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분기말 시험. :: 2007/07/06 17:33

정말 오랜만에 공부 좀 하고 시험보러 들어갔다
'오래 공부를 했다'가 아니라 '제정신으로 할 수 있었다'이다
책상에 앉을 수 있었고, 책을 펼 수 있었고, 글씨를 읽었을 때 이해할 수 있었고, 글씨를 쓸 수도 있었다
거의 일 년만에 이뤄진, 어떻게 보면 '축복'이다. 얼마나 오래 갈 지는 모르겠다만.

그러나 공부는 어제 낮 세 시부터 시작했다는 사실 -_+
자학실에 붙어앉아 밤을 꼬박 새웠지만 한 번 겨우 바르고 들어갔다
게다가 생각없이 집에서 얇은 블라우스 입고 렌즈까지 끼고 와서
밤새 실험복 입고 덜덜 떨면서 새벽엔 결국 눈이 아파 렌즈 빼고 책을 눈앞에 들고 봤다. 바보.

실험복 입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니까 사람들이 "실습 돌아?"하고 물어본다.
왜 사람들은 하얀 가운을 보면 가운이라고 생각하는걸까. 말이 좀 이상하네. 여튼.
난 고등학교때 이걸 실험복으로 입기 시작해서 그런지 항상 실험복같다.
그래서 실험할 때 맨날 생각없이 시약 묻히고 그래서 좀 난감하긴 하다. 잘 안지워지고.
하긴 이거 정체가 너무 모호해. 같은 가운 하나 가지고 병원 실습갈때도 입고 실험할때도 입고.
어차피 병원가서 하는 일도 없고 구경만 하는데 가운 안 입으면 안되나.

순환계 분기말. gg.
해부학은 주관식도 싫고 객관식도 싫다!

오전에 시험끝나고 재빨리 여행사 들러서 항공권 받고 명동에 태국관광청 들러서 자료 좀 갖고오고
롯데마트 가서 이거저거 산 다음에 집에 들러서 좀 사람처럼 단장한 다음; 다시 학교로 가야했다
해부학 오픈랩 보러... 그런데, 그런데 사진찍고 이름달아서 코팅해놓은게 없었다! 달랑 표본들만. 뭐야.
어차피 순환계만 시험봐서 심장만 보고 가야지 이랬는데 심장덩어리들이 열 개도 넘는다...
게다가 이혜연샘이 또 플라스틱 섹션들을 친히 던져놓고 가셔서 그것들도 봐줘야 한다
작년에 그거 하면서 '이걸 내가 다시 하면 사람도 아니지'이랬는데 결국 다시 하는구나 ㅜㅠ

그래서 집에 오니 다섯시 반. 난 지금 31시간째 깨어 있는 중인데
상 위랑 방바닥이랑 침대 위랑 책 옷 택배 가방 수건 어질어져서 완전 난장판이고
어제 새벽에 GS에서 사먹은 삼각김밥때문에 배탈나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먹고 있고(심지어 물조차!!!)
(그 삼각김밥 나중에 포장지 봤더니 유통기한 1시간 넘긴 거였다 허허허허허허)
좀 씻고 먹고 정리하고 자야지 싶은데 그럴 힘도 없고 그리고그리고
이거 쓸 시간에 씻고 잘 걸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일단 좀 씻고 먹고 자자.

2007/07/06 17:33 2007/07/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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