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월의 마지막 날 (2) 2010/05/31
  2. Taipei 2010/05/23
  3. ICU D 2010/05/18
  4. 응? 2010/05/11
  5. 모순 2010/05/07
  6. breast 2010/05/03

5월의 마지막 날

from Everyday Life 2010/05/31 22:37

뭐. 요즘의 나날들은 그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들.
그래도 끄적거려두면 나중에 한가닥 추억이 될지 혹은 차라리 기억에 없는게 나을지 모르겠을 그런.

하루하루가 그저그저 어떻게 지나가고 나는 커다란 일을 앞두고 있다
요샌 뭐가 큰일인지 큰일이 별 거 아닌거 같고 별 일 아닌거도 오버액션하는듯하고 그렇다

사는건 참 알수없는일.

2010/05/31 22:37 2010/05/31 22:37

Taipei

from Travel/Etc 2010/05/23 23:11

우습게도 집에오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타서 자음과 모음들로 이루어진 한글들을 마주치는 순간 너무 낯설었다
그동네는 주위를 둘러보면 한자와 간간히 영어밖에 보이지 않는 곳인데도 하나도 답답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일단 나에게 중국어로 말을 건 다음 - 내가 완전 현지인으로 보였나 -_-; - 내가 멍때리고 있으면
일본어로 다시 말했고 나는 대충 알아먹은 다음 영어로 대답한다. 그리고 영어가 안통하면 한자로 필담을.
난 알파벳 이전에 한자를 먼저 배운 과거력의 소유자니깐 ㅠㅜ

타이페이는 참 신기하고 오묘하고 특이한 곳이다 그닥 설명하기도 귀찮다
그래 사실 서울땅 떨어지니 내일아침 당장 강남세브란스에 소화기내과 실습돌러 가야한다는 현실이 싫은게지 흥.
그런데 정말 어쩌면 한글보다 한문이 더 쉬운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래.

그리고 관광 온천 먹거리 호텔에서 노닥거리기 면세점 쇼핑 마음껏 해서 간만에 휴가 기분 내서 좋음-*
현실도피 제대로 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 아아.

2010/05/23 23:11 2010/05/23 23:11

ICU D

from Everyday Life/Surgery 2010/05/18 22:34
이식외과에 너무 질겁한 나머지 오늘 critical care로 도망갔다
어제 병용오빠가 여기 좋다고 말해줘서 한껏 기대했건만...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늦게 끝났을 뿐  아 난 정말 운이 안따라주는거같아

ICU 풍경은 항상 그렇다 사람 대신 기계들이 주인공인 것처럼 한껏 삑삑거리고.
환자들은 대부분 ventilator 갖고 있어서 눈만 꿈벅꿈벅 혹은 그마저도 못하고 무의식 상태
베드 주변에는 마치 팔다리에서 자라난 것처럼 온갖 수액줄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고 뭐 그런.
가끔 라인을 잡을 때면, 말을 할 수 없지만 대신 모니터가 빨간 화면을 내보낸다. 통증을 바이탈로 나타내는...

그 와중에 사실 내 눈에 항상 들어오는 것들은 전혀 ICU에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
환자 머리맡에 있는 가족사진, 딸이 아빠에게 주고 싶었지만 손목에 걸 수는 없어서 폴대에 걸어둔 묵주,
내가 소아이식 돌 때 들어왔던 간이식했던 아기 옆에 있는 누르면 소리나는 인형들

그리고 난 ICU 면회시간이 싫다 보고 있으면 내 삶에 대해서 불평할 수가 없어서.
하지만 난 정말 힘들단 말이다! 내 나름대로 -_=
내일 당장 이식외과를 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고 게다가 KT가 있다는 사실이.
교수님들 초 시니컬 개무시 무관심 까칠하심 etc 그러나 학생 없으면 또 완전 싫어하심 ㅠ
외과가 끝나게 될 모레가 손꼽아 기다려지는... 그렇다고 내과가 좋은것도 아니지만서도 'ㅡ'
2010/05/18 22:34 2010/05/18 22:34

응?

from Everyday Life/Pediatrics 2010/05/11 21:32
한석주샘외래에서 초진예진을봤다
여자애엄마가 진료의뢰서 달랑 한장을 책상위에 놨다
거기에는 서술형문장따위의 친절한설명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추정진단명하나. 상세위치를알수없는종류불명의덩어리. 네?
그런 진단명도 존재한다는거 오늘처음알았다
눈씻고 다시쳐다봤는데 그 한단어말고 다른 건 아무것도 없었다
머리가 하얘졌다. 아... 애를 쳐다봤다. 멀쩡해 보였다. 뭐 어쩌라고?

이 파트 나 혼자돌아서 밖에 초진환자가 밀려있었는데, 설명을 처음부터 다 들어줬다.
그냥 inguinal hernia 였다. 난 무슨 암덩어리라도 달고 온 줄 알았어.
좀 mass at inguinal area 정도로 친절히 적어주면 손가락이 부러지남? 응??
사실 내일 수술 많이 잡혀서 기분 까칠하다. 뭐 괜찮아. OSCE 수업 있어서 중간에 나갈 수 있을거야. 그럴거야...

항공권 대기걸어둔거 자리났다-* 호텔도 예약했다. 어쩌다 보니 외과 끝나는 기념놀이같이 되어버리겠군.
2010/05/11 21:32 2010/05/11 21:32

모순

from Everyday Life/Surgery 2010/05/07 16:41
누군가가 이유를 물어본다면, 답이 있지만서도 말로 내뱉을 수 없는 그런 상황
답이 너무 많아서 그 중 하나만을 고른다면, 그건 틀린 답이 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그냥 설명하지 않고 혼자 그 모순덩어리를 안고 싶은 마음
그리고 제발 아무도 나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결국 한사람쯤은 나와 대화를 시도할테고
내가 하는 말들은 원래의 생명력을 잃고 단순하게 의미없이 단편적으로 전달되고
결국 내가 느끼는 것과 상대방이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할 것만 같다

내가 하는 생각들과 내가 해야하는 행동들은 너무 거리가 멀다
그저 일단 해야 하는 일들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적절한 대화를 하고, 적당히 행동을 처신하고
뭐 그런게 병원 생활이고 학교 실습이지 하고 생각하지만서도.
2010/05/07 16:41 2010/05/07 16:41

breast

from Everyday Life/Surgery 2010/05/03 20:33

양방은 일상이지만 삼방의 실체를 오늘 첫 체험하고...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_=;;;
게다가 삼방을 양쪽 교수님이 여신다면. 육방이다. 아.

오늘 (레지님들) 텀체인지.
치프님 슬기언니, 1년차 치환이
그러나 딱히 내 처지가 달라지는 건 없다

명호 말대로 이 파트 전체적으로 분위기 별로임. 스크럽너스님들 표정만 봐도.
안그래도 수술방 더워죽겠는데 왜 나한테 기대고 부비적거리고 난리야 흥.

내가 어린이도 아닌데 어린이날이 이렇게 간절하게 기다려질줄 몰랐다

2010/05/03 20:33 2010/05/03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