
일본어는 고사하고 영어도 엄청 서툴던데 그래도 잘 살아남아 있더라
근데 대체 그 어학실력으로 파리 연수는 어떻게 간 거야??
주말에 여행할 계획을 짜고 있다
가고 싶은 곳이 어찌어찌 하다보니 마구 늘어나서 대체 이걸 하루에 소화할 수 있나 싶다
그리고 우리 셋은 날잡아서 맥주공장견학을 가서 신나게 일본비루를 마셔보기로 했다.
진심으로, 일본 맥주는 너무 맛있다. 독일보다 더.
제일 인상 깊었던 어제 아침은 urology였다. 난 그냥 수업을 듣겠지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이거 선생님들께 전화 걸어댈때마다 참 민망하다;; 어설픈 영어와 어설픈 일어로 대화한다는건…)
받자마자 수술실로 오라는 거다. Interesting case가 있다고.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난 수술도 수술방도 외과도 정말 안 좋아한다
그래서 여기 도착해서 실습스케쥴표 받고 기절하고픈 마음까지 들었다
매일 오전에 기본으로 수술 참관이 있고 오후에 또 있는 날도 많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외래참관이나 케이스, 수업보다는 수술이 나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난 외과 실습을 하러 여기 온 게 아냐~ 라고 외쳐주고픈 마음이었음 ㅠ
그런데 막상 일주일쯤 지나고 나니 이런 것도 괜찮네라는 느낌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흥미있는 케이스가 정말 많다
어제 봤던 건, CAH 꼬맹이의 수술. 메가클리토리스 소견은 없었지만
ureter와 vagina를 찾기 위한, 내시경 검사용 수술이었다.
CAH의 다른 환자 사진까지 보여주시면서 친절하게 티칭해주시는 선생님.
아. 난 아무래도 여기 벗어나서 세브란스로 돌아가면
그 권위적이고 압박감있는 학생은 알아서 설설 기어야 하는 분위기에 적응 못할 거 같다;;
어제 헤마온코 회진 돌다가 다시 그 아이를 만났다.
만나러 오겠다고 저번주에 약속해놓고 못가봐서 너무 미안하다. 오늘은 꼭 가봐야지.
(그런데 아마 일찍 안 끝날 것 같아)
오늘은 아침수술에서 질문에 완전 헛소리했다가 간호사들까지 비웃는 존재로 변신했다 -_-
아 난 수술방이 너무 싫어 싫다고!!
그 동안 하고 싶은 말들은 많았는데 인터넷을 쓸 기회가 없어서 내 블로그에 올 수가 없었다
실습일지도 제 날짜에 맞추지 못한 건지 업로드되질 않는다. 아아아.
이곳은 살기 좋은 곳이고 병원도 병원 사람들도 너무 좋고 놀러 다니는 것 도 좋은데
밥값과 교통비가 너무너무 비싸다. 온 지 일주일 됐는데 교통카드에만 5000엔을 썼다.
거기에 택시비는 기본요금이 거진 8천원. 살다 보면 볼수록 교통비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만 든다;;;;
어린이병원. 지금까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을 보면서
아 어린이병원은 이런 거라고 생각하고 지내왔는데,
이곳에 오니 정말 진실된 “어린이병원”의 의미를 알겠다.
구보타 선생님이 children-oriented라는 말씀을 하신 것처럼
이곳은 이런 저런 아이들을 위한 병원의 특징들이 있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진료대기하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어린이병원 로비 정중앙에 떡하니 들어가 있어서,
거기에서 전문 보육교사가 진료가 시작되기 전까지 아이들을 돌보아준다는 점.
그리고 이건 그닥 상관없는 거 같긴 하지만,
엄마들 중 아이가 신생아인 경우는 유모차가 아닌 우리가 신생아실에서 흔히 보는
투명 유리 상자(?)에 넣어 카트(?)로 밀고 다닌다.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덜 힘들고 나을 듯.
저번주에 왔던 첫 월요일에 구보타 선생님은 나와 준협이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병원 투어를 시켜주셨는데, 그때도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을 했다.
아아아아아지금은 너무 졸려서 기억이 안 난다;
오후에 난바 신사이바시 도톤보리에 다녀왔는데
구두를 신고 엄청나게 걸었더니 발이 마비된 것만 같아 -_=
그나저나, 정말 여기는 물가가 비싸다 쇼핑하면서 마음 한구석 걱정스러울 정도로.
이거 편집하고 나니 벌써 실습 시작할 시간이다. 아. 역시 인터넷을 만질 시간이 없다고!!
캐리어에 짐을 꽉꽉 눌러서 간신히 닫힐 정도로 채워넣고 나니,
아. 정말 살짝 들기도 힘겨웠다. 사실 짐의 절반 이상이 옷이었는데도.
그래서 과연 이걸 추가금액 없이 보낼 수 있을까 궁금해진 나와 엄마는
내 방의 체중계로 무게를 알아보자는 생각을 했고,
전자식 체중계라서 간신히 측정한 캐리어의 무게는 17kg.
게다가 노트북 같은 건 화물로 보낼 수가 없어서 숄더백을 따로 하나 더 들고 간다
and 비행기 타기 전에 시내 면세점에서 쇼핑한 물건들도 찾아가야함.
집에 올 때는 사라지거나 써서 없어질 짐들이 좀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긴 하지만,
거기서 쇼핑 같은 건 할 엄두도 나질 않는다... 그래도 아마 난 하지 않을까?! 쇼핑 없는 여행이란 ㅠㅜ
짐싸고 나니 지쳐서 여행의 설레임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이 짐 속에서 책은 겨우 두 권이라고 말하시는 엄마가 무서울 뿐;;
아아아아아 나 어떡하지 ㅠ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겨울의 원정실습이란 정말!!! 옷짐이 한가득이다 ㅠㅜ
단벌로 실습나갈수는 없기에 여러 벌 챙기는 니트, 정장, 구두들...
짐이 확확확 늘어서 대체 캐리어 안에 다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_=
남자들은 좋겠다, 똑같은 구두 매일 신어도 되고 와이셔츠 돌려입어도 괜찮고...
그나마 여러 벌 챙기는 넥타이도 부피도 작고 말이지.
아 아무리 머리굴려도 짐을 못줄이겠다
게다가 꼼꼼한 성격의 울 엄마 때문에 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만약"을 강조하면서 이 옷도 저 옷도 들고 오시는 엄마
그냥 대충 살다 오겠다고, 그런 일 없을거라 생각하는 나 -_-
이 갈등은 압축팩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나지 않고 있다
역시 여행은 여름이 제철이다. 기내 캐리어 하나로 끝낼 수 있는,
여러 벌 옷 챙겨가도 짐 부피 작은 여름.
올해 연휴도 많던데 여름에 여행이나 한 번 갔다와야겠다
... 만약 국시생이 여행가고 놀고 그래도 된다면;;;

