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 2010/03/23 23:04

가끔씩 사람의 본능이란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기억이 없는 가운데서도 나는 오늘 거진 할 일을 다 했다
거진... 마지막으로 소아ER 당직을 갔다와야 했는데 깜박하고 안 갔다;; 낼 가던지 뭐
아침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CATH 조정실에서 죽도록 지루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대체 학생한테 관심 안 가져줄거면 왜 있으라고 하냐고 그냥 대충 집에 보내주지 ㅠㅠ

너무 지루해서 병용오빠의 조언대로 베트남에서 왔다는 여학생이랑 노가리를 깠는데
일단 오빠가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안 가르쳐줬고 -_-
두번째는 한참 수다를 떨다가 가운에 붙은 ID를 보니 인턴쉽 학생이 아닌 "방문교수"라 적혀있는게 아닌가!
아 그래 어쩐지 나이가 좀 들어보이더라;;; 나보고 왜 캣방에 안들어가고 보고만 있냐고 지루하지 않냐고.
장난하삼? 나도 가고 싶다고. 안 보여줄거면서 왜 오라 해놓고 방치하고 있냐고. 집에 가고 싶다고 ㅠㅠㅠㅠ
자기 혼자 차폐복 입고 캣방 왔다갔다 하면서 구경... 하지만 뭐 대충 눈치보니 나처럼 먼지신세인듯 ㄲㄲ

집에 와서 담주 강남소아과 조장으로서 낼 애들 다 모여 있을때 정해야 할 것들을 살펴보는데
인계장이... 무슨 족보수준이다 양도 무게도 컬러풀하고 맨 첫장 표지에 "족보처럼 열독하세요"적혀있고;;
강남소아과조장하면서 울고 끝나면 술마시고 그런다는게 소문만이 아닐듯.

그냥 일단 강남은 길도 미로같고 학생을 위한 시설따위는 없고 EMR 자체도 보기 힘들고
무슨 엔도 잘못 걸리면 용인에 있는 옛날 종이차트까지 대출해야 한다는 소리에... 그렇다. 음음.

아아 벌써 슬슬 OSN과 TOPIC과 POSTTEST가 있는 금요일이 다가온다

2010/03/23 23:04 2010/03/2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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