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rgy. :: 2007/05/03 19:17

해마다 이맘때면 알레르기에 관한 일기를 쓰는 듯 싶다
똑같은 거 계속 쓰는 것도 지겹다
그만큼 고질적으로 날 괴롭혔다는 거겠지;

사실 이건 생명을 위협하거나 뭐 그런 건 전혀 아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에는 정말 치명적이다 -_-
성질 드러워지는데 크게 한 몫 한다. 하루 종일 짜증내기 딱 좋다.

한 달치 과외비 날려가며 했던 skin test는 전혀 쓸모없었고
그 뒤 기숙사에서 나오고 난 다음부턴 한동안 잠잠해서 좋았는데
이상하게 올해는 작년보다 심하다. 아직 해부학도 시작 안했는데...
봄도 다 지나가고 여름이 오는 이 시점에 난데없이 다시 시작되다니 ㅜ_ㅠ

집에 있는 antihistamine을 뒤져서 챙겨먹었다.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처방받아서 쓰다가 남아있던 nasal spray까지 쓰기 시작했다. 역시 그대로다;
집에 있던 또 다른 nasl spray를 써봤다. 아무 변화 없었다 -.-
spray를 2배로 쓰고 그동안 먹던 cetirizine에 Hydroxyzine까지 먹어봤다.
약국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걸 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아무 변화가 없었다. 어쩌라고...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_- 알레그라를 약국에서 사서 먹어봤다.
(약을 사고 나서 먹으려고 종이포장을 열었는데 4개가 들어있었다. 당연히 10개일 줄 알았는데, 시껍했다;
 아무리 fexofenadine + pseudoephedrine 복합이라 해도 너무 비싸다; )
하지만, 오늘 중도에 있던 내내 눈을 비비면서 코를 훌쩍거려야 했다. 완전 배신감 느꼈다 -_+

정말 약을 들이붓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고 중도에서 책을 쳐다보며
(전혀 집중이 안되니 그냥 쳐다보기만 한다 ) 애써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데
책상 위 산처럼 쌓여가는 휴지 앞에 내 짜증도 막 커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충동적으로 중도를 박차고 나와서 길 건너에 학교 보건소에 갔다
(그렇다. 사실은 게을러서 신촌까지 나가 이비인후과를 찾아가기가 귀찮았다;)

차트에 학번과 과가 적혀 있는 탓에 꼭 진료하기 전에 본과 몇 학년이냐고 물어본다. 싫다...
"눈이랑 코 알레르기 때문에 집에 있던 항히스타민이랑 전에 처방받은 스프레이 썼는데
 그걸로는 증상이 조절이 안되서요"라고 말하니
"알레그라를 써보죠." 이러신다
"그것도 먹어봤는데 별로 달라진 게 없었어요"
"그게 보건소에 있는 약 중에 그나마 제일 나은데. 여긴 약이 별로 다양하질 않아서...
 그럼 1세대 써야지 뭐. 유시락스 먹어볼래요?"
"그것도 먹고 있는데 똑같아요."
".........-_-;;"

결국 알레그라랑 prednisolone으로 합의봤다; 진료받고 약 3일치 받는데 900원이다.
 (옆에서 어떤 애가 진료 안받고 종합감기약 사가는데 150원이었다;;)
우리 학교의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이 제 값한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이유 2개 중 하나이다.
(나머지 하나는 병원비 의료공제 되는 거다. 그나마 이게 있어서 병원비가 감당된다.
어차피 이거 두 개 다 사실 등록금과는 별개로 내는 의료공제회비로 충당되지만...)
작년에 왔을 땐 2주일치 약을 처방받았던 거 같은데 올해부턴 최대 3일로 제한된댄다. 
그래도 아쉬우니 3일 뒤에 또 가야지 -0-

벌써부터 이렇게 감당 안되면, 2학기에 해부 시작한 뒤엔 어떻게 살지 참 막막하다;

2007/05/03 19:17 2007/05/0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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