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땡시 전날 :: 2007/09/20 02:11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데 - 그러니까 하루하루 주어지는 시간에 감사하며 지내는데
오늘같이 누군가에게 나에 대해 설명하고 나면 내가 참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는 동안 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쳐다봐서 그런 거 같고,
무엇보다 듣는 사람이 보여주는 반응들이 참... 그렇다.
물론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거 알지만, 염려해주는 그 몸짓 하나하나가, 말 한마디가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그만큼 내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는 걸 의미하니까.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시각으로 날 도와주려 하지만, 혼란스럽다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지에 달려있고, 결정은 내가 해야 한다는 거.
아무도 내 삶에 대해서는 책임져주지는 못하니까.

그나저나 학교에서 나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어차피 별로 도움받을 것도 없는데.
필요한 게 있다면 진작에 내 발로 알아서 찾아갔을테니.
요 몇년간의 경험상, 우리 학교는 말로는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막상 현실적으로는 그닥 도움 안된다
상담해준다 도와준다 찾아와라 엄청나게 강조하고 도와줄것처럼 그러면서,
막상 가면 나도 의대 다녔으니 다 안다 뭐 별거 아니니까 괜찮다 이런 식이었지...
지금 난 오히려 다른 곳에서 훨씬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고 있으니. 그냥 나 알아서 살게 해줘요.

하필이면 해부 땡시 전날에 날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어놓다니.
그래 내 마음도 마구마구 헤집어라.

2007/09/20 02:11 2007/09/2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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