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oid :: 2008/08/10 20:30

마음의 상처는 오래 가지 않는데 내 몸의 상처는 유난히 크게 남는다
어릴 적에는 생각 없기도 했고 유난히 조심성도 없어서 여기저기 많이 다쳤고
덕분에 뻔질나게 피부과를 드나들면서 Keloid 치료를 받아야 했다
steroid 주사로 흉터 크기를 줄이는데 아픈 건 둘째치고... 아냐... 아프다.
한 번은 딱딱한 흉터에 injec하다가 무려 syringe가 터진 적도 있다. 윽.
게다가 이게 사이즈는 줄어도 진한 색깔은 없어지지 않는다. 운 나쁘면 다시 커지기도 한다.

덕분에 이젠 뭐 남들처럼 성형해서 예뻐지려는 생각 따위는 진작에 버렸고
지금까지 맹장수술 등등 몸에 칼댈 일 없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았다
그냥 피부에 스크래치 하나만 생겨도 흉터가 부풀어오르는 통에 완전 민감해져서
집에 '메디폼'은 필수구비용품. 얼마 전에 3M에서 나온 좋은 걸 발견해서 애용중.
하지만 역시 예방이 중요하다. 안 다치는게 최고다. 생각처럼 잘 안되서 그렇지 -_-ㆀ

이젠 익숙해져서 생각 없이 살았던 켈로이드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온 건,
며칠 전에 라식 수술을 예약하러 안과에 갔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꼭 해야지 하다가 막상 방학하고 패닉상태에 빠져 까맣게 잊고 있었지
정신 좀 차리고 나니 방학 막바지. 할까 말까 하다가 그냥 저질러야지 하고 안과에 갔다
영주네 어머니께서 안과 하신다고 한 게 기억나서 갔더니 글쎄 도곡역 타워펠리스 건너편에 있더군;;

원래 소프트렌즈를 쓰다가 RGP로 바꿨지만 RGP에 알러지가 생겨서
다시 일회용 소프트로 돌아갔지만 이미 안구건조증 때문에 더 이상 소프트를 쓸 수 없는 상태.
라식은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어서 라섹을 할 생각이었다. 요즘 라섹이 대세이기도 하고.

아니 그런데 라섹은 내가 켈로이드 체질이기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다는 거다!
무조건 해달라고 우겼으나 각막혼탁이 생긴다는데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그래. 각막혼탁보다는 안구건조증이 낫지 하고 생각하면서
7%의 확률에 내가 걸리지 않기를 운에 걸어보기로 했다
대체 이게 이런 곳에서까지 내 발목을 잡을줄이야!!! 아아아아아

그나저나 역시 인맥은 좋더군. 의대에 오길 잘했다고 거의 처음으로 생각한 거 같다.
라식을 이렇게 저렴하게(?) 할 수 있다니. 잘 끝나야 할 텐데. 드디어 렌즈 생활 탈출?!
렌즈의 편안함에 젖어 안경을 도저히 쓰지 못하는 나에게 있어 렌즈 알러지는 치명적이었다;

여담으로.
내가 마음의 상처는 잘 입지 않는 이유는 우선 왠만한 경우는 일찍이 다 겪어 봤기 때문일 것이고.
하지만 뭐, 그래봤자 어린 것이 뭘 얼마나 알겠어...  사실 그보다는
내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지의 여부는 결국 내 자신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해도, 내가 그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인걸.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상대적으로 잘 읽을 수 있어서 그런 거 같다
상대방이 왜 나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렇게 날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을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내가 덜 다치고 남을 더 받아들일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게 꼭 좋은 것도 아닌 듯 하다
가끔은 알고 싶지 않은, 차라리 모르면 더 나았을 일들도 눈치채게 되니까.

이게 왠 헛소리야. 내가 오늘 일기에 쓰고 싶었던 말은 라섹 수술을 하고 싶었다! 였는데 -ㅅ-

순천에 어제 내려와서 띵가띵가 놀고 있다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올림픽도 보고
사실 띵가띵가 놀고 싶은데 부모님이 침대에 박혀 있게 내버려두질 않으신다 아악 난 혼자 있고 싶다고
여기에는 꽃과 나무가 많아서 오자마자 심한 Allergy attack 을 받아서 HP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을이 왔군
하지만 여기는 서울의 내 방이 아니라서 antihistamine이나 corticosteroid 따위는 구비되어 있지 않다 ㅠ_ㅠ

그리고 폰에는 극회에 나오라는 문자가 계속 날아오는데 그냥 캐무시해주고 있다
뭐 "다음주 수요일부터 매일 의대로 출근하세요 출석 부릅니다" 라던가
" 싸이에 공지 올렸습니다 이제 막바지입니다 모두들 화이팅이에요"
" 다음주 토요일 일요일에는 스탭들 모두 밤을 샐 예정입니다" 라는... 뭐 설마 정말 출석을 부르겠어;;;
대체 왜 극회는 학년제라서 내가 이 학번이 되어서까지 일하라고 시달려야 하는거야...-_-

박태환이 수영 금메달을 땄다! 수영 잘하는 남자 멋있다. 내가 역삼각형 몸매 남자를 좋아하기 때문일거다.
그리고 '물을 잘 타는' 남자를 좋아하기도 하고. 내가 수영을 좋아하니까. 하지만 박태환은 귀엽다는거 +_+
일 년 넘게 수영하러 안 갔는데 올림픽을 보고 있으니 다시 물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요즘같이 겨우 한 달씩 건너 레슨 받아서는 도무지 뭐 배우는 것도 없고.
대체 다이빙과 턴은 언제 제대로 마스터할지 감감 무소식이다. 어설프게 말고 멋지게 턴해보고 싶어.
차라리 나중에 경제적 여유가 생긴 다음에 개인 레슨 한두 달 받으면 실력이 늘 것 같다
단체 레슨은 아줌마들 사이에서 진도를 질질 끄는 데 질려서... 맨날 접자평배 돌리기만 하고.

난 나대로 할 일이 있고, 그거나 끝내고 개강해서 학교에 가야지.
"Time is ticking" 이라는 가사가 너무 와닿는 날.

2008/08/10 20:30 2008/08/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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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지니 | 2008/08/11 04:2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선영이 켈로이드 체질이었구나;;;;에궁; 라식 잘 받고 와요 :)

    근데 박태환 진짜 진짜 정말 정말 너무 멋있어 ㅡ.ㅜ 완전 넘 귀여워~꺄아~~~ㅋㅋㅋㅋㅋㅋ;

  • 선영 | 2008/08/11 18: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수영강사들은 맨날 짧거나 배나온 듣보잡 찌질..밖에 없으시던데 -ㅅ-
    좀 표현이 과한가.. 데인 적이 몇 번 있어서 -_- 박태환같은 사람 있으면 달려가줄테다 으흐흐흐흐...
    눈에 손대는거 은근 무섭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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