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2008/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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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계속 집안에 머물러 있다가,
더는 칩거(?)할 수 없어 결국 외양간 소 끌려가듯 극회로 가던 날.
학교 앞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정원이를 만났고
며칠 뒤 우리는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정원이가 추천해 줬던 책.
정원이의 말로는 "상처받은 마음에 연고를 바르는" 느낌이었다고.

교보문고에 인도 가이드북을 사러 들렀는데
이 책이 베스트셀러 가판대에 당당히 맨 윗줄을 차지하고 있다
표지를 펼쳐보니 판매 3달만에 벌써 34쇄.
세속적인 나는 슬프게도 벌써 이런 생각부터 든다
글쓰는 거 장난 아니구나. 작가의 인지도와 매스컴의 홍보가 더해지면...

글쎄, 사실 난 공지영의 책을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딱히 이유를 대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표현하질 못하겠지만
(내가 그렇다, 뭘 물어보면 서술이 안 된다.
하긴 그러니까 문과로 안 가고 의대로 왔겠지...)
뭐랄까, 삶의 어느 일부분만을 너무 극대화시켜서 말 그대로 '소설'처럼 비극적으로, 때론 희극적으로 만든달까.
읽고 있는 동안에는 뭔가 극적 전개와 흐름에 빠져들었더라도
결국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허무해진다.

이 책은 소설도 아니고, 소개글에는 공지영이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건 형식일 뿐 실제 내용은 여러 다른 책에 나온 내용들을 따서 모아 놓은 것.
음반으로 말하면 '컴필레이션'? 고도원의 메일을 받아 본 적 있는지. 그걸 조금 더 길게 늘어놓은 형식.

이 책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삶의 '진리', '단면', '지혜'... 여러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겠지.
책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확연히 다를 것 같다. 분명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도 있을거고.
그래서 난 이 책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동생에게 주려고 한다.

나? 는... 책 살 때부터 긴가민가 하긴 했는데. 역시나 난 이 책을 읽기엔 좀 늦은 거 같다.
읽는 동안 계속 '뭔가 당연한 말들을 늘어놓고 있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사실 분명 나도 어릴 적엔 계속 고민했던 생각들이고, 답을 찾아 헤매었던 것들인데,
막상 경험으로 알고 나니 이젠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당연한 걸 가지고 뭘 그래~ 하는 생각만 드는 것이다
공지영씨 딸 위녕처럼 실제 스무 살 때, 미처 알기 전에 이 책을 받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정원. 이 책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당신의 경험이 부러워 :-)
나도 어서 다음 책으로 gogo-*

붐비지 않는 수영장에서 오리발을 끼고 돌핀킥을 하면서 물 위로 날아오르고 싶다
그리고 물 속으로 다시 다이빙해 들어가면서 양 손으로 물을 잡아당기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지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슬로프에서 직활강해 내려오는 것도 좋아. 실크로드 슬로프는 정말 좋았는데.

경험은 무서운 것. 눈과 물은 내 위안이자 안식처였는데, 둘 다 가까이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다음의 위안은 미드. 집에 오니 케이블이 있어서 좋다. OCN, On Style, FOX... 최고야.

2008/08/12 17:22 2008/08/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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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hj7564 | 2008/08/13 05: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목이 간지러워서 별로일거라 생각했는데 네 포스팅보니 궁금하네 한번 읽어봐야겠다.

  • 혜교이고 싶은 혜갱 | 2008/08/13 18: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벌써 며칠 째 자학실 옆 컴실에서 논설문 비스므리한 저질 에세이 쓰다 생각이 났지! ^^
    책 더 들여다보면 vermit & nausea 할 것 같아!!
    역쉬 공부는 맘 맞는 사람들이랑 이런 저런 격려며 신세한탄 곁들여 하는게 최곤데.
    대구에서도 혼자하는게 힘들었는데 여기서도 혼자네.
    딱히 누군가가 그리운건 아닌데
    그냥 내 삶에서 이성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 모두 균형을 찾고 싶다는 생각.

