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포동 부평 국제시장 투어 :: 2013/12/18 20:39

어느날,  TV에서 남포동 부평 깡통시장이 나오는 걸 보고
엄마와 나는 우리도 저기 한 번 가보자! 라면서 의기투합했고
주중 응급실 당직이 끝난 가을날 아침 난 인턴방 컴터 앞에서 넷질을 하며
네이버로 지도를 뒤지면서 부평국제시장의 맛집들을 찾아다녔다

크록스를 신고 아디다스 츄리닝 차림으로 엄마와 함께 길거리를 나선 나는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할거야 -_- 라는 당당한 자신감을 갖추고 지하철역에서 내린 뒤
준비한 지도와 핸드폰 올레 네비게이션과 함께 남포동을 헤매기 시작했다 ㅋㅋ

첫번째 맛집, 깡통시장 원조비빔당면.

비빔당면은 부산에서 처음 접한 음식인데, 그리 거창하고 복잡한 음식은 아니다
말 그대로 데친 당면에 비빔양념을 더한 음식.
비빔국수에 국수 대신 당면을 넣은 것이라 보면 무방함.
울 엄니 추측으로는 아마 예전에 전쟁통에 밀가루 귀할 때
대신 구할 수 있는 고구마 당면 같은 걸로 만들었던 게 유래일 거라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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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생겼다. 홍홍... 생각보다 맛있고, 생각처럼 마구 맛있지는 않다. 무난한 맛.
부산 사는 울 인턴방 언니는 이렇게 말한다. "난 솔직히 이거 맛있는지 모르겠어..." 정답 ㅋㅋ


방송 많이 타셨다는 주인집 아주머니와 함께 인증샷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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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내부는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한가득 인테리어를 이룬다.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그릇 쓱싹 비우신 울 엄니 만족스런 표정으로 한 컷 찍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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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 옆집에 또 하나의 부평시장 맛집인 거인통닭도 있었지만,
우린 이미 배가 부른 상태였고...  그 다음 맛집 타겟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나는 치킨은 대동병원 옆 노랑통닭이 젤 맛있다고 생각하므로 -_- 고냥 패스 ㅎㅎ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 지도를 들고
도로명 지도와 기존 주소를 번갈아가며 찾으면서 삽질과 삽질을 거듭한 끝에.. 찾은 다음 맛집.
깡통골목 할매유부전골.

아. 진짜 힘들게 찾았다... 이 시장은 바둑판 모양으로 골목이 되어 있어서
돌아다니다 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방향감각 상실하기 딱 좋다. 그리고 난 공간지각력 꽝인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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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말 그대로 당면과 온갖 야채들이 유뷰 안에 싸여져 들어있는 유부 전골들이
줄 지어 따끈하게 데워져서 모락모락 김을 내며 그릇에 담아내질 준비를 하고 있다.
이거 하나하나 만드는 게 꽤 정성이 들어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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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전골을 주문하니 유부주머니와 오뎅들이 같이 섞여져서 나왔다
일단 보기에 보기에 유부주머니가 엄청 맛있게 보여서 꽤 기대했는데,
솔직히... 유부보다 같이 나온 어묵이 훨씬 맛있었다 -*
원래 유부를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부산 어묵 정말 맛있다!
다른 보통 어묵들과 달리 두께도 두툼하고 맛도 차원이 다르다
그 전 맛집에서 배가 어느 정도 불러 있었지만 우리 둘 다 바닥까지 비우고 나왔다 ㅎㅎ

그리고 나서는 부른 배를 다독거리며 느릿느릿 길을 걸으며 아이쇼핑.
국제시장답게 신기한 물건들이 정말 많았다.
외국에서 들어온 물건들도 많고, 시골 장터에서나 볼 법한 물건들도 많고,
평소에 보기 힘든 희귀한 물건들도 있고...

