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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모임 마지막 시간에. 케익이랑 빵이랑 탁자 위가 어지럽다;; 수녀님은 말 그대로 세상과 "끊어버린" 듯 항상 표정이 밝고 순수하시다. 저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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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년 성서모임.
예과 때 이게 있다는 말을 들어본 거 같기도 한데, 그냥 무심히 지나쳤었다
본과 와서 세례성사 받고 난 뒤 대모님 다니엘라의 권유로 시작.
처음엔 연세대에서 하는 모임만 갈 생각이었는데
서강대에서 하는 미사에 갔다가 주보에 나온 공지사항을 보고서는
외국인 수녀님이 하시는 영어 성서 모임도 시작했다.

이걸 하면 어떤 게 좋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냥 막연하게 좋다고만 하고, 해 보면 알 거라는 대답들 뿐.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는 혹시 이거 하면서 실망하진 않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하면 할수록 좋았다. 다만 나 역시 그게 어떤 종류의 느낌과 감정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성서모임'이라는 같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두 모임의 성격은 약간 다르다
연세대에서 하는 건 창세기였고 교재가 따로 있어서 거기에 나온 질문들을 가지고 대화하는 형식이지만
서강대에서는 성서의 한 부분을 계속 이어서 보는 게 아니라 그 날과 관련된 신약의 한 부분을 가지고 한다
그리고 일단 모임이 영어성서를 가지고 영어 대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다 보면 영어와 한국말이 막 뒤섞인다
영어로 질문하고 한국말로 대답하고, 그 반대일 때도 있고, 아니면 영어로 말하다 중간에 한국어 단어를 섞기도 하고... 처음엔 좀 부끄러웠는데 다들 똑같은 수준이라;;; 조금 지난 뒤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했다

성서모임의 특징 중 하나는, 신앙과 생활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는 거다
주일미사에 하루 갔다가 나머지 6일은 다 잊어버리고 비종교인처럼 살다가...
이런 1회용 신자의 생활에서 벗어나, 어느새 생활 속에서 하느님이 함께 계심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내 종교에 대해서, 그리고 내 신앙에 스스로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고민해 본 적도 처음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고 말해본 적도 처음이었다
모임의 내용은 비밀이기에, 그리고 아는 사람이 아닌 오히려 모르는 사람들과(나중엔 가까워졌지만)
가식을 벗고 괜찮은 척 그만하고 힘들 땐 힘들다고, 행복할 땐 웃으면서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항상 좋은 쪽으로 흘러간 건 아니다.
생각할수록 오히려 회의가 들 때도 있었고(사실 하고 있다. 현재진행형...)
무지하고 맹목적인 믿음에서 조금 더 나아가 성서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오히려 환상(?)이 깨지기도 했고...

첫 모임이 생각난다. 학관에서 하나언니랑 성식오빠랑 만나서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어색했는데,
언제부터인지 가까워져서 같이 춘천에도 놀러가고 힘든 일 있으면 밤새면서 이야기하고
내가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 있는 유일한 두 곳 중 하나도 그 모임이었고
그 투정들을 다 받아주고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했다
난, 내 생활은, 정말 제멋대로 흘러갔지만, 그래도 단 하나 인복만은 남들보다 많은 거 같다

두 모임 다 마쳤다. 서강대 모임은 완전히 끝났고 연세대 창세기 모임은 아직 연수가 남았다
그러고 보니 연수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다. 좋았다고만 할 뿐.
성서모임의 모든 대화가 비밀로 지켜지는 것처럼, 연수도 그렇다고 했다
이젠 예전처럼 내가 생각했던 거와 다르면 어떡하지 라는 그런 불안감 따위는 없다

내가 알게 모르게 받았던 그 사랑들을, 나와 비슷한 이들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2007/06/06 11:56 2007/06/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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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ihoon 2007/06/06 18:50  

    내 배가.....;;;;;;;;;; 선영아..... 어떻게 모자이크 처리 좀 안 되겠니..........? 쿨럭~~  X

  2. 선영 2007/06/07 10:49  

    하하 그 대신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 드릴까요??
    사실 오빠가 그 말 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구요~ 그제서야 그쪽으로 눈길이 가잖아요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