    첨 수영장 딸린데로 옮길때 만해도 아침마다 가뿐하게 모닝 수영을 즐겨주시고
    저녁에는 헬스로 몸을 만들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는.. 뜬 구름 같은 로망을 가졌었는데...
    역시 로망은 로망일쁀...
    갑자기 오전 나절부터 영화가 땡겨서 아트레온이며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또 지금되니 오전에 날려먹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걸어다니는게 귀찮아져서..
    그냥 공부하다 완차이나 가서 맛있는 것을 먹은 다음 기분을 업시켜야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서버렸어ㅋㅋ
    귀찮아귀찮아 걷는 것 귀찮아.

    꼭 인도가고 싶어?
    겨울에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꼭꼭 여행을 가고 싶지만,
    사실 뱅기 티켓만 끊으면 끝인 거지만..
    인도의 모습들을 내가 견딜 수 있을지. 인도는 너무 정신적으로 구지**스러워서 ㅠㅠ
    어디 묽 맑고 고기 많이보이는 산호초 많은 섬으로 가서 스쿠버 다이빙 따위나 하면서
    한 철을 보내는 것은 어때?? ^^
    물론 네가 인도를 더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삼. 히히
    그리고 위의 제안은 그저 제안일 뿐 꼭 그렇게 되야한다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마음쓰며 스트레스 받진 말길,,
    이번 캐러비안행 너무 좋았어 일본 돌아다닌 것 보다 백배루ㅎㅎㅎ

  • 선영 | 2008/08/13 20: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치? 난 제목부터 낚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니까 ㅋㅋ 다 상술이야;;

  • 선영 | 2008/08/13 20: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갱/원래 공부는 외로운거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갈 땐 더더욱 그런 것이지 홍홍
    난 푸켓 따위는 나중에 나이들어서 돈 많고 시간 없고 힘 없는 노인네가 되면 가기로 했어
    지금은 아직 열정이 남아 있으니 뒹굴 수 있는 인도로 떠나겠어! 방금도 다음 인도 카페를 뒤적뒤적
    아. 그런데 루트 짜는 거 정말 머리아프다 ㅠ_ㅠ 누가 좀 대신 짜주면 안되겠니... 여행준비에서 이게 제일 어려운 거 같아
    그나저나 방명록을 두고 왜 리플에 이렇게 긴 글을 써놓은 것이야~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 실시간으로 쓰고 있다고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누가 친구아니랄까봐 내가 글 쓰는새 답글 달긴. 반갑군ㅋㅋㅋ
    매우 최상급 저질로 떨어진 기분의 퀄리티가 조금 아주 조금 나아졌삼 ㅋㅋ

  • 젠장맞을 기분인 해갱 | 2008/08/13 2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리고 난 니가 저책을 아주 성스러운 표정으로 진지하게 읽고 있어서
    좋아하는 책인 줄 알았어.
    역쉬 제목 노골적인 책 치고 재밌는 책 없군, 로맨스 책들도 그런데.
    난 저런 제목 싫어.
    딴소리 같은데
    요새 한비야 책들도 그래.
    옛날에 아마추어일때 쓴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는 뭔가.. 영감을 주긴 하지만
    너무 대놓고 말한다는 느낌?

  • 선영 | 2008/08/13 20: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뭐야 내 홈피에 테러하는거 아냐? ㅎㅎㅎ
    공부 안하고 자학실에서 컴질하고 있다니~ 시험기간의 나를 보는 거 같군하 -_-ㆀ
    으하하 올림픽 야구 우리가 미국 이기고 있다 그거라도 위안을 나름 삼으면...;;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면 좋은 책 아니겠어? 사람마다 다르겠지. 다만 나한테는 아니었을 뿐.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저걸 읽었다면 꽤나 감동받았을 거 같아. 아쉽지 뭐.
    아무래도 에세이를 쓰다 보니 경계를 맴돌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거지? 크크크 나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 힘내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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