뭐,정확히 말한다면 아주 눈꼽만큼 스파틱하게 목욕을 즐겼다...라 옳바른 표현이겠지만.
오늘 하루종일 명동 쇼핑하면서 떠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사고 났더니
집에 와서 6시밖에 안 됐는데 침대로 기어들어가려는 나를 붙잡고 울 엄니, 목욕이라도 해보지 그러니...
그런고로 집에 아껴 두었던 바쓰볼을 쓰려고 찾았는데 다 써버리고 없는.
솔트가 좀 남아있긴 했지만 난 솔트 별로 싫어 -_-
그래서 오늘 몰래 지름한 바디샵의 스파 위즈덤 바디 밀크를 찾았다
스파 위즈덤은 사실 시리즈물(?)이다
그런 줄 모르고 하나 하나 모아 쓰다 보니 저 중에 꽤 갖게 되었다

오늘 장만한 건 러쉬의 황금가격 바쓰볼보다는 훨 싸리라고 느껴지는 거품목욕 입욕제. 조금만 넣어도 풍성한 거품이 >_<
그래고 개인적으로 이 스파 시리즈 향들이 다 특이하면서도 좋다
(단, 오일은 좀 느끼한...오일이라 그런가 ㅠ)
간만에 거품목욕 하면서 욕조에서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욕조 안에서 어린애들처럼 마구 발광(? -_-)도 해 보고
하고 나니 참 개운한 과정이었다
누가 나한테 입욕제나 바쓰볼좀 선물해 주세요!
두 손 모아 감사히 받겠나이다 -_-""
일본으로 떠날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난 그동안 뭘 해야 잘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걸까?
일본어 공부? 영어 공부? 모자보거센터니까 산부인과와 소아과 공부? 그것도 아니면 그냥 타고난 능력?
일본어 공부는 너무 어렵다 ㅜㅠ

아빠 디카 사진 정리중에 발견. 계급장(밥풀?) 달아주는 장면.
이거는 똑딱이라서 그닥 잘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때 기분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라서 한 장 올려보려고.
난 이 때만 해도 효진이가 가서 그렇게나 고생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무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아들, 국방의 의무를 다한다고 해도 -_=
갠적으로 저렇게 맨날 밖에서 자고 먹고 (그 추운 곳에서!!!!)할 바에는
학교 다니는 게 (의대 포함) 훨 나을 것이라 생각... 선택의 여지는 없지만;
내동생 화이팅!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지내달라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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