그 중에 하나 충격적이었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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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도 약에 쓰려면 없다... 는 말은 그냥 속담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가;;
살아 꿈틀거리는 굼벵이는 비쥬얼이 충격적이었고, 굼벵이가 그렇게 큰 물건(?)인지 몰랐다
난 애벌레 정도 사이즈일 줄 알았는데 엄청 크더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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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과자들을 파는 가게....
내가 좋아하는 지렁이 젤리!! 가 시리즈로 있는 걸 보고 정말 너무 사고 싶었는데
옆에서 엄마가 유치원생 애도 아니고 저런 걸 왜 먹느냐 안그래도 충치도 많으면서... 라고 구박을 하셔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다음에(언젠가?) 다시 온다면 그 땐 꼭 다 사리라 다짐하면서.

그 밖에... 시장 길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노점 단팥죽집들과 팥빙수집들도 유명하고 맛있다고 하는데
우린 이미 너무 배가 불러서 더 이상 아무것도 흡수할 수 없는 상태였다 =_=
아... 달달한 팥죽을 먹을 수 없는 게 너무 아쉬웠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깝다;;

국제시장은 맛있는 먹거리들도 많고 뭔가 이번 포스팅은 먹거리 위주로만 적혀졌지만
그건 순전히 내 취향 때문이고...;  정말 신기한 볼거리들도 많다. 당연 사고 싶은 것들도 많고.
눈요기, 즉 윈도쇼핑만 하더라도 한나절 충분히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곳.
서울의 남대문이나 동대문과는 또 다른 나름의 특색이 있는 곳이란 느낌을 받았다
날이 풀리면, 다시 따스한 햇살이 돌아오는 계절이 오면 한 번쯤 더 나들이 하고 싶다.
(그 때가 레지던트 때이면....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으나 시간적 여유는 없을 타이밍인가... 여튼 -_+)


시장 나들이가 끝난 뒤 시장 옆에 있는 용두산 공원도 잠깐 다녀왔다.
해가 지기 바로 직전이어서 발걸음을 재촉해 공원을 올랐더니
마치 서울의 남산공원처럼 여기도 사랑을 약속한 연인들의 자물쇠들일 마구마구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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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나는 언제쯤 이런 걸 해볼 수 있으려나....
(근데 아마 나는 귀찮아서 이런 건 안할 거 같다 ^^;;)
용두산 공원은 별로 인상깊진 않았다. 두 번은 안 갈 것 같은 장소.

그리고 다음 장소는 바로 옆 자갈치 시장이었다.
이쯤 되면 먹을 것 타령은 그만 할 법도 한데,
나와 엄마는 자갈치 시장 가서 전어회도 한 접시 가득 시켜서 다 먹고 나왔다.
사실 며칠 전 알았는데, 우리가 갔던 곳은 자갈치 시장 중에서도 꼼장어을 전문적으로 파는 골목이었다 ^-^
거기서 꼼장어를 안 먹고 전어회를 시켰던 거지... 그래도 맛은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 정아언니와 다시 가서 제대로 꼼장어를 시켜 먹었다. 역시 맛있었다!)

... 이날 여기를 다녀 온 다음, 시간이 또 난다면 이번엔 부산의 수변공원에 가서
돗자리 깔아두고 햇빛을 즐기면서 노닥노닥 거리며 여유를 즐기고 오자 알차게 계획했었는데
어찌어찌 레지던트 지원 준비하고 레지던트 시험 준비하고 서울 부산 오가고 하다보니
찬바람 불고 눈 내리는 겨울이 와 버렸다... 그래서 그 계획은 일단 보류.

시험 끝나고 결과 나오고 이제 좀 마음이 한가해서 밀린 포스팅을 할 계획을 세웠는데
노트북은 고장나서 수리 맡겼더니 포맷해야 한다고 하고 ㅠㅠ
채용신체검사를 해야 하는데 서울 세브란스까지 가서 해야 한다 소식이 날아오고
무엇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두통이 날 죽이려는 기세로 괴롭히고 있다;;
오늘 신경과 과장님께 가서 제발 살려주십사 뵙고 왔는데... 입원했으면 좋겠다 하시는데
내과인턴인 내가 무슨 재주로 입원을 하겠습니까... MRI Rec하시는데 비용이 좀...

일단 모든 일이 여유로워질 1월까지 경과를 본 뒤 결정하자.
포스팅 할 게 하나 더 있는데 언제 하지? 언젠간 하겠지...;;;

2013/12/18 20:39 2013/12/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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