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번째 생일.

from Experience 2007/06/09 00:19

오늘 하루를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았는데 많은 것들을 겪었다" 정도?!

오후에 밖에서 잘 놀고 있는데  갑자기 이모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대영이 우리집에서 자고 간다고.
내가 대영이랑 수인이를 아끼는 줄 또 어떻게 알고...  그러나 아끼는 만큼 그냥 대충 재워줄 수가 없었다;;
사실 요즘 우리집 상태가 좀 엉망이다.
효진이는 학교 기말고사 기간이고(라지만 맨날 새벽까지 헤드폰끼고 서든어택중이고 흠;)
나는... 집에서 잠만 자고 밥은 관심없고 공부는 집 밖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하는 중이라.
게다가 둘 다 '깔끔'한 성격하고는 거리가 멀다. 적당히 살 수 있을 만큼만 치우자 정도? -_-

저녁에 집에 와서 난데없이 예정에도 없던 대청소를 해야 했다 흑. 생일인데. 집안 청소라니.
청소기로 온 집 청소하고 빨래바구니에 넘쳐나는 빨래 세탁기에 돌리고 설거지도 하고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쓰레기 그냥쓰레기 마구마구 가지고 나가서 다 버리고 오고
욕실 청소에(세상에 내가 이런 걸 다 한단 말야?! 많이 발전했구나 선영아;;) 냉장고 정리에...
그래. 냉장고 정리가 생각보다 난제였다.
나는 아예 집에서 밥을 안 먹은지 오래고 효진이도 아침에 국에 밥만 대충 말아먹고 다니니
오래된 반찬들도 오래된 국도 유통기한 지난 우유와 주스도 있고... 다 버리고 나니 먹을 게 없었다. 에휴.

그래서 집 정리 다 해놓고 국을 끓였다. 음식 참 오랜만에 하는구나.
음식 만드는 건 재밌다. 이것저것 넣어서 '맛'을 만드는 느낌. 하지만 먹는 건 좀; 남들 먹이는 게 좋다 ^^
미역국이랑 김치찌개 만들어서, 지금 미역국에 밥 먹으면서 글 쓰고 있다.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다 :-)
내 생일날 직접 미역국 끓여 먹다니, 재밌는걸?!

두 시간의 노력 끝에 집이 깔끔해지니 좋다. (그러나 난 알고 있다. 이 상태는 일주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걸.)

다시 오늘의 시작, 아침으로 돌아가서...
어제 5시에 자고(어제가 아니구나;;) 오늘 8시에 일어났다
이상하게 하나도 안 졸려서 스테들러 형광펜들이랑 다른 펜들 마구마구 늘어놓고 공부중이었다
진도가 잘 안 나간다. 그 이유를 알았다. 원서라서 그렇다. 영어가 부족해 ㅜ_ㅠ 한 다섯 장이나 나갔을까.

하나언니한테 문자가 왔다!  "선영아~ 바쁘니? 혹시 오늘 점심먹을 수 있나?  같이 먹자구~"
내 얇은 팔랑귀는 언니의 사랑 가득한 문자에 바로 넘어가버렸다---*
오늘은 열공해서 밀린 진도 따라잡으리라는 결심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러고보니 치훈오빠는 내일 시험이었는데도 왔다. 오빠 고마워요. 물론 성식오빠두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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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감동받은 치즈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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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안올릴수가 없었어요! 후후. 오빠 표정이 너무 순수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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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 자르면서 엄청 좋아하는 나-_- 먹을 거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거기다 치즈케익이라니!!!


