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 :: 2009/02/16 22:15

오리엔테이션 둘째날은 피곤해서 일기를 날렸다. 꼭 써야할 필요 있나...;

산부인과 1.2주차 인수인계장의 맨 처음은 빨간 글씨로
'김영한 교수님 수술에 절대 교수님보다 늦게 들어가지 마세요' 라고 시작하고
인계장의 맨 마지막은 역시 빨간 글씨로 매우 크게 '김영한 선생님 수술에 늦으면 작살입니다!' 라고.

오늘 김영한 교수님 파트였는데 아침 스킬랩 끝나고 나니 아홉시반이었고
학생담당 레지던트 권재현샘이 수술스케쥴을 들여다보더니 김영한선생님 수술은 지금쯤 끝났겠네? 이러셨다
시작도 아니고 끝났단다. 이상하게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겁이 없달까.

어린이병원 분만실에 가서 무한대기. 10분마다 EMR로 응급수술 확인하기.
응급수술까지 늦으면 죽음이라는 생각?! 다행히 수술 안 떴다. 오늘 교수님 얼굴도 못 뵜다.

그 사이 가족분만실에서는 두 명의 아기들이 태어났고 너무 예쁘다
레지 1년차 선생님은 바쁜 와중에도 이거저거 가르쳐 주시고
스테이션 컴퓨터는 간호실습생들이 차지. 다들 뭔가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중.

병원은 너무 덥고 건조하다. 가운까지 걸쳐입으니 더 더워.
안구건조증과 구강건조증이 있는 내게는 사막같은 환경이다
수업 들을 때처럼 생수병을 들고 다니고 싶은데 가운 입고 파일에 책에 뭔가 복잡해서..

간간히 인턴들이 보인다. 아는 얼굴들이 보이니 반갑다.
... 사실 난 병원에서 아는 얼굴들이 너무 많긴 하다

내일은. 아침 발표 끝나고 바로 수술방으로 날아오라는 쪽지까지 받았다. 세심하시달까.

공부 안 하고 놀고 있는 나.

2009/02/16 22:15 2009/02/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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