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굿 닥터 : 행복한 수다 :: 2007/05/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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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굿 닥터-행복한 수다
2007. 5. 17 대학로 낙산 씨어터, 정원과.


  역시 네이버 카페에서 행사중이라서 15000원으로 둘이서 봤다. 확실히 난 아줌마 기질이 있다. 할인이나 쿠폰 같은 걸 너무 좋아한다. 예전에 정표가 나보고 쿠폰의 달인이라고 했었는데. 칭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계속 정신없이 웃었다. 그렇다고 해서 잘 만들어진 연극이라는 느낌은 안 들었지만 그거랑 별개로 웃긴 건 웃긴거다.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가서 기분 좋게 나올 수 있는 타입의 연극이다. 하지만 눈물나고 마음이 벅차오르고 감동받는 걸 기대하기는 무리다.

 옴니버스식의 연극은 처음인데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7개 이야기가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거. '행복한 수다'라는 거 빼고 공통점이 없는데 막상 난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 작가 닐 사이먼은 이름만 익숙하고 실제 대본을 읽어본적이 없는데, 이 사람이 안톤 체홉의 단편들에서 영감을 얻었다지. 안톤 체홉에 비하면야 훨씬 쉽고 재밌는 편이다.

  '늦은 행복' 에피소드에 나오는 배우가 지은 언니를 닮았었다. 게다가 역할도 할머니였다... 이반 역으로 나오는 남자 배우는 조주랑 정말 똑같았다. 연기까지도. 다만 말하는 내내 거의 똑같은 어조로 똑같은 크기로 단조롭게 말하는 게 좀 거슬렸다. 그 소중한 대사들을 그렇게 낭비하다니.

  암전때 나오는 배경음악이 너무도 익숙한데 막상 어떤 공연 때 썼던 건지 기억이 희미하다. 아마 윈부인거 같다. Brian Crain 음악도 가끔 흘러나왔다. 이런저런 연극 공연에서 막간음악이나 처음 시작때 많이 쓰이나보다. 요즘 MP3P에 넣어서 듣고 있는데 극회에서 연극하던 때가 생각나서 묘한 기분이 든다.

마지막에 작가 역할의 배우가 말한 것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현실에서는 성공과 거리가 먼 인생이 될지 몰라도, 내 자신은 진정으로 행복해질것만 같다. 어쩌면 무책임한 행동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그랬었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겹쳐질 때 그 사람은 인생을 잘 살수 있을거라고.

행복을 느끼기엔 이제 늦어버렸어. 사랑을 찾기엔 너무나 지쳐버렸지... 연극을 시작하는 노래.
가슴에 와 닿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2007/05/18 00:01 2007/05/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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