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서 유명해지는 방법 :: 2007/06/14 19:49

간단하다.
본과 1학년을 두 번 유급하면 된다 -_-;;;;;

의대의 모든 사람들이 날 알아본다는 착각에 빠져가고 있다
아니면 피해망상인가?! 여하튼...

저번에 의학교육지원실에서 대여섯의 여인네 =_=들이 동시에 나보고 반갑다고 했다고 말했었다
오늘은 갑자기 사물함이 말썽이어서 (결론은, 내 사물함이 사라져버렸다 ㅜ_ㅠ)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불친절하기로 악명 높은 과사에 갔는데
과사 아저씨가 "아 안선영 학생~" 이러신다. 허허허허허허. 아저씨 누구세요? 난 아저씨 모르는데 -_+

사물함 때문에 동분서주하다 해부실습실 문 닫히기 1분 전에 간신히 들어갔다
입구에서 장조교님한테 "저, 복학한 학생..."이라 하자마자 "아 선영아, 너 13조다" 라고 하신다
맙소사. 작년엔 내 존재조차 몰랐을 조교님이 내 이름과 얼굴을 아시다니...
마찬가지로 길조교님도(이젠 길강사님인가?) 날 알아보신다. 이 황당한 시츄에이션은 뭘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끝이었으면 우연이라 생각했겠지)

밥먹으러 신촌나가서 횡단보도 앞에서 막 수다떠는데
누가 "어머 선영아~" 이런다. 돌아봤다. 허거거거걱. 조직학 이종은 교수님이시다.
완전 캐당황했다...... 뭐 "예뻐졌네. 언제 조직학랩에 놀러와~" 이런 건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나 2년동안 조직학 시간에 조용히 수업만 들었다. 질문도 안했다. 그냥 족보만 봤다.

연말이 되면 이름과 사진이 나온 '유급자 리스트'라도 돌리는 건가?
아니면 내 얼굴이 나온 "WANTED" 종이가 의대 게시판들에 붙여지는 걸까?
혼자서 이상한 상상을 다 한다;;;;


그나저나 오늘 첫 해부실습 들어갔는데 초널럴하다
으하하하하 역시 난 해부실습만큼은 행운이 따라준다
2년 연속 카데바가 잘 걸리더니 이번엔 같은 조 애 사촌형이 장조교님이시란다
선생님 잘 모르겠어요~ 그랬더니 오셔가지고 오른쪽 갈비뼈들을 싸그리 정리해주고 가셨다
나는 그동안 왼쪽 갈비뼈들 사이 갈비사이근을 메스가지고 긁적긁적대고 있자니
장조교님이 다시 오셔가지고는 뺀찌로 갈비뼈들을 막 자르더니 말 그대로 rib cage를 들어내버렸다
오늘 해부의 반이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와 좋다 +_+
덤으로 장조교님이랑 수다도 떨었다 (근데 갑자기 조교님 성이 장씨가 맞나? 하는 의문이.. 생각이 안나네;;)

그러나, 널럴하다고 생각했던 해부실습, 역시 피곤했나보다
(아니면 포르말린 혹은 페놀에 마취제라도 섞어놓은 건가...)
점심먹고 다섯시까지 글로벌라운지 소파에서 완전 뻗어버렸다
이러니 밤낮을 바꿔 살 수 밖에.

ps. 얼마전에 롯데마트 갔다가 육포가 먹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실습시간에 말라버린 등세모근이 딱 육포처럼 보였다; 육포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작년엔 한동안 근육결이 장조림처럼 보여서 장조림 싫어했었던 생각이 난다...

2007/06/14 19:49 2007/06/1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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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ihoon | 2007/06/16 02: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발 내 등을 보고 육포 생각은 말길....ㅋㅋ

  • 선영 | 2007/06/16 23: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살아있는 사람의 건강한 핑크빛 근육이 아니라 방부처린된뒤 딱딱하게 말라버린걸 말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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