우노에 갔다. 내가 워낙 우노를 좋아해서. 고구마스킨피자를 좋아한다. 샐러드도 맛있고.
먹으면서 넷이서 막 계속계속 수다 떨고 정말 너무 재밌었다. 항상 그렇지 ^-^
게다가 언니랑 오빠들이 치즈케익을 사왔다!!!!!
완전 감동했다 +_+ 치즈케익을 한 판으로 사먹는 게 항상 내 꿈이었는데...
(맨날 커피빈이나 자바에서 그 얇은 조각들을 사먹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치즈케익에 생일초를 꽂아 볼 줄이야... 한 살 더 나이먹는 게 전혀 마음 아프지 않았다.
치훈오빠에게 선물로 받은 책도 좋았고. 내일 아침 분당 가면서 버스에서 읽을 게 생겼다. 기분 좋다.

2차로 노래방에 갔다(라고 말하니 꼭 저녁에 술자리 끝나고 간 거 같아. 사실 한낮이었다.)
난 내 노래실력이 별로인 거 같아서 (이렇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좀 화낸다; 하지만 난 정말 그렇게 느낀다고!)
노래방 가는 거 안 좋아하지만. 그래서 한 일년 만에 간 거 같다.
막상 가니까 재밌었다-* 그렇지 뭐. 일단 가면 신나게 잘 부른다. 레퍼토리가 맨날 비슷하다는 게 문제지만 ㅋㄷ
하나언니가 과외 때문에 먼저 갔다. (나도 그만 놀고 과외자리 좀 잡아야 하는데. 이 게으름...)

우스개소리로 성식 오빠가 선물 대신 오늘 하루 머슴을 해 주겠다며 뭐 해줄까? 이래서
처음에는 장난으로 이사갈래요~ 청소해줘요~ 음식도 만들어줘요~ 이러다가
마지막에 치훈오빠 마중하고 같이 영화보러 가기로 했다
메가박스 갔는데 막상 시간 맞는 게 슈렉3편밖에 없어서 그걸 봤다
하지만. 역시. 너무 재밌었다!!!  강추. 유치한 듯 하면서 은근 계속계속 재밌다.
슈렉은 그냥 스크린만 봐도 재밌다. (슈렉 2편을 비행기에서 자막 없이 엄청 힘들게 봤는데 그래도 재밌었다)

으아. 그렇게 재밌게 놀다 들어와서 집안청소하고 음식만들고 노트북을 켠 거다
허리아프다. 무릎도 아프다. 나이가 들었구나 ㅡ_-; 아님 살을 좀 더 빼야 하는 건가
저 한켠에 있는 책이 날 쳐다본다. 그래 알았어. 조금만 더 쉬었다가 다시 봐 줄게.

ps. 앤 수녀님한테 영어로 메일 답장하는데 30분이나 걸렸다.
사실 대충 썼으면 금방 해치웠을텐데, 마음을 담아 건내는 건,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영어로...
아... 오늘 뭔가 일이 잔뜩 쌓인 날이다. 학교 갈 때가 다가오니 마무리지을 일들이 늘어난다. 피곤해.

2007/06/09 00:19 2007/06/0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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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ihoon 2007/06/09 15:46  

    어제 선영이가 기를 불어넣어 준 덕분에 오늘 시험은 무사히 치렀어....
    지금은 다시 기가 빠져나가서 쓰러져 있다가, 잠시 방문...ㅋㅋ 슈렉3 강추란 말이지....? 흐음...
    셤 끝나면 보러 가................? 헐헐  X

  2. 비밀방문자 2007/06/09 16:4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X

  3. 선영 2007/06/10 17:42  

    이젠 제가 시험당할(?) 차례에요~ 아 왤케 학교가 가기 싫은지 ㅜ_ㅠ 노는게 더 좋아요.
    슈렉3도 좋았고~ 제 동생 말로는 황진이도 잘 만들어졌대요-*  X

  4. 선영 2007/06/10 17:43  

    원래 어릴 땐 계속 얻어먹는 거샤. 그래야 나중에 내가 남들 사줘도 억울하지 않지ㅋㅋ
    담에 만나서 또 놀자. 한 달만 버티면 내 방학이 다가오니~
    한달이라는 시간, 정말 길게 느껴지지만 뭐 학교 다니면 빨리 지나가겠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